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갤러리, 마이애미 ‘언타이틀드 아트 2025’ 세 번째 참가… 한국 작가 6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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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oo Yang, Skin of Everything no.20241106, 2024, Mixed media, 150 X 150 cm

피비갤러리가 2025년 12월 3일부터 7일까지 미국 마이애미 해변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 ‘언타이틀드 아트(Untitled Art 2025)’에 부스 B20으로 참가해 한국 작가 6인의 회화·사진·도자·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참가로 피비갤러리는 2023년 첫 진출 이후 3년 연속 마이애미 현지 컬렉터 및 관계자들에게 한국 현대미술의 스펙트럼을 소개하게 된다.

언타이틀드 아트는 매년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와 같은 시기에 개최되며, 신진 작가와 실험적 기획에 주목하는 부티크 성격의 아트페어로 자리 잡았다. 피비갤러리는 2024년 이교준, 이영준, 함미나의 회화 작업을 통해 한국 작가들의 밀도 높은 회화 세계를 소개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데 이어, 올해는 매체와 세대를 확장한 6인 작가 구성을 통해 보다 입체적인 한국 동시대 미술의 단면을 제시한다.

이번 부스에는 한국 기하추상회화의 주요 작가로 꼽히는 이교준(b. 1955), 사진적 방법론을 통해 ‘본다’는 행위의 의미를 탐구해온 전명은(b. 1977), 장소와 재료에 구애받지 않는 확장된 회화와 설치를 선보이는 양자주(b. 1979), 레이어(Layer)를 지층처럼 쌓아 올리는 회화 실험을 이어가는 이영준(b. 1983), 강렬한 색채와 독특한 붓질로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는 함미나(b. 1987), 도자를 통해 현대인의 정서를 형상화하는 홍근영(b. 1984)이 참여한다. 회화·사진·도자·혼합매체 등 다양한 매체가 한 부스 안에서 호흡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폭넓은 양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교준은 미술의 인식적 측면에 주목해 선과 면으로 구성된 기하추상 회화를 전개해 왔다. 1979년 대구현대미술제 참여를 시작으로, 실험적 설치와 개념적 퍼포먼스를 거쳐 50여 년간 이어온 작업들은 모두 ‘평면’과 ‘분할’이라는 일관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이번 출품작 역시 최소화된 형식 언어 안에서 화면을 분할하고 긴장을 조율하는 그의 대표적인 조형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전명은은 사진, 영상, 퍼포먼스, 글쓰기 등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통해 시지각과 감각의 조건을 탐구해 온 작가다. 시각 및 청각장애인, 천문학자, 폴리(foley) 아티스트 등과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시각뿐 아니라 청각·촉각을 동원한 감각의 전이를 고민해 왔다. 이번 마이애미 부스에서 선보이는 사진 작업은 구체적인 서사를 ‘설명’하기보다, 이미지 바깥으로 확장되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사진의 고유한 잠재력을 드러낸다.

독일과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영준은 회화의 겹을 지층처럼 나누어 쌓는 레이어 기법을 통해 회화 공간을 재구성한다. 작가는 스스로 정한 규율 안에서 한 겹 한 겹 이미지를 계획적으로 쌓아 올리면서도, 각 층에서는 무의식적인 반복, 리드미컬한 드로잉 선 등을 통해 우연성을 허용한다. 의도와 우연, 질서와 리듬이 공존하는 화면은 보는 이에게 미묘한 긴장감과 물질적 깊이를 동시에 전달한다.

함미나는 어린 시절 개인적 경험과 사건에서 비롯된 복합적인 감정을 인물로 표상한다. 러시아 선원의 아이들이 살아가는 열악한 환경, 작가가 겪은 유괴 사건 이후의 트라우마 등 감당하기 어려운 기억들은 푸르스름한 얼굴과 솔직한 표정, 대조적인 색감과 거침없는 붓질을 통해 드러난다. 화면 속 인물들은 특정 시공간을 넘어서는 감정의 집합체로, 상처를 다시 호출하고 회화로 전환하는 과정 자체가 치유를 향한 의지로 읽힌다.

홍근영은 도자를 중심 매체로 삼아 삶의 조건 속에서 마주하는 불안, 긴장, 고립, 연대의 욕구 등을 조형화한다. 특히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관계가 부여하는 책임과 무게를 흙 위에 옮겨놓는다. 빚어진 얼굴과 형상들은 작가가 살아오며 마주한 사람들의 표정을 닮아 있으며, 흙 위에 남은 자국과 균열은 지나간 흔적을 넘어 공감과 연대 가능성을 환기하는 시각적 언어로 기능한다.

양자주는 베를린과 유럽 여러 도시를 중심으로 회화, 설치, 퍼포먼스, 라이브 페인팅까지 장소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해 왔다. 작가는 주로 머무는 지역에서 비전통적인 재료를 채집해 작업에 반영하며, 그 과정에서 내면의 감각, 청각, 몸의 움직임, 손의 촉감을 화면에 결속시킨다. 현장의 흔적을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는 태도는 회화가 단순한 시각 이미지가 아니라, 장소와 시간이 응축된 자전적 기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피비갤러리는 이번 언타이틀드 아트 2025 참가를 통해 세대와 매체, 작업 방식이 서로 다른 여섯 명의 작가를 한 자리에 모음으로써 한국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국제 무대에 다시 한 번 알리고자 한다. 마이애미 해변에 위치한 페어의 열린 환경 속에서, 관객과 컬렉터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감각하고 기록해 온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지금-여기의 한국 미술이 품고 있는 정서와 질문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