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김지현의 작업은 무성애자로 정체화한 이후, 작가의 감정과 경험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작가는 매일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 모순적인 기분을 갖고 살아간다. 작가는 이성애자들의 세상에서 평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정체성을 감추고, 나 자신이 가진 특징들을 지우고 살아갔던 그 때의 감정들을 사진 위에 표현한다. 사진 위에 등장하는 마네킹들은 ‘나’로 살고 있지만 ‘내가 아닌’ 모순을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또 다른 자아이다.
멀리서 작업을 바라볼 때, 우리는 마네킹이 사진 속 공간에 함께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작업을 가까이서 접할 때, 관객은 마네킹은 사진과 동떨어진 또 다른 레이어 속에 있음을 알아챈다. 작가는 서로 다른 물성과 레이어를 이용해 사람들과 성소수자 사이의 마음의 거리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마네킹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이다. 마네킹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무성애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을 나타내며, 그와 동시에 이성애자들과 다른 성 지향성을 가진 무성애자의 존재를 보여주는 소재이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지만, 아웃팅의 두려움에 나 자신을 감추는 무성애자를 마네킹으로 표현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마음 깊은 곳에 숨기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들어간 무성애자들은 내가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무시한 채, 혹은 무시당하는 것에 익숙해진 채 평생을 살아가는 무성애자의 이야기를 작가는 담담히 표현하고자 한다.
사진은 작가의 시선을 대신하는 매개체이다. 관객은 작가의 눈을 통해 평소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다른 성소수자들을 보게 된다. 사진에서 보이는 장소는 성소수자를 특정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닌,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소이다. 성소수자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음을 친근한 장소를 통해 전하고자 한다.
단국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2020 리수갤러리 3월의 작가展
2020 K-ART 展 한옥에서 펼쳐지다
2021 제 10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 BAMA
2021 기억의 공유展
2021 Pink Art Fair Seoul (PAFS) 2021
김지현, 사람들, 당신, Oil on Photo, 162.1x227.3, 2019
김지현, 사람들, 우리, 당신, Oil on Photo, 가변 사이즈, 2019
김지현, 우리의 자리는, Oil on Photo, 가변 사이즈, 2019
김지현, 말도 걸지 못한, Oil on Photo, 162.2x112.1cm, 2021
김지현, 누구 하나, Oil on Photo, 112.1x162.2, 2021
김지현, 봄나들이, Oil on Photo, 112.1x162.2, 2021
김지현, 이상향, Oil on Photo, 112.1x162.2, 2021
김지현, 이상향에서도, Oil on Photo, 162.2x112.1cm, 2021
김지현, 꽃길이 아닌 그 길, Oil on Photo, 112.1x162.2, 2021
김지현, 어린이집, 20.3x25.4cm, manipulated photo, 2021
김지현, 커밍아웃, 20.3x25.4cm, manipulated photo, 2021
김지현, 욕심, 20.3x25.4cm, manipulated photo, 2021
사람들, 당신과 사람들, 우리, 당신, 우리의 자리는은 일상의 장소에서 살아가는 무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관객들은 평범한 일상의 공간에서 사람들 사이에 섞여 지내는 무성애자들을 볼 수 있다. 말도 걸지 못한은 커밍아웃을 시도하는 무성애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설명하지 못하고 절망하는 무성애자들의 이야기이다.
누구 하나는 아웃팅 이후의 상황을 상상해보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무성애자라는 것이 알려질까 우체통을 들여다보고, 자신보다 어린 무성애자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그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다. 흐리고 뭉개진 사진은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봄나들이 이후부터 작가는 무성애자 깃발의 색을 뽑아 작업을 시작했다. 봄나들이에서는 마네킹의 색을 무성애 깃발의 색으로 차용해 무성애자들이 무성애자의 작업임을 쉽게 눈치 챌 수 있게 했다. 이상향과 이상향에서도는 마네킹뿐만 아니라 사진 속 장소를 무채색과 보라색만이 존재하는, 비현실인 장소로 변환함으로서 무성애자들이 현실에 속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작가는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는 형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최근 사진 합성을 이용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커밍아웃, 욕심은 비현실적인 장소에 적응한 무성애자들의 이야기를 사진 합성 기술을 이용해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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