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웃, 음-; 이것은 비극일 필요가 없다》 - 박경률, 최하늘, 홍승혜 3인전


2021. 02. 25 - 2021. 04. 11

원앤제이 갤러리

위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1-14

관람시간: 화요일 – 일요일(오전 11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전시 문의: 010-6721-2988, sy@oneandj.com



원앤제이 갤러리에서는 2월 25일부터 4월 11일까지 그룹전 《웃, 음-; 이것은 비극일 필요가 없다》를 개최한다. 《웃, 음-; 이것은 비극일 필요가 없다》 라는 전시 타이틀은 불필요한 문장부호들을 음절 사이에 넣어, 읽는 이가 마음 편히 웃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강조된 부정어법은 오히려 상황을 비극적으로 환기 시킨다. 박경률(회화), 최하늘(조각, 사진), 홍승혜(영상, 설치) 3인의 작가는 탐구해왔던 각 매체의 전통성과 현대성, 매체특성성과 매체 불완전성 사이에 작품들을 위치시키고, ‘농담’과 ‘희극성’의 맥락 안에서 소개한다.


<박경률>
  • 플레이풀(Playful)한 놀이로 전복시킨 회화탐구
  • 여러 근대 회화사조들의 특성이 뒤섞인 박경률만의 놀이
  • 평면에 새겨진 4차원적 퍼포먼스, 공간성, 시간성


박경률, 〈그림 3〉, 2020. 캔버스에 유채, 280 x 230 cm © 박경률, 원앤제이 갤러리
박경률, 〈그림 12〉, 2019. 캔버스에 유채, 170 x 160 cm © 박경률, 원앤제이 갤러리


예술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시대에 작가들의 취하는 전략으로서의 유머와 희극성을 단순히 즐거운 관람, 또는 온순하고 일시적인 통합을 위한 것으로만 치부할 수 없음을 전제한다. 작가들은 매체의 견고한 역사와 성격을 놀이처럼 다루고 극대화하여 비틀며 유희를 넘어, 전환의 시대에 읽힌 예술의 좌표와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최하늘>
  • 전통적 조각이 가진 ‘남성성’에 대항한 퀴어적 유머
  • 단단한/무거운 조각이 아닌 매끈한/가벼운 재료로 재조합한 탈규범 조각


최하늘, 〈아빠〉, 2020. 희생된 육신은 액자에 프린트된, C-프린트, 200 x 150 cm © 최하늘, 원앤제이 갤러리

최하늘, 〈자식(?)〉, 2020. 아빠들의 신체를 물려받은, 110 x 100 x 130 cm  © 최하늘, 원앤제이 갤러리


사회, 정치 변화의 주동자였던 예술이 이제는 시장의 환호를 받는 예술상품으로 전락해 버렸다. 작품을 발표하고 비평과 담론이 형성되기도 전에 그다음 비평에게 자리를 빼앗긴다. 더 이상 지속적이고 유의미한 비평의 전략을 세울 수 없게 된 예술은 이제 자신의 위치를 위태하게 만드는 조소와 익살을 전략으로 삼는다. 예술가는 더 이상 사회 변화를 이끄는 변혁가가 아닌 ‘노동자’라는 일원이 되고, 작품은 예술가의 정체성이 아닌 대중들의 취향에 맞춰 조정된다.


<홍승혜>
  • 추상의 기하학에서 탈피해 디지털 기호로 이미지를 만든 현대적 해학
  • 현대의 소통 수단인 디지털 언어가 평면을 뚫고 나오며 즐거운 운동(movement)이자 게임이 된다.


홍승혜, 〈Digital Carpet〉, 2021. Adhesive vinyl sheet on floor, 가변 크기  © 홍승혜, 원앤제이 갤러리

홍승혜, 〈Light Upon〉, 2021. 플래시 애니메이션, 개러지 밴드  © 홍승혜, 원앤제이 갤러리


이번 전시는 이러한 시대에 작가들이 취하는 유머와 희극성을 단순히 즐거운 관람, 또는 일시적인 통합을 위한 것으로만 치부할 수 없음을 전제한다. 세 작가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유머의 전략이 유효한지, 어떠한 예술 정의를 전환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