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호텔 여행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


기간: 2020. 1. 8 ~ 2020. 3. 1

위치: 문화역서울284 전관 (서울 중구 통일로 1 서울역)

관람시간: 화~일 10:00~19:00 | 매주 월요일 휴관 |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21시까지 연장 운영합니다.

전시 문의: 02-3407-3500



호텔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개항과 함께 물류가 밀려들어오던 시절, 많은 외국인들에게는 체류 기간 동안 지낼 숙박 시설들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당대의 이러한 구체적인 욕구들이 호텔 문화의 시초를 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많은 외국인들이 교류하는 사교클럽이자 신문물을 담아냈던 호텔들. 우리나라의 호텔관광문화는 대불호 텔, 스테이션호텔, 손탁호텔, 조선철도호텔, 반도호텔 등을 거치며 오늘날의 수많은 호텔들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호텔은 이동의 ‘속도’가 중시되었던 근대에 접어들어서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이 국의 풍미를 온몸으로 느끼고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국의 문화들이 내국의 문화와 새롭게 관계 맺는 과정에서 우리만의 고유한 관광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문화역서울 284를 호텔 284로 즐기다.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에서는 경성의 중앙역이자 옛 서울역이었던, 지금의 문화역서울 284가 호텔 284로 탈바꿈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 개항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호텔문화가 도입되고 확산되면서 정착하는 과정과 오늘날, 호텔이 지닌 생활문화 플랫폼으로서의 다층적 면모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는 로비, 라운지, 객실, 수영장 등 호텔 속의 상징적 공간에 기능적 속 성을 교차시키며 여행·여가·유흥·식문화 등 서구의 새로운 문화의 도입과 확산 과정을 보여줄 것입니다. 관람객은 호텔 284에 입장하는 체크인부터 시작하여, 호텔의 기능과 역할을 재해석한 공간들을 통과해가며 우리나라 호텔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는 아카이브는 물론 과거-현재-미래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먹고, 마시고, 즐기고, 잠드는 융합의 장소로서 호텔만이 가진 고 유한 문화들을 살펴보고 체크아웃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1920년대를 중심으로 사람의 만남과 교류를 통해 신문화를 수용했던 근대 호텔을 이야기하는 <익스프레스284 라운지>


호텔이라는 작은 사회로 진입하는 관문이자 우연한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간인 로비에 착안해 구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 284의 중앙홀 공간을 로비로 탈바꿈시켰다. 근대의 호텔 로비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계단 후면으로, 라운지의 콘셉트에 맞추어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로비를 모티브로 한 중앙홀부터 호텔 정원을 모티프로 한 서측복도까지 연결되는 익스프레스 284 라운지에서 는 식음과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열차 안내 방송 과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등 구 서울역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중앙홀’은 문화역서울 284 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으로, 석재 기둥과 반원형 창, 스테인드글라스 등 석조 건축의 아 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프론트와 계단 등 열린 구조의 배치를 통해 호텔 내부로 진입하는 관문이면서 만남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소개하고, 서구문화의 도입과 확산에 중추적 역할을 한 우리나라 근대 호텔의 특성을 <근대의 맛> 프로그램에 담아 전달한다.


공간기획: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콜로니얼 가든


서측복도는 구서울역사 가장 바깥에서 건물 외벽과 맞닿아 길게 늘어진 통로 공간이다. 우측은 건물 외 부로, 좌측은 부인대합실과 역장사무실로 이어진다. «호텔사회»에서 이 공간은 중앙홀에 조성된 라운지 의 연장인 동시에 호텔 정원의 모티프를 재해석하는 곳이다. 관객들은 복도를 거닐며 여러 식물 수종들을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한 다과 및 애프터눈 티를 서비스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할 수 있다.



빛의 군집


호텔의 로비 및 곳곳에 보이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샹들리에는 고급스러움과 호화스러운 분위기를 내며 호텔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상징적인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시대와 문화가 공존하는 호텔’이 라는 컨셉에 맞게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샹들리에를 실용적으로 재해석해 눈길을 끈다.



