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28. 한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종이

출처: 대한민국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종이의 탄생은 유용한 지식 전달 수단으로 인류 문명 발전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 토록 인류 문명사에 중대한 공헌을 한 종이는 중국과 한국에서 가장 먼저 발명되어 약 2,000 년 전부터 사용되었으며, 일본은 삼국시대에 한국으로부터 제지기술을 전래받아 1,400년 전부터, 유럽은 아시아를 통해 제지기술을 받아들여 800년 전부터 종이를 사용했다. 중국은 종이 재료로 마, 죽순 등을 사용한 것과 달리 우리 선조들은 리그닌과 홀로-셀룰로오스 성분이 이상적으로 함유되어 있는 닥나무를 사용하였다. 여기에 천연 재료인 잿물과 닥풀(황촉규) 등을 사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천년 이상 오래가는 중성지인 한지를 만들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펄프 종이는 최대 보존 기간이 200년 정도인데, 1966년 경주 불국사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리니 경』(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본)은 1300년 세월을 탑 속에서 보내고도 그 형체를 보존하고 있다. “한지는 천 년, 비단은 오백 년 간다(紙千年絹五白)”는 말이 전해주듯, 한국의 전통 수공지인 한 지는 천 년의 풍상도 거뜬히 이겨낼 만큼 그 내구성이 뛰어나다. 한지의 우수성은 일찍이 중국에서도 인정받아 경전이나 역대제왕의 전적을 기록하는 고급종이로 한지가 선호되었으며, 아름다운 빛깔과 부드러운 질감으로 시인묵객들의 사랑을 흠뻑 받았다. 12세기 초 송나라의 손목이 지은 『계림유사(鷄林類事)』에 “고려의 닥종이는 윤택이 나고 흰 빛이 아름다워 사랑스러울 정도이다”라고 하였고, 한자창의 시에는 “삼한지(한지)라는 종이는 비계를 끊어 놓은 듯이 반질반질한 빛이 책상에까지 비친다”고 표현한 구절이 있다. 16세기 명나라 도융이 지은『고반여사(考槃餘 事)』에는“고려지는 희고 단단하고 질기기가 마치 비단과 같은데 여기에 글씨를 쓰면 먹빛이 아름다워 애착심이 솟구친다. 이런 종이는 중국에도 없으니 진기한 것이다.”라고 기록하였다. 한국 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우수한 제지기술은 8세기 중반 탈라스 전투를 통해 아랍으로, 12~13세기에 아랍에서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데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
29. 구들(온돌): 세계 최고의 난방법

온돌 시스템
경남 하동 칠불사에는 아자방이라 불리는 유명한 건물이 있는데, 이 아자방의 구들은 한 번 불을 지피면 100일 동안 따뜻했다고 한다. 설화에 의하면 신라 효공왕(재위 897~912)때 담공선사가 수행자들이 한겨울 동안 추위에 떨지 않고 오로지 수행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구들을 놓았다고 한다. 불행히 담공 선사가 놓은 구들은 1950년 발발한 한국 전쟁 중에 화재로 파괴되어 지금은 당시의 구들 모습은 볼 수 없다. 1980년대에 복원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현대의 기술자들은 천 년 전의 원형을 그대로 재현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한 번 땐 불의 온기가 일주일은 간다고 한다. 모닥불이나 벽난로는 불이 타고 있는 동안은 따뜻하지만, 불이 꺼지고 나면 곧 열기도 사라진다. 반면 구들은 바닥 밑의 돌(구들장)에 온기를 저장하는 축열식 난방이기 때문에 한 번 불을 때면 잘 식지 않고 오랫동안 온기가 유지된다. 이와 같이 에너지를 저장해서 사용할 줄 알았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유럽 민가에서는 12~13세기까지 사람들이 가축들과 한 지붕 밑에서 서로 체온을 보태며 살았고, 집 한가운데에 모닥불을 피워 그것으로 취사도 하고 추위도 이겨냈다. 중세시대 까지도 특별히 굴뚝같은 배연 시설이 없었는데, 굴뚝을 설치하면 연기는 잘 빠졌지만 난방 효과는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춥기는 궁궐도 예외가 아니었다. 독일에서 프랑스 왕가로 시집가서 공작의 부인이 된 리제로떼(Liselotte)는 1695년 2월 3일에 고향으로 쓴 편지에서 “왕의 식탁에서도 물과 와인이 얼었다”고 적었고, 1701년에는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은 침대에 데리고 자는 작은 개 여섯 마리”라고 쓰고 있다. 