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아리박물관, 나시족 특별전 ‘기록하는 민족, 나시족’ 개최… 유네스코 기록유산 동파문자 조명



📅 2026.5.1(금) - 2026.11.30(월)

🏛️ 예아리박물관 특별전시실

📍 경기도 용인시

⏰ 박물관 운영시간 내 관람

❓ 예아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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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문자가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일상의 언어와 종교 의례 속에서 사용되고 있다면 어떨까. 경기도 용인의 예아리박물관이 중국 운남 지역 소수민족 나시족의 문화와 기록유산을 조명하는 특별기획전 ‘기록하는 민족, 나시족(The Cultural Heritage of the Naxi: Chroniclers of Ancient Wisdom)’을 통해 그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2026년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나시족이 수백 년 동안 계승해 온 동파문자를 중심으로 기록과 신앙, 생활문화가 어떻게 하나의 문화 체계를 이루어 왔는지를 살펴본다. 오늘날 디지털 환경 속에서 기록의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문자를 통해 공동체의 기억과 세계관을 이어온 한 민족의 역사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전시의 중심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파문자가 있다. 중국 운남성 여강 일대에 거주해 온 나시족의 제사장인 동파들이 경전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한 이 문자는 약 1400여 개의 기호로 구성된 상형문자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물의 형태를 직관적으로 담아낸 문자들은 언어이자 그림이며, 기록이자 예술의 형식을 동시에 보여준다.


전시장에서는 나시족의 정신세계를 담은 동파경을 비롯해 의례에 사용된 법구와 목조 신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문자로 기록된 신화와 우주관이 실제 신앙과 의례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됐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구성이다. 또한 전통 의복과 생활 유물도 함께 전시돼 기록문화가 공동체의 일상과 어떻게 연결돼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나시족의 생태적 세계관이다. 동파교는 인간과 자연을 이복형제로 바라보며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를 곧 공동체의 질서를 해치는 일로 인식해 왔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성찰해야 하는 기후위기의 시대에 이러한 관점은 오래된 전통을 넘어 동시대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전시장에서는 동파 상형문자를 활용한 도자기 굽기 체험이 진행돼 관람객들이 고대 기록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볼 수 있다. 문자와 예술, 체험이 결합된 구성은 기록유산을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에도 살아있는 문화로 바라보게 만든다.


예아리박물관 임호영 관장은 “그림처럼 신비로운 문자 속에 담긴 고대인들의 지혜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한 민족의 독특한 문자 체계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록이 어떻게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되고, 공동체의 기억을 이어가는 도구가 되는지를 보여주며 오늘의 관람객에게도 기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사진 제공: 예아리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