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김민정, 박관우, 송유나, 옥정호, 전기수, 전민혁 - (no-reply) 회신을 원하지 않음


📅 2024. 03. 16 - 2024. 04. 27

🏛️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서울시 금천구 범안로9길 23, H동 4층

⏰ 월-금 10:00~18:00 / 토 12:00~19:00 (일요일, 공휴일 휴관)

02-6952-0005 / @artmoment.doksan


전민혁, 〈라이프-마스크〉, 2018, 〈트위스트〉, 2021 ⓒ2024. The Artists and ACAM. All rights reserved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은 2024년 3월 16일(토)부터 4월 27일(토)까지 <(no-reply) 회신을 원하지 않음>을 개최한다. 김민정, 박관우, 송유나, 옥정호, 전기수, 전민혁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대성당」과 김연수의 단편 『모두에게 복된 새해』가 공유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 『대성당』을 번역한 김연수는 7년 뒤 그에게 헌정하는 『모두에게 복된 새해』를 발표했다. 이 두 소설은 ‘대화'와 ‘소통'이 도달할 수 있는 지향점을 상상하게 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플롯과 주제를 공유하고 있다. 두 작가와 그들의 작품이 주고 받은 상상적 대화를 《(no-reply) 회신을 원하지 않음》 안으로 소환하여, 이를 통해 ‘나'와 ‘당신' 사이에 단절 되었던 잠재적 대화를 재개하고자 한다. 



송유나기생, 〈용도변형조각〉, 2022, silicon, stainless, steel, each 3×4×8cm ⓒ2024. The Artists and ACAM. All rights reserved


원하는 모든 것에 끊임없이 연결하고 접속할 수 있는 시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만으로 만족하게 하는 느슨한 관계맺음은 디지털 세계가 이 시대에 선물한 문화다. 빈약한 연결과 소통은 서서히 우리를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누군가에게 온전히 이해받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의 부재로 인해 우리는 반복적으로 실망하고, 타인을 맞이하지 않는 태도는 점차 각자의 세계를 축소시키고 있다. 관계의 축소가 선사한 나르시시즘과 그로 인해 얻게된 타인을 배척하는 경향성은 사회 안에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대화를 나누는 일, 집중하여 듣는 일, 갈등을 조율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시간과 에너지는 한 발짝이라도 더 위로 올라가는데 몰두해야 할 경쟁 사회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선택이 된다. 진정한 연결의 경험을 갈망하는 우리는 소통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변형되고 어그러지는 현상들 앞에서 길을 잃었다. 


편협한 내면의 공간이 세계와 연결되는 일, 그것은 타인을 맞아들임에서 시작된다. 이를 위해 전시 《(no-reply) 회신을 원하지 않음》은 ‘당신’을 ‘우리의 대화' 안으로 초대하는 일부터 시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