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건축무한육면각체≫ - 김도균, 서재정


📅 2022. 06. 02 - 2022. 06. 24

🏛️ 큐레이터의 아뜰리에

📍서울 양천구 가로공원로105 정헌빌딩 4층

⏰ 화-토 11:00-18:00 (일, 월, 공휴일 휴무) 

070-7629-0629 | curator_atelier49@naver.com



<건축무한육면각체>전은 건축 공간의 일부를 대상으로 삼아 심리적 공간을 구현한 김도균의 사진과, 서재정의 회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작가 이상이 1932년 발표한 연작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전시 제목으로 삼은 것은 이상의 시가 실제 동경에 위치한 미츠코시 백화점 니혼바시 본점의 내부 형태를 잘 묘사했기 때문이며, 이는 김도균과 서재정이 건축 공간을 실제 경험하고 각자의 매체의 특성을 바탕으로 시각화했다는 유사점 때문이다.


김도균, w.pl-41, 100x78cm, C-print mounted on Plexiglas with wood frame, 2011


김도균은 각 사진 연작의 제목을 <sf. Sel-12>, <w. dk-1>, <a. P-4>, <f. Ws-1>과 같이 정해왔는데 그것은 마치 이상의 난해한 시처럼 해독이 필요한 암호로 보이기도 한다.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건물을 바라보는 측면과 카메라가 빛을 밝기와 색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칭하는 영어 단어의 약자를 제목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번에 전시될 작업 <W>연작은 Wall(벽), Winkle(각), White(흰색)를 상징한다. 건축물의 내부에서 선이 만들어낸 모서리를 촬영한 것으로 양각처럼 볼록하게 보이다가 때로는 음각처럼 오목하게 보이는 착시의 경험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김도균이 이처럼 건축물의 기하학적 요소에 관심을 가지고 카메라로 공간을 담는 일련의 사진 작업은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평면으로 전환시키면서 입체감을 상실시키는 대신 흑백의 음영으로 인해 빚어지는 시각적인 환영을 즐기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서재정, Illusory Pattern_O-2, oil on shaped canvas, 92x92x8(h)cm, 2020


서재정은 <불확정성 유기적 공간>, <유연한 공간>, <Illusory Pattern>(2020) 등의 연작을 통하여 건축적 구조와 요소를 재조합하면서 심리적인 공간을 그려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건축물의 정보나 개성을 지우거나 원근법을 해체하는 등 실제 공간을 가상의 비물질적 공간으로 치환시킨 것이 특징이다.


<불확정성 유기적 공간>이 공간을 해체하여 다시 조합함으로써 ‘현실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을 교차시킨 비정형의 입체 작업이라면 <유연한 공간>은 드로잉 개념을 가진 평면 작업이다.


이 전시에 구성될 <Illusory Pattern> 연작은 사각형 캔버스가 아닌 다양한 형태와 모양을 갖춘 캔버스인 Shaped Canvas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2차원과 3차원이 교차하는 새로운 환영적 공간을 창출한다. 어긋난 소실점과 블루와 그린 색의 그라데이션이 만드는 착시효과는 실제와 가상의 공간이 혼재하는 ’관계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서재정이 현실과 비현실, 이성과 감성, 계획과 우연, 질서와 위반 등의 상반되는 개념을 품고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오가는 행위는 김도균이 선과 면을 만나게 하는 드로잉의 기본 구조에 카메라로 프레이밍하면서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넘나드는 행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두 작가의 작업이 실재 공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하고 독특한 조형 감각을 형성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전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