성과 같은 곳에서는 천장이 높고 방이 컸으므로 연기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난방 효과는 그만큼 떨어졌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구들(온돌) 덕분에 가난한 농민이라도 유럽의 왕족보다 훨씬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벽난로, 철제 난로, 라디에이터 등은 모두 온기를 옆에서 받도록 되어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충분한 열기를 주지 못한다. 또 덥혀진 공기가 위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머리 부분 이 뜨거워져 두통을 일으키기도 하고, 하체 부위는 열을 받지 못해 차가울 수 밖에 없다. 반면 온돌은 바닥에서부터 열기가 상승하여 실내를 고루 덥혀 줄 뿐만 아니라, 따뜻한 바닥에 발이 직접 닿으면서 혈관을 자극하여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 온돌의 또 다른 장점 은 위생적이라는 점이다. 온돌이 없는 유럽에서는 바닥이 늘 차가웠기 때문에 카페트를 깔고, 실내에서도 신발을 신고 생활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흙과 먼지,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균이 묻어 있는 신발을 실내에서도 신으니 비위생적이다. 그러나 따뜻한 바닥에서 지내는 우리 조상들은 카페트도 신발도 필요 없이, 한지 장판 위에서 편안하고 위생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 현대에는 구들장 대신 온수파이프를 이용한 온돌을 사용하지만 전통 구들과 기본 원리는 똑같다. 근래 들어 우리의 전통 난방법이 일본, 중국, 중동, 유럽 등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며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함께 덥혀주고 있다. 온돌을 공급하고 있는 일본 도쿄가스의 이세다 카즈미 연구원은 온돌이 주는 쾌적함과 안락함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알레르기가 없어졌다거나 잠을 잘 자게 됐으며, 심지어 가족들이 집에 빨리 들어온다며 고마워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30. 한국은 발효식품 강국

한식은 자연 발효식품이 전체 식단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200종이 넘는 김치와 새우, 멸치, 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을 이용한 젓갈류, 생채를 무칠 때 쓰이는 식초, 곡류와 과일, 인삼 등의 약재를 사용한 다양한 전통 발효주, 후식으로 애용되는 쌀음료 식혜, 여기에 더해 한국의 3대 양념장인 간장, 된장, 고추장이 모두 발효식품이다. 이와 같이 한식의 중요한 바탕을 이루고 있는 발효식품은 매우 일찍부터 발달 되었다. 문헌상으로는 3세기에 편찬된 중국의 사서 『삼국지』에 고구려인들이 발효음식을 잘 만든다(高句麗善藏釀)고 기록되어 있고, 한국의 사서 『삼국사기』에 는 신문왕 3년(683)에 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의 폐백품목 중에 술, 장(콩 발효식품), 혜(채소와 어패류 발효식품)가 들어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 서 전통 발효식품의 건강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 2006년 미국의 건강 잡지 헬스(Health)지는 김치에 대해 “중요 비타민이 가득하며 소화를 돕는 몸에 좋은 균이 함유되어 있는 고섬유질, 저열량의 비만 예방 식품(Loaded with key vitamins, kimchi contains healthy bacteria that aids digestion. It’s part of high-fiber, low-fat diet that has kept obesity at bay in Korea.)”이라고 소개했다. 2006년 11월 한국식품연구원의 이종경 박사팀은 잘 발효된 김치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렐라균과 병원성대장균(O-157)과 수산물에서 오는 비브리오균을 투입한 결 과, 99% 이상이 4시간 만에 사멸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비브리오균은 김치에 닿은 지 10분 만에 사멸한 것으로 나타나 식중독균이 번식하기 쉬운 고기나 생선 등과 함께 김치를 먹으면 식중독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김치의 항암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부산대 박건영 교수는 실험용 쥐에 살코마 180 암세포를 이식하고 김치의 MSF 추출물을 투여하였 다. 