왕 열 wang yeul 王 烈
이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살아있지만 죽은 것과 같다. 아주 고결하지만 불순하다. 허황된 삶의 구원이지만 그 실체는 없다.
우리는 복잡한 도시 속 자그마한 부속물로 존재한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하루는 온전한 인간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없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아를 찾아 떠난다. 그 길목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삶의 방식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숨 가쁘다.
몰아치는 호흡 속에서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습은 과연 희(喜)일까 비(悲)일까. 본 전시는 왕열 작가의 작품을 통해 유토피아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풍경을 화폭에 담아 감상자에게 의견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