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AFTER, IMAGE≫ - 설고은 개인전


📅 2022. 05. 14 - 2022. 06. 10

🏛️ 스펙트럼 갤러리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11-22

⏰ 화~토 오후 12시~오후 7시 | 매주 일, 월 휴관

02-6397-2212 | spectrumgallery2020@gmail.com


새로울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한 새로운 이미지와 영상은 언제나처럼 일정하게 빠르게 쉼없이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지나쳐버리고 건조한 문법으로 녹아 내린다, 캔버스에 아크릴, 130.3 x 130.3cm, 2022 © 설고은, 스펙트럼 갤러리


손가락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던 이미지들은 하지만 그것과 맞바꾼 뭉텅이의 시간처럼 한데 뭉쳐 벌써 어렴풋해졌다. 무언가를 가만히 바라보다 시선을 옮길 때면 간신히 실루엣만 남은 뿌연 잔상이 두둥실 따라붙곤 한다. 마치 떠나지 말라는 듯이 눈에 매달리지만 깜빡임 몇 번에 금세 사라진다. 뭉글한 형상으로 얼핏 기억하는 잔상을, 그렇게 웅얼거리는 희미한 흔적들을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아채 캔버스에 뚜렷이 흡착시킨다. 네모난 화면이 까맣게 뒤덮이기 전 빛을 뿜어내던, 지난밤의 잔상들에 물감의 이름으로 색을 할당하고 순서와 투명도로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미끄러져나가던 그것들을 붙잡는다. 다시금 이미지로 만들어낸다. 


모르는 사람들이 모르는 장소에서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들을 무력하게 보는 새벽 2시 28분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반복되며 일상에 예기치않은 흔적을 남긴다, 캔버스에 아크릴, 130.3 x 130.3cm, 2022 © 설고은, 스펙트럼 갤러리


 이제 이미지가 옮겨진 캔버스를 바라본다. ‘무엇’보다는 ‘어떻게’가 먼저 보인다. 모두 와글와글 빈틈없이 꽉 채워져 있다. 이제 좀 더 훑으며 구분하고 구별해본다. 설고은의 캔버스는 두개의 요소로 구성되어있다. 갖가지 네모들과, 이리저리 활보하며 벋친 얇고 두꺼운 곡선으로 뒤덮여있다. 붓 대신 에어브러시를 거친 물감은 발려있다기보다는 입자로 흩뿌려져있고, 그렇게 형상들은 미약하게 울퉁불퉁한 캔버스의 표면을 메꾸어가며 안착된다. 선명하게, 혹 반투명할지라도 뚜렷하게 각자 자리를 차지한다. 같은 자리를 공유하며 겹을 이루더라도 물리적인 높이를 생성하지는 않는다. 쌓이고 쌓이지만 두툼해지지는 않는다. 대신 투사되듯 겹치고 겹쳐 캔버스 표면에 더욱 찰싹 달라붙는다. 


 Mail, Notes, Safari, Instagram, Notes, Safari, Karrot Market, Safari, Notes, Instagram, Notes, 설고은, 200 x 150cm(50x50cm 12점), 2022 © 설고은, 스펙트럼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