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있는 그곳에 가고 싶다
인사동의 랜드마크가 된 찻집 오설록의 맞은편 골목 안쪽, 인사동길 50 1층(103, 104호)에 위치한 취명헌(趣茗軒)은 차인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103호 공간에서 차인들을 만나기 시작하여, 현재는 옆 공간인 104호까지 확장해 더 많은 사람들을 차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2018년 8월 북촌에서 인사동으로 터를 옮긴 후 차인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취명헌 운영은 나의 천직”
취명헌은 송광사 율원장인 도일스님으로부터 받은 상호로, 간판의 글씨는 김양수 화백의 작품이다. “좋은 차에 취하는 집, 좋은 차가 모이는 집”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차인들이 인사동에서 어쩌다 서로 만나면 “일 보고, 취명헌에서 봐요”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듣게 된다.
의상을 전공하고 평범한 주부로 지내던 김영옥 대표는 1995년에 우연히 <수리산도예연구소> 간판을 보고 단국대 김석환 교수에게 도자기를 배웠고, 2001년에 찻 그릇 개인전을 가졌다. 그런데 배운 대로 열심히 만들기는 했지만 “내가 만든 찻그릇을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기쁘게 사 가는 것을 보니 신기”했단다. 그래서 차가 뭘까 싶어서 올물차회 김현숙 원장에게서 차공부를 시작하였 다. 2003년에 한국다도대학원 제10기로 입학하였고, 2005년에 윤보선 생가 옆 길에 차와 다구 전문점을 오픈하였다.
한참 차 붐이 일어나는 때인 데다 올물차회의 활동도 많아서 많은 차인들이 찾아주었다. 그 후 북촌으로 옮겼다가, 다시 본인이 소원해 마지않던 인사동으로 입성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연신 웃음꽃이 얼굴을 떠나지 않는다.
“다양한 차와 다구를 욕심부리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즐기듯이 판매한다”는 김영옥 대표. 그래서일까. 이야기하다 둘러보니 눈에 띄는 것이 많다. 감각적이고 부지런한 데다가 해외도 자주 오가는 그가 제공하는 소품 다구는 앞서가는 차 전문가들에게도 인기다. 특히 중국, 일본, 대만의 골동 다구가 눈길을 끈다.
김대표는 안목과 열정, 거기다 큰 욕심없이 누구에게나 기쁜 마음으로 차를 내준다. 그래서인지 그저 차가 좋아 차를 마시는 사람 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안 사야 되는데 눈 에 보이니 또 사네요” 라는 손님들의 말을 심 심찮게 듣게 된다고 한다.
“취명헌 운영은 나의 천직 같습니다. 사람들이 오면 반갑고, 그들에게 차를 내는 것이 아깝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이 북적대 지만 기쁜 마음으로 응대합니다. 인연 따라, 매 순간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손님들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 공간을 찾아와 주어 내가 아이키우고 차 마시면서 살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담긴 선한 행동으로 믿음을 얻고 있 지만 매일의 인간관계 속에서는 도를 닦는 느낌이란다. 비우고 참는 것이 마음공부가 되고 있고, 하심하고 또 하심하면서 불교적인 사상에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며 싱긋이 눈웃음을 짓는다.
어느 날 너른 터를 가진 공간에서 자신을 찾아오는 모두에게 자신이 받았던 은혜를갚는마음으로 마음껏 차를 마실 수 있는 차놀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꿈이란다.
차인들의 인사동 모임방
아름다운 찻자리를 꿈꾼다면 인사동 취명헌에 나가볼 일이다. 나가서 주인장이 내주는 차를 마시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라. 형형색색의 다구와 찻잔, 다 양한 차와 향 기구, 멋진 탕관과 차를 담아내는 차우림기 등 차에 필요한 소품 다구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게다가 취명헌에는 언제나 차향이 가득하다. 차가 익어가는 향에다 차를 우리며 나오는 차향이 뒤섞이고, 차인들의 따스한 마음 의 향까지, 옷에도 그 향이 배어든다. 잔잔하게 몸으로 스며드는 차향처럼 주인장의 마음에 빠져 서서히 그의 팬이 되어가는 사람들.
취명헌에는 차를 좋아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드나든다. 전문 차인들은 물론이거 니와, 동네 어르신부터 차를 처음 접하는 젊 은이들까지. 넉넉한 차 인심이 사람들의 발 걸음을 끄는 듯, 오늘도 취명헌 밝은 불빛 아 래에 오손도손 사람들의 다담이 정겹다.
글, 사진 제공 | 茶人(차인) 잡지 편집국, 취명헌
이 글은 2019년 1월 茶人(차인)지에 기재된 기사를 재편집하여 발행하였습니다.
