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자유인, 캠핑 유목민이 되기로 하다.
캠핑카로 뉴질랜드 남섬을 한 바퀴 돌게 된 것은, 원래 계획은 아니었다. 당초 원하기는 1만 2천년전 빙하에 의해 주위 산들이 1000m이상 깍이면서 바닷물이 밀려와 형성된 피요르드 지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코스로 유명한 밀포드 사운드 트렉을 5박 6일 트레킹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해의 트레킹 예약이 이미 끝난 뒤여서 여행방식을 캠핑카 여행으로 바꾸었다. 캠핑카를 선택한 이유는 뉴질랜드의 자연을 더 자유롭게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Tekapo 호수에서 뉴질랜드를 느끼다
첫날 아침, 양떼와 맞닥뜨리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 내려 미리 예약해둔 캠핑카를 끌고 길로 나왔다. 다운타운을 벗어나니 길에 차도 많이 다니지 않아 운전하기 어렵진 않다. 첫 날은 캠핑카 Lodge를 제대로 찾아 들어가기도 전에 해가 지는 바람에 국도 옆 목장 한 쪽에 차를 세우고 밤을 보냈다. 해 뜨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캠핑카 뒷문을 활짝 여는 순간, 문 앞에 잔뜩 모여 자고 있던 양떼와 눈이 마주쳤다. 양 들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밤새 캠핑카가 바람을 막아줘서 양들이 따뜻하게 모여 잘 수 있었던 모양이다. 카메라가 갑자기 바빠졌다. 양들이 도망가기 전에 앵글에 담아야하니까.
반지의 제왕, 뉴질랜드를 바꾸다.
뉴질랜드 남섬을 돌아본 다음해에 광화문 근처의 한 극장에서 ‘반지의 제왕’을 보게 되었다. 직접 운전하면서 돌아본 눈에 익은 장소들이 많아서 반갑다. 1955년에 출간된 영국의 톨킨의 판타지 소설을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촬영해서 2001년~ 2003년 전 세계를 판타지에 몰입하게 만든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개봉된 이후, 뉴질랜드는 낙농업을 제치고 관광업이 1위의 외화벌이 산업으로 떠올랐다. 이 영화를 찍은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 감독은 고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세계 각국에 소개하고 관광산업 육성에 기여를 한 공로를 인정받아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고,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반지의 제왕` 속편 촬영을 위해 작년엔 뉴질랜드 정부가 노동법까지 바꾸겠다고 나섰단다. 참 부러운 이야기다.
뉴질랜드의 자부심 올블랙
뉴질랜드의 국민스포츠인 럭비 국가대표팀 올블랙의 인기는 대단하다. 여행 기간동안 올블랙 유니폼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고 다녔더니 뉴질랜드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여행지에서 그곳 사람들과 가장 쉽게 소통하는 방법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함께 즐겨주는 것. 그래서 뉴질랜드 사람들과 럭비 이야기를 하면서 금새 친구가 될 수 있었다. 4년마다 열리는 럭비월드컵이 2015년 9월 9일부터 뉴질랜드 에서 열렸다. Air New Zealand 국내선 항공기 A320의 디자인도 몸체는 매끈한 검정색 올블랙으로, 꼬리 부분은 실버펀(Silver fern) 장식으로 바꿀 정도로 럭비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강하다. 뉴질랜드 국기도 올블랙의 실버펀 심볼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을 정도니 올블랙을 향한 국민들의 애정을 알 수 있다.
남극에 가까이 다가서다.
지독한 해풍으로 바닷가의 방풍림이 육지 쪽으로 휘어져서 버텨내고 있는 어느 해변에서 차를 멈췄다. 바다 저 쪽으로 가면 바로 남극이다. 언젠간 가보겠지만 일단 가까이 다가간 기념으로 커피한잔 끓여 마신다. 어디든 발길 닿는 곳이 카페요 식당이요 숙소인 캠핑카 여행이니까 이런 여유도 가능하다. 남극에서 불어오는 바닷내음을 맡으면서 끓여 마신 커피 맛의 여운이 참 오래간다.
남극으로 향한 해안
8박 9일,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간
진료는 환자와의 약속이고, 치료는 연속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개원의가 진료실을 오랜 기간 비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구정과 추석 연휴를 포함한 ‘8박 9일’ 정도가 경험상 가장 적당한 여행기간이다. 그리고 다음번 여행이 기다리고 있기에, 여행자는 한 번의 여행에 과한 욕심을 내지 않게 되었다. 다음번에 뉴질랜드 남섬을 다시 가기 위해 밀포드 사운드 트랙을 남겨둔 것처럼 말이다.
몸이 아프면 마음부터 살펴야
몸이 아픈 것은 이미 마음의 병이 깊어진지 오래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몸은 보이는 마음이요, 마음은 보이지 않는 몸이다. 몸과 마음은 따로 병이 생기지 않는다. 물론 치료도 동시에 해야만 한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고혈압, 만성피로가 생기는 것은 수년 이상 마음의 울증이 해결되지 못한 때문이다. 그러나 진료실을 찾는 분들은 본인이나 가족의 질병을 그냥 몸의 병이라고만 생각한다. 10년 전 뉴질랜드를 여행하던 당시만 해도 그 곳은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불명예를 지금은 한국이 기록하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에 멍이 들면 결국 몸이 쓰러진다. 그러니, 성공도 좋고 바쁜 것도 좋지만 마음 챙기는 것 꼭 잊지 말자. 바쁜 중에도 나만을 위해 규칙적으로 여행에 온전히 투자하는 것도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좋은 방법이다.
