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희 첫 국내 개인전 《BOT》, 얼굴 없는 노동자와 사라지는 흔적을 그리다


📅 2026.8.27(목) - 2026.9.23(수) / 일·월요일 휴관

🏛️ 에브리아트(Everyart)

📍 서울시 중구 동호로 353, 4층

⏰ 12:00 - 17:00

❓ 070-4243-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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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희의 첫 국내 개인전 《BOT》이 9월 23일까지 서울 중구 에브리아트에서 열린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노동자의 모습에서 출발한 전시는 얼굴과 이름이 지워지고 역할과 기능으로만 남는 존재, 그리고 사람이 지나간 뒤 남겨진 흔적을 회화로 좇는다.


‘BOT’이라는 이름은 작가가 학교 뒤뜰에서 제초 작업을 하던 노동자를 목격한 장면에서 시작됐다. 헬멧과 앞치마, 보호장비로 얼굴과 신체가 가려진 노동자의 작업복에는 ‘UDT’라는 로고가 적혀 있었지만, 움직임에 따라 옷자락이 접히면서 순간적으로 ‘BOT’처럼 보였다. 보호장비와 반복되는 동작은 작가에게 로봇과 시스템의 일부처럼 기능하는 존재를 떠올리게 했고, 이는 ‘BOT’ 연작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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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인물은 성별은 물론 인간인지조차 분명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때로는 화면이 신체 일부만 남도록 잘리면서 얼굴과 팔다리까지 사라지고, 작업복의 주름과 ‘BOT’이라는 글자만 남는다. 작가는 이를 통해 한 개인이 이름이나 인격보다 사회가 부여한 역할과 기능으로 규정되는 상황을 바라본다. 노동이 점차 기계로 대체되는 시대에 ‘사람을 사람으로 남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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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희의 시선은 노동자의 형상에서 사람이 지나간 자리로 확장된다. 꺼져가는 심지와 순간적으로 터지는 폭죽, 곧 정리될 테이블, 먹다 남은 사과 부스러기와 얼룩진 목장갑처럼 금세 사라지거나 버려질 장면을 수집한다. 휘발되는 순간을 사진처럼 포착하면서도 이를 느린 회화의 시간 안에 붙잡아 두는 방식이다. ‘BOT’이라는 인물뿐 아니라 주변에 남겨진 사소한 흔적을 함께 살펴보면 이번 전시가 노동과 존재를 바라보는 방식을 보다 선명하게 읽을 수 있다.


유동희(b.1998)는 School of Visual Arts에서 BFA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2024년 뉴욕 Space 776에서 개인전 《IT’S 4AM AND I CAN’T FIND MY UBER DRIVER》를 열었으며, 서울에서는 이번 《BOT》이 첫 개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