실험 한 달 후 김치 추출물을 먹지 않은 대조군의 종양무게는 4.3g이었는데, 김치 추출물을 먹은 쥐의 종양무게는 2.0g으로 나타나 김치가 종양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동물실험 뿐만 아니라 시험관 실험(in vitro)에서도 김치의 메탄올 추출액은 발암물질에 대하여 항 돌연변이 효과를 나타냈다. 또 다른 많은 실험에서 김치의 추출액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 또는 정지시키고 발암물질의 독성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의 항암효과 또한 발효과정을 통 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박건영 교수팀은 살코마 180 암세포를 투여한 쥐에 매일 한 차례씩 20일 동안 각기 다른 시료를 투여하면서 수명 연장 효과를 관찰하였는데, 생콩을 먹은 쥐는 11%의 수명연장 효과를 나타내었으며, 일본 미소는 41%, 한국 된장은 68%의 수 명 연장 효과를 보였다. 즉 콩의 항암효과가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높아지고, 특히 콩에 전분이나 쌀을 섞어 만드는 일본 미소보다 100% 콩을 발효시켜 만든 한국 된장의 항암 효과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암예방협회의 “암예방 15개 수칙”에는 된장국을 매일 먹으라는 항목이 들어있다. 또한 된장은 항비만 효과는 물론 내장의 지방 축적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해 볼 때, 한국의 김치와 된장 등 발효식품이 세계에 널리 보급된다면 인류의 건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세계 최초·최고의 한국 문화유산 70가지’ 시리즈는 초당대학교 협찬으로 진행됩니다.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28. 한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종이
출처: 대한민국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종이의 탄생은 유용한 지식 전달 수단으로 인류 문명 발전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 토록 인류 문명사에 중대한 공헌을 한 종이는 중국과 한국에서 가장 먼저 발명되어 약 2,000 년 전부터 사용되었으며, 일본은 삼국시대에 한국으로부터 제지기술을 전래받아 1,400년 전부터, 유럽은 아시아를 통해 제지기술을 받아들여 800년 전부터 종이를 사용했다. 중국은 종이 재료로 마, 죽순 등을 사용한 것과 달리 우리 선조들은 리그닌과 홀로-셀룰로오스 성분이 이상적으로 함유되어 있는 닥나무를 사용하였다. 여기에 천연 재료인 잿물과 닥풀(황촉규) 등을 사용하여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천년 이상 오래가는 중성지인 한지를 만들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펄프 종이는 최대 보존 기간이 200년 정도인데, 1966년 경주 불국사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리니 경』(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본)은 1300년 세월을 탑 속에서 보내고도 그 형체를 보존하고 있다. “한지는 천 년, 비단은 오백 년 간다(紙千年絹五白)”는 말이 전해주듯, 한국의 전통 수공지인 한 지는 천 년의 풍상도 거뜬히 이겨낼 만큼 그 내구성이 뛰어나다. 한지의 우수성은 일찍이 중국에서도 인정받아 경전이나 역대제왕의 전적을 기록하는 고급종이로 한지가 선호되었으며, 아름다운 빛깔과 부드러운 질감으로 시인묵객들의 사랑을 흠뻑 받았다. 12세기 초 송나라의 손목이 지은 『계림유사(鷄林類事)』에 “고려의 닥종이는 윤택이 나고 흰 빛이 아름다워 사랑스러울 정도이다”라고 하였고, 한자창의 시에는 “삼한지(한지)라는 종이는 비계를 끊어 놓은 듯이 반질반질한 빛이 책상에까지 비친다”고 표현한 구절이 있다. 16세기 명나라 도융이 지은『고반여사(考槃餘 事)』에는“고려지는 희고 단단하고 질기기가 마치 비단과 같은데 여기에 글씨를 쓰면 먹빛이 아름다워 애착심이 솟구친다. 이런 종이는 중국에도 없으니 진기한 것이다.”라고 기록하였다. 한국 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우수한 제지기술은 8세기 중반 탈라스 전투를 통해 아랍으로, 12~13세기에 아랍에서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데 큰 공헌을 하게 되었다.