길 위의 자유인, 캠핑 유목민이 되기로 하다.
캠핑카로 뉴질랜드 남섬을 한 바퀴 돌게 된 것은, 원래 계획은 아니었다. 당초 원하기는 1만 2천년전 빙하에 의해 주위 산들이 1000m이상 깍이면서 바닷물이 밀려와 형성된 피요르드 지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킹코스로 유명한 밀포드 사운드 트렉을 5박 6일 트레킹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해의 트레킹 예약이 이미 끝난 뒤여서 여행방식을 캠핑카 여행으로 바꾸었다. 캠핑카를 선택한 이유는 뉴질랜드의 자연을 더 자유롭게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Tekapo 호수에서 뉴질랜드를 느끼다
첫날 아침, 양떼와 맞닥뜨리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 내려 미리 예약해둔 캠핑카를 끌고 길로 나왔다. 다운타운을 벗어나니 길에 차도 많이 다니지 않아 운전하기 어렵진 않다. 첫 날은 캠핑카 Lodge를 제대로 찾아 들어가기도 전에 해가 지는 바람에 국도 옆 목장 한 쪽에 차를 세우고 밤을 보냈다. 해 뜨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캠핑카 뒷문을 활짝 여는 순간, 문 앞에 잔뜩 모여 자고 있던 양떼와 눈이 마주쳤다. 양 들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밤새 캠핑카가 바람을 막아줘서 양들이 따뜻하게 모여 잘 수 있었던 모양이다. 카메라가 갑자기 바빠졌다. 양들이 도망가기 전에 앵글에 담아야하니까.
반지의 제왕, 뉴질랜드를 바꾸다.
뉴질랜드 남섬을 돌아본 다음해에 광화문 근처의 한 극장에서 ‘반지의 제왕’을 보게 되었다. 직접 운전하면서 돌아본 눈에 익은 장소들이 많아서 반갑다. 1955년에 출간된 영국의 톨킨의 판타지 소설을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촬영해서 2001년~ 2003년 전 세계를 판타지에 몰입하게 만든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개봉된 이후, 뉴질랜드는 낙농업을 제치고 관광업이 1위의 외화벌이 산업으로 떠올랐다. 이 영화를 찍은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 감독은 고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세계 각국에 소개하고 관광산업 육성에 기여를 한 공로를 인정받아 뉴질랜드 정부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고, 엄청난 흥행을 기록한 `반지의 제왕` 속편 촬영을 위해 작년엔 뉴질랜드 정부가 노동법까지 바꾸겠다고 나섰단다. 참 부러운 이야기다.
뉴질랜드의 자부심 올블랙
뉴질랜드의 국민스포츠인 럭비 국가대표팀 올블랙의 인기는 대단하다. 여행 기간동안 올블랙 유니폼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고 다녔더니 뉴질랜드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여행지에서 그곳 사람들과 가장 쉽게 소통하는 방법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내가 함께 즐겨주는 것. 그래서 뉴질랜드 사람들과 럭비 이야기를 하면서 금새 친구가 될 수 있었다. 4년마다 열리는 럭비월드컵이 2015년 9월 9일부터 뉴질랜드 에서 열렸다. Air New Zealand 국내선 항공기 A320의 디자인도 몸체는 매끈한 검정색 올블랙으로, 꼬리 부분은 실버펀(Silver fern) 장식으로 바꿀 정도로 럭비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강하다. 뉴질랜드 국기도 올블랙의 실버펀 심볼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을 정도니 올블랙을 향한 국민들의 애정을 알 수 있다.
남극에 가까이 다가서다.
지독한 해풍으로 바닷가의 방풍림이 육지 쪽으로 휘어져서 버텨내고 있는 어느 해변에서 차를 멈췄다. 바다 저 쪽으로 가면 바로 남극이다. 언젠간 가보겠지만 일단 가까이 다가간 기념으로 커피한잔 끓여 마신다. 어디든 발길 닿는 곳이 카페요 식당이요 숙소인 캠핑카 여행이니까 이런 여유도 가능하다. 남극에서 불어오는 바닷내음을 맡으면서 끓여 마신 커피 맛의 여운이 참 오래간다.
남극으로 향한 해안
8박 9일,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간
진료는 환자와의 약속이고, 치료는 연속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개원의가 진료실을 오랜 기간 비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구정과 추석 연휴를 포함한 ‘8박 9일’ 정도가 경험상 가장 적당한 여행기간이다. 그리고 다음번 여행이 기다리고 있기에, 여행자는 한 번의 여행에 과한 욕심을 내지 않게 되었다. 다음번에 뉴질랜드 남섬을 다시 가기 위해 밀포드 사운드 트랙을 남겨둔 것처럼 말이다.
몸이 아프면 마음부터 살펴야
몸이 아픈 것은 이미 마음의 병이 깊어진지 오래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몸은 보이는 마음이요, 마음은 보이지 않는 몸이다. 몸과 마음은 따로 병이 생기지 않는다. 물론 치료도 동시에 해야만 한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고혈압, 만성피로가 생기는 것은 수년 이상 마음의 울증이 해결되지 못한 때문이다. 그러나 진료실을 찾는 분들은 본인이나 가족의 질병을 그냥 몸의 병이라고만 생각한다. 10년 전 뉴질랜드를 여행하던 당시만 해도 그 곳은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불명예를 지금은 한국이 기록하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에 멍이 들면 결국 몸이 쓰러진다. 그러니, 성공도 좋고 바쁜 것도 좋지만 마음 챙기는 것 꼭 잊지 말자. 바쁜 중에도 나만을 위해 규칙적으로 여행에 온전히 투자하는 것도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