차가 있는 그곳에 가고 싶다
인사동의 랜드마크가 된 찻집 오설록의 맞은편 골목 안쪽, 인사동길 50 1층(103, 104호)에 위치한 취명헌(趣茗軒)은 차인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다. 103호 공간에서 차인들을 만나기 시작하여, 현재는 옆 공간인 104호까지 확장해 더 많은 사람들을 차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2018년 8월 북촌에서 인사동으로 터를 옮긴 후 차인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취명헌 운영은 나의 천직”
취명헌은 송광사 율원장인 도일스님으로부터 받은 상호로, 간판의 글씨는 김양수 화백의 작품이다. “좋은 차에 취하는 집, 좋은 차가 모이는 집”이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차인들이 인사동에서 어쩌다 서로 만나면 “일 보고, 취명헌에서 봐요”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듣게 된다.
의상을 전공하고 평범한 주부로 지내던 김영옥 대표는 1995년에 우연히 <수리산도예연구소> 간판을 보고 단국대 김석환 교수에게 도자기를 배웠고, 2001년에 찻 그릇 개인전을 가졌다. 그런데 배운 대로 열심히 만들기는 했지만 “내가 만든 찻그릇을 나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기쁘게 사 가는 것을 보니 신기”했단다. 그래서 차가 뭘까 싶어서 올물차회 김현숙 원장에게서 차공부를 시작하였 다. 2003년에 한국다도대학원 제10기로 입학하였고, 2005년에 윤보선 생가 옆 길에 차와 다구 전문점을 오픈하였다.
한참 차 붐이 일어나는 때인 데다 올물차회의 활동도 많아서 많은 차인들이 찾아주었다. 그 후 북촌으로 옮겼다가, 다시 본인이 소원해 마지않던 인사동으로 입성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연신 웃음꽃이 얼굴을 떠나지 않는다.
“다양한 차와 다구를 욕심부리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즐기듯이 판매한다”는 김영옥 대표. 그래서일까. 이야기하다 둘러보니 눈에 띄는 것이 많다. 감각적이고 부지런한 데다가 해외도 자주 오가는 그가 제공하는 소품 다구는 앞서가는 차 전문가들에게도 인기다. 특히 중국, 일본, 대만의 골동 다구가 눈길을 끈다.
김대표는 안목과 열정, 거기다 큰 욕심없이 누구에게나 기쁜 마음으로 차를 내준다. 그래서인지 그저 차가 좋아 차를 마시는 사람 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안 사야 되는데 눈 에 보이니 또 사네요” 라는 손님들의 말을 심 심찮게 듣게 된다고 한다.
“취명헌 운영은 나의 천직 같습니다. 사람들이 오면 반갑고, 그들에게 차를 내는 것이 아깝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이 북적대 지만 기쁜 마음으로 응대합니다. 인연 따라, 매 순간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손님들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 공간을 찾아와 주어 내가 아이키우고 차 마시면서 살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담긴 선한 행동으로 믿음을 얻고 있 지만 매일의 인간관계 속에서는 도를 닦는 느낌이란다. 비우고 참는 것이 마음공부가 되고 있고, 하심하고 또 하심하면서 불교적인 사상에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며 싱긋이 눈웃음을 짓는다.
어느 날 너른 터를 가진 공간에서 자신을 찾아오는 모두에게 자신이 받았던 은혜를갚는마음으로 마음껏 차를 마실 수 있는 차놀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꿈이란다.
차인들의 인사동 모임방
아름다운 찻자리를 꿈꾼다면 인사동 취명헌에 나가볼 일이다. 나가서 주인장이 내주는 차를 마시며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라. 형형색색의 다구와 찻잔, 다 양한 차와 향 기구, 멋진 탕관과 차를 담아내는 차우림기 등 차에 필요한 소품 다구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게다가 취명헌에는 언제나 차향이 가득하다. 차가 익어가는 향에다 차를 우리며 나오는 차향이 뒤섞이고, 차인들의 따스한 마음 의 향까지, 옷에도 그 향이 배어든다. 잔잔하게 몸으로 스며드는 차향처럼 주인장의 마음에 빠져 서서히 그의 팬이 되어가는 사람들.
취명헌에는 차를 좋아하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드나든다. 전문 차인들은 물론이거 니와, 동네 어르신부터 차를 처음 접하는 젊 은이들까지. 넉넉한 차 인심이 사람들의 발 걸음을 끄는 듯, 오늘도 취명헌 밝은 불빛 아 래에 오손도손 사람들의 다담이 정겹다.
글, 사진 제공 | 茶人(차인) 잡지 편집국, 취명헌
이 글은 2019년 1월 茶人(차인)지에 기재된 기사를 재편집하여 발행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