29. 구들(온돌): 세계 최고의 난방법
온돌 시스템
경남 하동 칠불사에는 아자방이라 불리는 유명한 건물이 있는데, 이 아자방의 구들은 한 번 불을 지피면 100일 동안 따뜻했다고 한다. 설화에 의하면 신라 효공왕(재위 897~912)때 담공선사가 수행자들이 한겨울 동안 추위에 떨지 않고 오로지 수행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구들을 놓았다고 한다. 불행히 담공 선사가 놓은 구들은 1950년 발발한 한국 전쟁 중에 화재로 파괴되어 지금은 당시의 구들 모습은 볼 수 없다. 1980년대에 복원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현대의 기술자들은 천 년 전의 원형을 그대로 재현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한 번 땐 불의 온기가 일주일은 간다고 한다. 모닥불이나 벽난로는 불이 타고 있는 동안은 따뜻하지만, 불이 꺼지고 나면 곧 열기도 사라진다. 반면 구들은 바닥 밑의 돌(구들장)에 온기를 저장하는 축열식 난방이기 때문에 한 번 불을 때면 잘 식지 않고 오랫동안 온기가 유지된다. 이와 같이 에너지를 저장해서 사용할 줄 알았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유럽 민가에서는 12~13세기까지 사람들이 가축들과 한 지붕 밑에서 서로 체온을 보태며 살았고, 집 한가운데에 모닥불을 피워 그것으로 취사도 하고 추위도 이겨냈다. 중세시대 까지도 특별히 굴뚝같은 배연 시설이 없었는데, 굴뚝을 설치하면 연기는 잘 빠졌지만 난방 효과는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춥기는 궁궐도 예외가 아니었다. 독일에서 프랑스 왕가로 시집가서 공작의 부인이 된 리제로떼(Liselotte)는 1695년 2월 3일에 고향으로 쓴 편지에서 “왕의 식탁에서도 물과 와인이 얼었다”고 적었고, 1701년에는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은 침대에 데리고 자는 작은 개 여섯 마리”라고 쓰고 있다. 성과 같은 곳에서는 천장이 높고 방이 컸으므로 연기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난방 효과는 그만큼 떨어졌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구들(온돌) 덕분에 가난한 농민이라도 유럽의 왕족보다 훨씬 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벽난로, 철제 난로, 라디에이터 등은 모두 온기를 옆에서 받도록 되어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충분한 열기를 주지 못한다. 또 덥혀진 공기가 위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머리 부분 이 뜨거워져 두통을 일으키기도 하고, 하체 부위는 열을 받지 못해 차가울 수 밖에 없다. 반면 온돌은 바닥에서부터 열기가 상승하여 실내를 고루 덥혀 줄 뿐만 아니라, 따뜻한 바닥에 발이 직접 닿으면서 혈관을 자극하여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 온돌의 또 다른 장점 은 위생적이라는 점이다. 온돌이 없는 유럽에서는 바닥이 늘 차가웠기 때문에 카페트를 깔고, 실내에서도 신발을 신고 생활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흙과 먼지,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균이 묻어 있는 신발을 실내에서도 신으니 비위생적이다. 그러나 따뜻한 바닥에서 지내는 우리 조상들은 카페트도 신발도 필요 없이, 한지 장판 위에서 편안하고 위생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다. 현대에는 구들장 대신 온수파이프를 이용한 온돌을 사용하지만 전통 구들과 기본 원리는 똑같다. 근래 들어 우리의 전통 난방법이 일본, 중국, 중동, 유럽 등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며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함께 덥혀주고 있다. 온돌을 공급하고 있는 일본 도쿄가스의 이세다 카즈미 연구원은 온돌이 주는 쾌적함과 안락함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알레르기가 없어졌다거나 잠을 잘 자게 됐으며, 심지어 가족들이 집에 빨리 들어온다며 고마워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30. 한국은 발효식품 강국
