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더 먼바다≫ - 현예름


2021. 09. 06 - 2021. 09. 12

갤러리 아미디

위치: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29길 26 갤러리 아미디 아현

관람시간: 월-토 12:00~19:00 / 일 12:30~18:00

전시 문의: wenza@amidi.kr


더 먼 바다, oil on canvas , 60 x 45 cm, 2020 © 현예름, 갤러리 아미디


< 기획자의 말 >

바다에는 다양한 힘이 있습니다. 해류, 파도, 밀물과 썰물, 그 안의 살아가는 생명들. 이들은 모두 반복된 운동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매일이 생성과 소실로 이루어진 작은 우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지만, 혹은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하게 움직일지라도 그 안에는 반복이 아닌 생성과 소실의 미학이 담겨 있습니다. 


현예름 개인전 <더 먼바다>에서는 자연 속에서 반복되는 생성과 소멸 속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성질, 즉 자연이 보여주는 시각예술을 구체화한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기호 너머, oil on canvas, 91 x 60 cm, 2021 © 현예름, 갤러리 아미디


< 작가 노트 >

오래도록 반복되어 온 행위와 그 행위의 과정에서 생겨난 소재들이 만들어내는 힘에 대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더 이상 기능하지 않는 성벽 길과 박물관이 된 오래된 건물이나 골목들, 수 천 년간 반복된 행위로서의 뜨개질, 글자가 층층이 쌓여 만들어진 책, 바람이 깎아 만든 절벽, 파도가 밀려오고 다시 밀려나가는 해안가, 시들고 지고 그 자리에서 해 마다 피어나는 들풀, 일 년을 하루와 같이 자라나는 나무와 같은 소재를 사용한다. 그 안에서 반복되는 행위들의 차이 생성을 시각화한다. 생성된 차이는 곧 힘이다. 한 번의 행동마다 하나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그 차이는 행동 이전과 완전히 다른 행동 이후의 존재를 만들어낸다. 존재하고자 하는 목적을 알고 존재하기 위해 저항하며 존재를 타자화 하는 폭력과 억압, 존재성의 갈취를 무찌르고 존재의 목적성을 지켜내는 힘에 대해 중력을 거스르고 자라나는 초록, 단단한 바위를 부수는 수천 년의 바람, 끝도 없이 밀려오고 밀려나며 지구를 순환시키는 파도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다.


당신의 마음 01, oil on canvas , 60 x 45 cm, 2020 © 현예름, 갤러리 아미디
나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oil on canvas , 60 x 45 cm, 2020 © 현예름, 갤러리 아미디


 최근의 작업 과정 속에서 ‘추상’을 감각하였다. 긍정, 부정을 부정하는 절대적인 긍정과 구조를 인정하는 탈-구조를 통해 반복은 새로운 자극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감각을 느끼도록 한다. 새로운 감각은 새로운 감정으로, 새로운 감정은 새로운 사고와 철학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아직 언어로 구현되지 않았으며 언어의 구조 속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므로 기호의 장벽 너머에 존재한다. 기호의 장벽 너머에 아직 추상적인 형태로 존재한다. 아직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힘과 의지와 므흣함에 대해 임시적인 회화,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