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SURFACE》 - 이눅희 핀란드 사진전


2020. 11. 11 - 2020. 12. 20

캐논 갤러리

위치: 캐논 플렉스 B1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217)

관람시간: 11AM - 8PM

전시 문의: 010-8786-2076



▶ 덴마크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사진작가 이눅희의 화각에 담은 핀란드


SURFACE 전시의 첫 단추는 지난해 당시 주한핀란드무역대표부 김윤미 대표와 디자인프레스의 기획, 핀란드 관광청의 후원, 이눅희 사진작가의 참여로 이루어진 ‘핀란드 아트투어’ 기획 여행이었다. 유례없는 팬데믹으로 국가들은 여행자들을 향한 문을 폐쇄했다. 일상의 활력소이자 숨구멍이었던 해외여행이 언제 다시 가능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 가운데 2020년의 끝자락을 잡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모두 여행계획으로 들떠있었을 올여름, 사람들은 우울했고 해외여행은 커녕 국내 여행도 쉽지 않았다. 모두 움츠러들었고 자유의 제약으로 정신적 피로감은 커졌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디자이너 마인드> 저자이기도 한 핀란드 전문가 김윤미 대표가 이눅희 사진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윤미 대표) “눅희씨, 핀란드 아트투어 다녀온 사진들 아직 잘 가지고 있지요?  다들 여행도 못 가고 힘들어하고 있는데 우리 핀란드 여행 다녀온 사진으로 답답한 마음들 조금 달래주면 어떨까요? 눅희씨 핀란드에서 찍었던 사진들 진짜 너무 좋은데.” 

(이눅희 사진작가) “좋습니다! 잃어버린 여행으로 다들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여행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전시라면 해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두 번째 단추를 끼웠다. 언제나 열려있을 것만 같았던 우리의 여행 이야기, 잠시 묻어 두었던 여행 사진들을 다시 꺼내 들었다.


ⓒ 이눅희 (사진제공: 김윤미 대표)


SURFACE에서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핀란드 근대 미술, 음악, 문학 예술가들에 관한 이야기, 싱그러운 숲과 사우나, 오래된 옛 수도의 성 등 핀란드 남서부 해안 도시들을 만날 수 있다.  헬싱키에서 40km 정도 떨어진 마을 투술라 Tuusula는 핀란드 근대 예술의 성지이다. 수도 헬싱키에서 벗어나 고요한 가운데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임과 동시에 문화소비 중심지인 헬싱키와 가깝고 기차로 연결되어 아티스트들에게는 최적의 조건이었다. 투술라는 20세기 핀란드 음악의 아버지 얀 시벨리우스, 핀란드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페카 할로넨 Pekka Halonen과 에로 예르네펠트 Eero Järnefelt, 19세기 핀란드 문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인 알렉시스 키비 Alexsis Kivi와 열 두번이나 노벨문학상에 노미네이트된 유하니 아호 Juhani Aho 등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거주한 호숫가 마을이다. 그들은 집의 터를 고르고 건축을 하는 과정부터 입주 후 창작 활동과 일상생활, 그리고 자녀들의 양육까지 서로 가족처럼 끈끈하게 지지하고 도우며 온전한 공동체로 살았다. 미술, 문학, 음악이라는 서로 다른 예술의 영역에서 대가들을 존경하고 존중하며 삶에서 부족하고 힘든 부분들을 채워주었다. 이 위대한 예술가들이 살고 생을 마감했던 투술라의 집들은 지금 모두 박물관이 되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이눅희 (사진제공: 김윤미 대표)


SURFACE가 안내하는 또 다른 핀란드의 작은 마을은 피스카스 빌리지 Fiskars Village. 투술라가 20세기의 예술인 공동체였다면 피스카스는 21세기 현대 예술인 마을이다. 1649년부터 제철공장이 들어서며 핀란드 제철 산업의 중심시가 되었던 마을이자 핀란드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스카스 FISKARS가 탄생한 곳이다.  ‘제철 산업지’라고 하면 어둡고 스산한 콘크리트나 철근 등을 떠올리겠지만 사실 핀란드에서 제철 시설이 형성되려면 숲과 강이 주변에 있어야 했기에 지리적 조건이 매우 아름답다. 물론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산업 시설을 짓고 유지해왔기에 지금도 핀란드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마을로 수백 년을 존재해 올 수 있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1970년대 석유파동, 1980년대 산업 공동화 등을 거치며 피스카스의 산업유산은 텅 빈 유물로 변해가고 있었지만, 이 변화의 시기에 예술인들이 피스카스로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마을은 새로운 활력을 회복했다.


ⓒ 이눅희 (사진제공: 김윤미 대표)


SURFACE의 마지막 여행지는 핀란드에서 스웨덴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해안 도시이자 13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 핀란드 수도였던 투르쿠 TURKU.  600여년간 ‘스웨덴의 동쪽 땅’이었던 핀란드를 다스리기 위해 투르쿠는 스웨덴 왕가가 자주 방문하던 중요한 전략 도시였다. 따라서 왕이 머물 수 있는 성이 필요했다.  1280년대부터 건축이 시작되어 수 백 년 간 기능과 용도가 변화하며 모양이 바뀌어온 투르쿠 성은 지금도 도시에서 가장 무게를 갖는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이 투르쿠 성은 방어 요새이자, 궁정이자, 동시에 감옥이었다.


이눅희 작가는 “SURFACE 전시 명 그대로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지난 날의 여행을 다시 표면 위로 끌어올렸다. 여행의 상실감에 빠진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치한 캐논플렉스의 지하 1층에 위치한 캐논 갤러리에서 오는 11일부터 12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입장료 무료) .  전시 기간 중 작가 이눅희와 기획자 김윤미의 핀란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와 다양한 토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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