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중심, 울룰루를 찾아가게 된 것은 어느 일요일 밤, TV로 볼 만한 영화를 찾던 중, 우연히 시청하게 된 일본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라는 작품 때문이었다. 불치병에 걸려 가보고 싶었던 울룰루를 못가보고 죽은 소녀와 그녀와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남자의 이야기로, 여기서 울룰루는 ‘사랑의 성지’처럼 등장한다. 그래서 일본 연인들은 방문하고 싶은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
지구의 배꼽, 울룰루
울룰루는 9억 년 전에 형성되어 사막 한가운데 홀로 우뚝서있는 하나의 바위산으로 세상에서 가장 큰 바위다. 주변이 사막이어서 더 우뚝해 보이는 이곳은 호주 원주민인 ‘아그난족’에게는 조상의 거룩한 숨결이 담긴 성지다. 죽은 자들의 혼령이 머무는 땅이며, 울룰루는 부족의 주술사만이 오를 수 있다. 이곳 원주민들에게는 바위에 나있는 생채기 하나하나도 영혼의 흔적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호주 정부는 관광객들이 정상에 오르기 편하게 하기 위해 바위에 쇠말뚝을 박아놓았다. 정상에 오르는 투어는 원주민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아, 여행자는 둘레길을 한 바퀴 걷는 코스를 택했다. 울룰루는 일몰의 모습이 가장 멋있다. 바위 전체가 붉은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벌건데, 바위 표면의 철분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서 산화되면서 나타나는 색깔이란다. 이 색깔 때문에 일출과 일몰 때는 태양의 붉은 빛이 바위에 비쳐져서 태양이 비치는 각도마다 순간순간 바위의 색깔이 달라지는 것이고, 바로 이 점이 이 바위의 일몰과 일출 감상이 더 감동적인 드라마로 느껴지게 되는 비밀이다.
호주 울룰루
카타주타, 올가 계곡과 바람의 계곡 트레킹
하나의 바위로 된 울룰루가 남성이라면, 울룰루에서 서쪽으로 42km떨어진 곳에 있는 카타주타는 36개의 바위가 한데 모여 있는 아기자기한 모양 때문에 여성으로 비유된다. 색깔은 붉지만, 전북 진안의 마이산처럼 우뚝 솟은 산의 모양이 인상적이다. 올가 계곡을 걷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지만, 바위 주변의 날파리떼 들이 워낙 극성맞다. 미리 준비해간 플라잉넷(flying net)이 아니었더라면 눈도 못 뜨고 걸을 뻔 했다. 골짜기 사이로 밀려들어오는 바람의 세기에 몸이 휘청거린다. 사막 가운데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울룰루, 세도나 그리고 진안 마이산
울룰루에서는 미국의 세도나를 여행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땅의 강한 기운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곳. 원주민들이 성지로 여긴 곳. 그리고 땅의 색깔이 붉은 곳. 두 곳의 공통점이다. 색깔이 사람에게 주는 에너지 중에서, 붉은 색은 활기와 정열의 에너지를 주며, 심혈관계의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땅이나 바위에서 뿜어 나오는 붉은 색의 기운은 이곳 사람들을 그만큼 활력 있게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오래 전에 전북 진안에서 강의를 하고 당일저녁으로 서울에 올라온 적이 있었다. 피곤할 만한 강행군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마이산의 우뚝 솟은 강렬한 모습과 강한 기운 때문인지, 그날 강의는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가끔은 여행 떠나기 직전까지 골치 아픈 일들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어서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가 없지 않다. 그럴 때 사막 한가운데 우뚝 솟은 울룰루나 전북 진안의 마이산 같은 곳을 여행하고 오면 가슴이 시원하고 머리가 맑아진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 즈음이면 별 고민없이 중요한 결정이 간단하게 내려지는 신기한 경험도 하게 된다.
