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검은 숲》 - 김한별, 안재원 2인전


📅 2022. 11. 17 - 2022. 11. 22

🏛️ 아이테르

📍부산 동구 범일로 65번길 21, 4F

⏰ 10am - 6pm

❓(문의)


© 김한별, 안재원


아이테르에서 김한별, 안재원 작가의 2인전이 11월 17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다.


전시는 '무의식의 숲을 거닌다’는 기획으로부터 출발하였다. 관람객이 전시장 안에 들어왔을 때 마치 깨어 있는 상태에서 꿈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전시장 전체를 흰색 천으로 감싸서 흰색 장막 안의 공간으로 만든다. 이 곳은 상징, 동시성, 감정, 비합리성 같은 무의식의 법칙이 적용되는 꿈과 같은 공간이다. 두 작가는 커다란 천, 회화, 오브제, 사운드 등을 통해 상상의 숲을 구성한다.


© 김한별


의식과 무의식의 무게추를 맞추다 

이 프로젝트는 '무의식'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됐다. 현대 사회에서 의식과 논리는 그 가치를 인정받는 데에 비해, 무의식, 직관, 꿈, 감정, 동시성 등은 인과가 없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무의식과 의식이 동등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세상에 의식 쪽으로 기울어진 무게추를 맞춘다는 의미에서 전시를 기획하였다.


© 안재원


전시 관람이 ‘적극적 명상‘ 이 되는 경험

두 작가는 프로이트, 칼 융 등이 말한 무의식과 꿈의 중요성에 대해 연구하며 '꿈작업, 적극적 명상' 등을 함께 공부해왔다. 이를 토대로 이번 전시를 하나의 거대한 '적극적 명상'을 하는 과정으로 만들고자 한다. 마치 사람들의 의식 속으로 초대장을 보내는 것처럼, 전시장 안으로 무의식의 이미지를 불러온다. 의식이 기피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무의식으로 밀려난 부분들을 마주하고 바라보며, 자신 안의 존재들을 자연스럽게 알아차리고 직면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전시 자체가 하나의 '적극적 명상' 퍼포먼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김한별, 안재원


전시 서문


이제 당신은 처음 보는 숲으로 들어선다. 낯설고 기묘한 풍경들이 조금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이 숲은 오래 전부터 당신 안에 존재해왔던 숲이다. 존재했지만 모르는 숲, 한 번도 밟지 않았던 땅, 외면했던 풍경이다. 

   

이 전시는 무의식으로 밀려난 감정들을 바라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감정들을 경험하지만, 대부분 그냥 지나치거나 잊어버린다. 기쁨, 감사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은 쉽게 수용되지만 우울, 불안,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거부당한다.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거부당한 것들, 모호한 것들, 채 이해되지 못한 것들은 무의식으로 밀려난다. 


© 안재원


전시장 안의 거대한 숲은 바로 그 밀려난 감정들의 공간, 우리 내면의 무의식을 상징한다. 보는 이들은 잠시 무의식 안에 들어와 머무를 수 있다. 그동안 외면했던 세계를 직접 걷고 밟고 만지고 직면하는 경험을 통해 내 안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하나의 ‘적극적 명상’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무의식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은 ‘꿈’이므로 우리는 꿈의 이미지를 빌려 무의식의 감정들에 실체를 만들었다. 무의식 안의 감정들은 초현실적인 숲의 풍경으로, 이상한 존재로, 다양한 가면의 얼굴들로, 얼굴 없는 몸이나 식물의 형태로 나타난다. 


당신은 이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이상하고 기묘한 무의식의 이미지를 바라볼 수 있다. 의식이 기피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무의식으로 밀려난 감정들을 마주하며, 자신 안의 존재들을 자연스럽게 알아차리고 직면하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