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세계와 파란 인간
2022.01.03 - 2022.06.02
김민재
김민재는 자연에 인간의 삶을 대입해 우연이 모여 운명이 되었다는 것을 표현한다. 또한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는 파란인간 시리즈에서 자연은 삶이자 한정되어 있는 우연으로 함께한다.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자연물을 통해 삶이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현재의 우리가 되기 위한 운명이었음을 표현한다. 순간의 선택으로 그려낸 잎사귀와 꽃잎, 물결은 삶의 우연성을 보여준다. 하나의 잎사귀를 다른 곳에 그리든가, 혹은 전혀 그리지 않아도 작품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 하나하나가 모였을 때 비로소 하나의 작품이 된다.
행운과 불행, 우연으로 가득한 삶 속에서 우리는 매분 매초 사소한 결정과 큰 결단에 의해 현재에 당도한다. 삶이 후회스럽고 자랑스럽던 원인에 의하여 지금의 결과에 다다른 것이다. 우연을 통해 성장하려는 의지를 가짐으로써 우연은 운명이 된다. 작품은 시간이 지나 물감이 마르면 수정하고 싶은 부분을 덧칠할 수 있다. 그와 같이 지금의 우리도 후회스러운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과거를 지나 현재를 선택한다. 미래를 위해. 이파리가 모여 숲이 되듯 모든 우연은 지금이 되기 위한 운명이었다.
<파란 인간> 시리즈는 변화하는 시공간 속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파란 인간들을 그린다. 파란색은 여성, 남성, 노인, 어린이, 키가 큰 사람, 인종 등 모든 단어를 대표한다.
다양한 종류의 파란 인간들을 나열해 ‘파란색’이라는 한 단어에 얼마나 다양한 파란색이 있는지, 그것을 뭉뚱그려 하나로 고착화하지 않았는지 묻는다. 여러 가지 것이 하나로 고착된 오류는 편견과 이에 따른 필요 이상의 책임이라는 또 다른 오류를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단어를 받아들일 때 그 단어 자체가 아닌 따라오는 책임과 편견 등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파란 사람들의 단순함을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이전 작업 <자연> 시리즈에서 ‘우연이 모여 운명이 되었다.’를 가지고 와 <파란 인간> 시리즈의 배경으로서 동화되게 하였다. 백 년 남짓, 지구라는 한정된 시공간 속에서 편견에 얽매이지 말고 하나밖에 없는 나라는 사실에 집중하시길.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해 나가시길 빈다.
작가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