머리가 복잡하다면, 떠나보라
화병이나 불면증으로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에게 ‘명상’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그러나 환자들은 ‘명상’을 무척 어려워한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울룰루 여행은 ‘명상’을 하고 난 후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명상’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여행’은 어떨까. 너무 생각할 것이 많아 고민이 되고 스트레스 때문에 괴롭다면, 치료약은 ‘지금 떠나는 것’이다. 떠날 때와는 달리, 돌아올 때는 부쩍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울룰루의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
호주의 중심, 울룰루를 찾아가게 된 것은 어느 일요일 밤, TV로 볼 만한 영화를 찾던 중, 우연히 시청하게 된 일본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라는 작품 때문이었다. 불치병에 걸려 가보고 싶었던 울룰루를 못가보고 죽은 소녀와 그녀와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남자의 이야기로, 여기서 울룰루는 ‘사랑의 성지’처럼 등장한다. 그래서 일본 연인들은 방문하고 싶은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
지구의 배꼽, 울룰루
울룰루는 9억 년 전에 형성되어 사막 한가운데 홀로 우뚝서있는 하나의 바위산으로 세상에서 가장 큰 바위다. 주변이 사막이어서 더 우뚝해 보이는 이곳은 호주 원주민인 ‘아그난족’에게는 조상의 거룩한 숨결이 담긴 성지다. 죽은 자들의 혼령이 머무는 땅이며, 울룰루는 부족의 주술사만이 오를 수 있다. 이곳 원주민들에게는 바위에 나있는 생채기 하나하나도 영혼의 흔적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호주 정부는 관광객들이 정상에 오르기 편하게 하기 위해 바위에 쇠말뚝을 박아놓았다. 정상에 오르는 투어는 원주민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 같아, 여행자는 둘레길을 한 바퀴 걷는 코스를 택했다. 울룰루는 일몰의 모습이 가장 멋있다. 바위 전체가 붉은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벌건데, 바위 표면의 철분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서 산화되면서 나타나는 색깔이란다. 이 색깔 때문에 일출과 일몰 때는 태양의 붉은 빛이 바위에 비쳐져서 태양이 비치는 각도마다 순간순간 바위의 색깔이 달라지는 것이고, 바로 이 점이 이 바위의 일몰과 일출 감상이 더 감동적인 드라마로 느껴지게 되는 비밀이다.
호주 울룰루
카타주타, 올가 계곡과 바람의 계곡 트레킹
하나의 바위로 된 울룰루가 남성이라면, 울룰루에서 서쪽으로 42km떨어진 곳에 있는 카타주타는 36개의 바위가 한데 모여 있는 아기자기한 모양 때문에 여성으로 비유된다. 색깔은 붉지만, 전북 진안의 마이산처럼 우뚝 솟은 산의 모양이 인상적이다. 올가 계곡을 걷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지만, 바위 주변의 날파리떼 들이 워낙 극성맞다. 미리 준비해간 플라잉넷(flying net)이 아니었더라면 눈도 못 뜨고 걸을 뻔 했다. 골짜기 사이로 밀려들어오는 바람의 세기에 몸이 휘청거린다. 사막 가운데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울룰루, 세도나 그리고 진안 마이산
울룰루에서는 미국의 세도나를 여행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땅의 강한 기운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곳. 원주민들이 성지로 여긴 곳. 그리고 땅의 색깔이 붉은 곳. 두 곳의 공통점이다. 색깔이 사람에게 주는 에너지 중에서, 붉은 색은 활기와 정열의 에너지를 주며, 심혈관계의 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땅이나 바위에서 뿜어 나오는 붉은 색의 기운은 이곳 사람들을 그만큼 활력 있게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오래 전에 전북 진안에서 강의를 하고 당일저녁으로 서울에 올라온 적이 있었다. 피곤할 만한 강행군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마이산의 우뚝 솟은 강렬한 모습과 강한 기운 때문인지, 그날 강의는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가끔은 여행 떠나기 직전까지 골치 아픈 일들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어서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가 없지 않다. 그럴 때 사막 한가운데 우뚝 솟은 울룰루나 전북 진안의 마이산 같은 곳을 여행하고 오면 가슴이 시원하고 머리가 맑아진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 즈음이면 별 고민없이 중요한 결정이 간단하게 내려지는 신기한 경험도 하게 된다.
머리가 복잡하다면, 떠나보라
화병이나 불면증으로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에게 ‘명상’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그러나 환자들은 ‘명상’을 무척 어려워한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울룰루 여행은 ‘명상’을 하고 난 후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명상’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여행’은 어떨까. 너무 생각할 것이 많아 고민이 되고 스트레스 때문에 괴롭다면, 치료약은 ‘지금 떠나는 것’이다. 떠날 때와는 달리, 돌아올 때는 부쩍 달라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울룰루의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