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아키텍츠 첫번째 전시, 한원석 ‘Re:relationship’


기간: 2020. 2. 19 – 3. 01

위치: 도시건축전시관 B1 갤러리 1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9)

관람시간: 화~일 10 AM – 6 PM (월요일, 공휴일 휴관)

전시 문의: 02-736-8050 / sdked01@kia.or.kr



“경계에 서서 있는 그대로의 관계를 바라보다” 

 

서울 도시건축 전시관에서 국내외 신진 건축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작업을 재조명하는 의도로 기획된 첫 번째 전시의 주인공으로 한원석 건축가가 선정되었다. 설치미술가이자 건축가인 한원석은 부산에서 태어나 첼시 예술대학 환경디자인 석사, 동경대 대학원에서 건축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며 예술가이자 건축가의 기지를 모두 발휘하는 다재다능한 면모를 지녔다.


한원석과 미디어 아티스트 황규백이 함께한 가장 최근 작업인 미디어아트 조형작품 ‘도경(到耿)’은 부산 원도심에 도심 재생을 기원하는 조형물로 2019년 12월에 부산 중구 광복중앙로(부산은행 신창동지점)에 불을 밝혔다. 이번 전시장에서는 ‘도경’의 일부분을 설치 제작해 미디어아트와의 융합을 선보인다.


도경은 그가 즐겨 사용하는 단파론이라는 재료로 마감되었다. 점, 선, 면, 색 같은 감각적 재료를 철, 플라스틱, 조명 같은 물리적 재료로 치환하였다. 붉은 색조와 짙은 고동색의 매끈한 표면은 부산은행을 품은 작가의 은유를 대변하며 주차장이라는 건축적 기능과 소규모 문화행사를위한 광장의 역할을 품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3년에 선보였던 담배꽁초로 만든 ‘악의 꽃(The Flower of Evil)’ 또한 볼 수 있으며 국보 31호 첨성대를 폐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빛으로 구현한 환생, 형연, 관음에 이르기까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그의 상상 속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어렸을 적 두 개의 종이컵 사이에 실을 연결해 소리의 울림을 통해 친구의 목소리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원석 건축가는 이러한 추억을 떠올리며 관음이라는 스피커 양식을 고안했다. 작품은 1개의 세트가 4개의 지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관에는 상하 2개의 스피커가 매립이 되어있고 이 스피커의 콘(cone)에 연결된 6가닥의 실은 다른 지관의 스피커 콘(cone)과 연결되어 있다. 전시장에는 총 2개의 세트로 소리가 울림으로 그리고 진동으로 치환되어 그 떨림이 실로 전달되고 교차하며 중첩된 실의 가닥의 중심에서 그 진동으로 극대화하여 시각화한다. 전시장에 설치한 지관 스피커를 통해 크고 울림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지금까지 작업한 작품들을 보면 그가 자연, 즉 환경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한원석 건축가는 인간 중심적 사고, 거기에 개인주의가 더해진 현대인들의 사상에 문제의식을 갖고 담배꽁초나 폐기물을 이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고 보는 이들에게 쇼크를 준다. 쇼크를 통한 자각은 그의 메시지적 수단이다.


한원석은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건축가라는 안정적인 전문성을 지녔음에도 다양한 창작 활동을 하며 지속적인 사회 참여를 하기도 하고, 또 보는 이들의 참여를 도출하기도 한다. 그가 가진 사회적 의미를 멋지게 증명하는 이번 전시는 3월 1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