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관, ‘보임’과 ‘좋아요’ 사이의 자기 이미지를 묻다



📅  2026.9.5(토) - 2027.2.14(일)
🏛️ 동곡뮤지엄
⏰ 10:00 - 18:00(화 - 토)
🎉 오프닝 리셉션 2026.9.4(금) 14:00 - 17:00


176c0ceee2d55.jpg


보정한 사진과 보정하지 않은 사진, 시술을 받은 몸과 그렇지 않은 몸이 하나의 화면에 놓인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관 ‘'보임'의 이중성: '거짓말' 혹은 '좋아요'(The Look is A Li(k)e)’는 이미지가 현실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정체성과 사회적 위치까지 구성하는 오늘의 조건을 살핀다.


주한 이탈리아문화원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에는 이탈리아와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그 나폴리(SAGG Napoli), 듀 킴(Dew Kim), 루 킴(Ru Kim), 라파엘라 날디 로사노(Raffaela Naldi Rossano), 다비데 스투키(Davide Stucchi)가 참여한다. 작품 대부분은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됐으며 한국에서 처음 공개된다.


전시 제목 ‘The Look is A Li(k)e’는 ‘좋아요(like)’와 ‘거짓말(lie)’을 한 문장 안에 겹친다. 여기서 ‘룩(the look)’은 단순한 외모나 옷차림이 아니다.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오가며 생산되고 소비되는 자기 이미지이자, 누가 주목받고 인정받는지를 결정하는 사회적 장치에 가깝다.


소셜미디어 속 이미지는 보정과 편집을 거쳐 빠르게 유통된다. 몸 역시 시술과 훈련, 스타일링을 통해 끊임없이 관리된다. 전시는 이 과정에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일보다, ‘어떻게 보이는가’가 현실에서 어떤 힘을 갖게 되었는지에 주목한다. 따라야 할 하나의 모습도, 한 사람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는 이미지도 없다는 점이 그 질문의 바탕에 놓인다.


참여 작가들은 몸과 시선, 관계를 각기 다른 상황으로 확장한다. 라파엘라 날디 로사노는 낯선 사람과 나란히 누워 소개팅하는 방을 제시한다. 다비데 스투키의 작품에서는 사다리를 오를수록 거울이 멀어지고, 루 킴의 영상 속 남자는 자신이 부리던 개가 되기 위해 네 발로 기고 짖다가 끝내 꼬리가 자란다.


듀 킴은 온전한 부분을 찾기 어려울 만큼 흩어진 신체를 조각으로 풀어낸다. 양궁 선수로도 활동해 온 사그 나폴리는 자신의 훈련 영상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에서 몸은 고정된 실체라기보다 타인의 시선과 욕망, 훈련과 수행을 통해 계속 만들어지는 형상으로 나타난다.

관람할 때는 작품 속 인물이 무엇처럼 보이는지만큼, 그 모습을 만들기 위해 어떤 행동을 반복하는지 살펴볼 만하다. 누워 있기, 사다리를 오르기, 네 발로 기기, 몸을 훈련하기 같은 행위는 외형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몸을 둘러싼 규범은 일상적인 자세와 습관 안에서도 작동한다.


전시는 스타일과 평판, 자기표현을 근대 문화 정체성의 중요한 요소로 다뤄온 이탈리아와 한국의 공통점에서 출발한다.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 유통되는 유행이 옷차림과 소비, 일상을 서로 닮게 만드는 상황을 짚는다. 작가들은 겉모습을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에 머물게 하지 않고, 누가 보이고 누가 인정받는지를 둘러싼 정치적 질문으로 옮겨놓는다.


‘The Look is A Li(k)e’가 묻는 것은 어떤 모습이 진짜인가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모습은 누구의 시선과 기준을 거쳐 만들어지는가에 가깝다. ‘좋아요’와 ‘거짓말’ 사이에 놓인 괄호는 오늘날 자기 이미지가 지닌 불안정한 위치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