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헤드, 방정아·주한별 2인전 《파리 Flyers》 개최



📅 2026.5.1(금) - 2026.6.20(토)

🏛️ 뮤지엄헤드

📍 서울 종로구 계동길 84-3, 1층

⏰ 12:00 - 19:00 (일·월 휴관)

❓ museumhead.seoul.team@gmail.com / 02-742-9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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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헤드가 방정아, 주한별의 2인전 《파리 Flyers》를 오는 6월 20일까지 선보인다. 

전시 제목의 ‘Flyers’는 전단, 이른바 삐라를 뜻한다. 누군가 공중에 흩뿌린 얇은 종이들이 예기치 않은 순간 사람들 사이로 스며들듯, 이번 전시는 회화가 어떻게 이미지 이상의 ‘발화’가 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전시는 서로 다른 세대와 감각을 지닌 두 작가의 작업을 나란히 놓는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방정아는 1990년대 민중미술의 영향 아래 사회 구조와 집단성, 환경과 지역 문제 등을 꾸준히 회화 안으로 끌어들여 왔다. 하지만 그의 화면은 직접적인 구호 대신 우화와 환상에 가까운 풍경으로 현실을 비튼다. 예컨대 ‘〈폭격(착시)〉’는 북한 미사일 뉴스가 반복되던 시기, 산책 중 떨어지는 배 소리를 폭격으로 착각했던 경험에서 출발한다. 불안은 뉴스 바깥의 감각으로 번역되고, 회화는 현실을 설명하기보다 몸에 스며드는 감각으로 남는다. 


특히 야외 설치작 ‘〈욕망의 거친 물결〉’은 폐현수막 위에 다시 그려진 거대한 파도 이미지로, 가까이에서는 전체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멀리서 바라볼 때 물 위를 떠다니는 얼굴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며 햇빛과 물에 의해 서서히 바래고 사라질 이 작업은, 오늘의 욕망과 군중의 초상을 임시적이고 불안정한 상태 그대로 노출한다. 


반면 1994년생 작가 주한별은 포스터와 훼손된 이미지의 상태에 주목한다. 거리의 광고지와 선전물, 시간이 지나 찢기고 닳아버린 종이 표면들에서 그는 메시지가 소비되고 망각되는 과정을 읽어낸다. 작가는 포스터가 가진 선명한 전달 욕망과 동시에, 그것이 무력해지는 순간의 감각을 회화로 옮긴다. 


이번 전시의 신작들에서는 말풍선, 막힌 신경 다발, 가위질되는 생각의 꼬리 같은 이미지들이 반복된다. ‘〈이빨 좀 보여줘봐〉’에서는 부서진 치아 사이로 흰소리만 새어 나오는 입이 등장하는데, 이는 동시대적 무력감과 말하기의 죄의식을 암시한다. 작업은 단순히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지금 내가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자체를 회화 안으로 끌어들인다. 


《파리 Flyers》가 흥미로운 이유는 두 작가가 모두 회화를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흔들리고 퍼져나가는 상태로 다룬다는 점에 있다. 종이와 천, 폐현수막 같은 얇고 쉽게 훼손되는 재료들은 작품이 영구적인 대상으로 남기보다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신호처럼 존재하게 만든다. 전시는 오늘날 넘쳐나는 이미지들 사이에서, 여전히 우리를 멈춰 세우는 장면이 가능한지를 조용히 묻는다. 빠르게 소비되고 스쳐가는 화면들 속에서, 관객은 오히려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각 앞에 오래 머물게 된다.


이미지 제공 뮤지엄헤드 & 작가, 촬영: CJY ART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