«호텔사회» 복식


근현대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곳으로 새롭게 상정된 «호텔사회»의 정체성을 호텔의 복식으로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고 패션 분야를 통해 호텔의 사회문화적 코드를 공유한다. 전시주제에 맞게 개념적 혹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트 형식의 복식들(도어맨, 벨맨, 프론트 스태프 등)과 악세사리(모자, 앞치마 등)를 전제권 작가가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완성된 유니폼들은 전시의 스태프들과 프로그램 참 여 배우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970-80년대부터 오늘날로 이어지는 수영장을 통해 호텔과 여가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오아시스- 풀·바·스파>


1960년대 최초로 호텔에 실내수영장이 생겨난 이래, 호텔 야외 수영장 및 호텔 온천 사우나는 1970-80년대 타워호텔과 워커힐 호텔, 메트로 호텔 등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을 위한 유흥과 가족을 위한 여가 장소로 기능했다. 푸하하하 프렌즈가 구 서울역의 3등 대합실 공간에 기획한 놀이터 콘셉트의 풀장 구조를 중심으로, 작가들이 오늘날 맥락에서 재해석한 수영장 공간, 프로그램을 통해 도심의 휴식처이자 여가문화의 온실인 호텔 수영장을 만나볼 수 있다.



바 언더워터


<바 언더워터 Bar Underwater>는 호텔 수영장에서 즐길 수 있는 풀바(pool bar)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해 ‘맛깔손과 포스트스탠다즈’ 팀이 만든 라운지바(lounge bar)이다. 3등 대합실 기둥을 바의 중심부로 이용해 확장된 바 테이블 겸 배리어로 제작, 관객들이 수영장 안에 머물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 상단 우산 형태로 된 옥외 수영장의 비치 파라솔을 연상케하는 지붕구조(조명)는 <바 언더워터>의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바 테이블을 기준으로 수면 위, 바닥의 카펫과 그래픽 가구들은 수면 아래에 있는 감각을 불러 일으키도록 연출했다. 더불어 작품 내 VIP라운지에서는 관련된 책자를 함께 비치해 칵테일을 마시며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오아시스–풀바


호텔수영장의 풀 바를 모티프로 한 <바 언더워터>에서 문화역서울 284와 국내의 칵테일바들이 진행하 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토·일요일에 다양한 무알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수영장’과 ‘호텔 ’을 주제로 새롭게 만든 레시피로 칵테일을 선보이며 화·수·목요일에는 오아시스 오렌지주스(생 오렌지 착즙 주 스)가 제공되어 호텔 야외 수영장의 풀바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오아시스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칵테 일과 함께 가족과 연인의 따뜻한 바캉스를 보낼 수 있다.

* 화 – 목, 15:00 ~ 17:00(일 50잔 한정) – 문화역서울284 오아시스 오렌지주스
* 금 – 일, 15:00 ~ 17:00(일 50잔 한정) – 소크바, EP,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코블러, 참바, 헬카페 스피리터스의 칵테일참여방법: 14:45 ~ 15:00(25잔), 15:45 ~ 16:00(25잔)에 선착순으로 번호표 배포



1960년대-80년대 호텔 극장식당을 모티브로 공연문화와 식문화에 끼친 영향을 알아보는 <그릴 홀>


영화 <워커힐에서 만납시다>에 나오는 1960년대 워커힐 우리나라 최초 양식당이었던 구 서울역사의 대 식당 그릴(Grill)에서부터 소식당 공간으로 이어지는 장소적 특징 속에서 호텔 식당과 공연장 모습을 오버랩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1960-70년대 워커힐 쇼로 대표되는 디너쇼의 무대와 소품들, 호텔의 식사 매너와 관련된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호텔과 유흥·예술문화, 그 접점에 스며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201호실: 낮잠용 대객실


<낮잠용 대객실>은 호텔 객실의 매트리스 촉감을 극대화한 방이다. 켜켜이 쌓인 매트리스와 점멸하는 점등, 흘러나오는 자장가를 통한 낮잠 전용 방이다. 호텔의 객실이라는 공간을 감각을 통해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재해석한 이곳은 관람객들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된다. 전시기간 중 백현진 작가의 낮잠 자장가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녹음된 퍼포먼스 사운드는 익일부터 한 주간 전시장에서 들을 수 있다.


호텔로 변모한 문화역서울 284에서 수시로 펼쳐지는 해프닝적 퍼포먼스와 공연들로 구성된 <살롱 도뗄>


호텔은 근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호텔의 공연장과 쇼를 통해 당대 예술교류 플랫폼으로서 기능 을 하였다. «호텔사회» 전시에서는 호텔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공연과 해프닝적 퍼포먼스를 기획하여, 관람객들에게 근대 호텔의 예술적 기능을 상상하며 보다 입체적인 전시 경험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글 제공: 호텔사회 기획
사진: 아트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