한식은 자연 발효식품이 전체 식단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200종이 넘는 김치와 새우, 멸치, 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을 이용한 젓갈류, 생채를 무칠 때 쓰이는 식초, 곡류와 과일, 인삼 등의 약재를 사용한 다양한 전통 발효주, 후식으로 애용되는 쌀음료 식혜, 여기에 더해 한국의 3대 양념장인 간장, 된장, 고추장이 모두 발효식품이다. 이와 같이 한식의 중요한 바탕을 이루고 있는 발효식품은 매우 일찍부터 발달 되었다. 문헌상으로는 3세기에 편찬된 중국의 사서 『삼국지』에 고구려인들이 발효음식을 잘 만든다(高句麗善藏釀)고 기록되어 있고, 한국의 사서 『삼국사기』에 는 신문왕 3년(683)에 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의 폐백품목 중에 술, 장(콩 발효식품), 혜(채소와 어패류 발효식품)가 들어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 서 전통 발효식품의 건강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 2006년 미국의 건강 잡지 헬스(Health)지는 김치에 대해 “중요 비타민이 가득하며 소화를 돕는 몸에 좋은 균이 함유되어 있는 고섬유질, 저열량의 비만 예방 식품(Loaded with key vitamins, kimchi contains healthy bacteria that aids digestion. It’s part of high-fiber, low-fat diet that has kept obesity at bay in Korea.)”이라고 소개했다. 2006년 11월 한국식품연구원의 이종경 박사팀은 잘 발효된 김치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렐라균과 병원성대장균(O-157)과 수산물에서 오는 비브리오균을 투입한 결 과, 99% 이상이 4시간 만에 사멸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비브리오균은 김치에 닿은 지 10분 만에 사멸한 것으로 나타나 식중독균이 번식하기 쉬운 고기나 생선 등과 함께 김치를 먹으면 식중독 예방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김치의 항암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부산대 박건영 교수는 실험용 쥐에 살코마 180 암세포를 이식하고 김치의 MSF 추출물을 투여하였 다. 실험 한 달 후 김치 추출물을 먹지 않은 대조군의 종양무게는 4.3g이었는데, 김치 추출물을 먹은 쥐의 종양무게는 2.0g으로 나타나 김치가 종양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동물실험 뿐만 아니라 시험관 실험(in vitro)에서도 김치의 메탄올 추출액은 발암물질에 대하여 항 돌연변이 효과를 나타냈다. 또 다른 많은 실험에서 김치의 추출액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 또는 정지시키고 발암물질의 독성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콩의 항암효과 또한 발효과정을 통 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박건영 교수팀은 살코마 180 암세포를 투여한 쥐에 매일 한 차례씩 20일 동안 각기 다른 시료를 투여하면서 수명 연장 효과를 관찰하였는데, 생콩을 먹은 쥐는 11%의 수명연장 효과를 나타내었으며, 일본 미소는 41%, 한국 된장은 68%의 수 명 연장 효과를 보였다. 즉 콩의 항암효과가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높아지고, 특히 콩에 전분이나 쌀을 섞어 만드는 일본 미소보다 100% 콩을 발효시켜 만든 한국 된장의 항암 효과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암예방협회의 “암예방 15개 수칙”에는 된장국을 매일 먹으라는 항목이 들어있다. 또한 된장은 항비만 효과는 물론 내장의 지방 축적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해 볼 때, 한국의 김치와 된장 등 발효식품이 세계에 널리 보급된다면 인류의 건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