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半:反[반:반] ≫ - 김동형, 박나은


2021. 09. 15 - 2021. 10. 12

아트램프 온라인 전시관

위치: artlamp.org/ban-ban

관람시간: 상시 관람

전시 문의: young@artlamp.org



흑백은 흔히 악과 선으로 표현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은 악과 선 중 어느 것에 해당할까 하는 의문으로부터 본 전시는 시작되었다. 고도로 진화된 도시 속에 스며든 우리는 어쩌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을 잊고 산 것은 아닐까.

자연은 부자연과 공존한다. 일상 속 부자연은 자연현상에 타격을 입는다. 결국 모두가 자연의 이치로 인해 변화한다. 그렇다면 변하지 않는 것은 어디에 있는 걸까. 불변의 본질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전시 전경 © 아트램프.


전시 ≪半:反 [반:반]≫은 이러한 관점에서 공간을 통해 자연과 부자연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김동형, 박나은 작가를 초대하여 독특한 동양화의 세계로 이끈다. 김동형(b.1992)은 '백색(白色)'을 통해 자연과 인위의 상생을 표현한다. 흔히 청결과 고독을 의미하는 백색을 작가만의 의미로 재해석해 비움과 채움의 역설을 나타낸다. 박나은(b.1992)은 관계를 '집'에 빗대어 표현한다. 작가에게 집이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 속에서 느끼는 내면의 관계를 타이포그래피 형식으로 나타낸다.



전시 전경 © 아트램프.


본 전시는 단순히 공간의 역할을 하는 건물의 의미에서 벗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의 일부분이 되는 과정을 담는다. 낡아서 녹이 슨 벽, 한밤의 반딧불이 같은 전등의 불빛 등 우리에겐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운 이미지를 포착한다. 이를 통해 자연과 부자연의 경계 그리고 순환을 이야기한다.

본 전시는 김동형, 박나은의 작품을 통해 감상자에게 의견을 묻는다. 총천연색이 가득한 일상 속, 오히려 색을 덜어냄으로써 사색에 잠겨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


김동형, Equilibrium#210629.112, 한지 및 혼합재료, 116.8x72.7 cm, 2021. © 김동형, 아트램프.


김동형 작가는 자연과 인위의 상생을 백색(白色)을 통해 나타낸다. 백색(白色)은 대개 청결, 위생, 정직 그리고 고독과 공허를 상징하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가는 세월이 쌓임에 따라 보편적으로 알려진 백색의 의미를 깨고 본인만의 정의를 내린다. 작가에게 백색은 작품을 원점으로 돌리는 행위 그 자체다.

우리는 흔히 무언가를 지우기 위해 하얗게 덮는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백색은 채워진 화면 속 무언가를 덜어내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작가 역시 이미 완성된 작품을 지우기 위해 백색으로 덮었고 이는 비움의 행위이자 동시에 화면을 다시 채우는 역할을 했다. 그에게 백색은 비움과 채움의 공존이자 순환이라는 새로운 의미로 정착하게 되었다. 이 과정은 회귀성을 담는다.

작품은 건축물의 내벽과 외벽을 형상화해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든다. 이러한 벽들은 부자연스러운 존재지만 자연 현상에 타격을 입어 녹이 쓸 거나 균열이 생긴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인위와 자연의 상호성을 띠고 있음을 의미한다. 작가는 작업의 바탕 즉, 재(材)에 먼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형성되어야 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의미 형성을 위해 아크릴릭필러와 한지를 작품의 대표적인 재료로 쓴다. 아크릴릭필러는 실제 건축 현장에서 쓰이는 재료 중 하나로 인위를, 한국의 전통 종이인 한지는 자연을 상징한다. 완성된 바탕-재에 여러 겹의 색들을 칠하고 말리고를 반복하여 이미지를 쌓아 간다. 그리고 작가는 다시 백색으로 모두 덮어가며 작업을 마무리한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전부 백색의 형상을 띠고 있어 시각적으로 매우 차분한 느낌을 선사한다. 그러나 작품을 가까이서 하나씩 뜯어본다면 복잡하게 얽혀있는 수많은 겹의 색이 화면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자연과 인위는 서로 의존하는 관계 속에 놓여있다. 자연 속 존재하는 인위의 모든 것들은 순환한다. 김동형 작가는 넘치는 불안의 현대 사회 속,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상생과 순환을 이해하고, 이에 순응하는 것이야말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다.


박나은, 이웃 (흑), 판넬에 혼합재료, 31.8x40.9cm, 2019.© 박나은, 아트램프.


박나은 작가는 사회가 이루어지는 삶의 모양을 집에 빗대어 표현한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서로 관계를 맺는 모습을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먹과 한지의 특성을 이용해 집 즉,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들이 스며 들어가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거시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작가는 이제 자기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 이야기 속에서 나의 모습에 대해 고찰한다. 작가에게 집이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 발현되는 굉장히 개인적인 공간으로 정의된다. 작가 본인이 내린 집의 정의를 통해 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내면의 관계를 들여다본다.

작가는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만 자아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통해 자신을 알아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 관망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과 대상 사이의 직접적 관계를 통해 겪어나가는 작가 자기 모습을 수집한다. 그러나 그 모습은 불확실성을 띠고 있는 개인이 되었고, 이 괴리감으로 인해 작가는 혼란을 느낀다.

이러한 괴리감은 작가 자신을 이루고 있는 것들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하도록 만든다. 이 고찰은 드로잉 형태를 닮은 타이포그래피로 표현된다. 작품을 통해 작가는 내면의 감정을 표출함과 동시에 시각적으로 바라보며 자아에 대한 고찰을 심화시킨다.



About Artists


김동형

김동형(b.1992)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New Age Art (올미아트스페이스, 2020), From Neglected Consciousness to Equilibrium (갤러리 너트, 2019), 아티스티 레지던시 개인전 (이너트론, 2018) 등의 개인전 경력이 있다. 참여한 단체전으로는 ART collective; on&off (롯데갤러리 광복, 2021), 불안한 오늘 (아트스페이스 이색, 2021), 북구예술창작소 입주예술가 소개전, The Begin Ning (감성갱도2020, 2021) 등이 있다. 고양시 문화예술진흥 통합 공모 지원사업 고양문화다리 신진예술가부문 최종선정(고양문화재단, 2021), 제15회 도솔미술대전 한국화부문 대상(천안미술협회, 2017)에서 수상했다.


박나은

박나은(b.1992)은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을 졸업했다. 개인전으로는 1인칭 주인공 시점 (스튜디오 습관, 2021)이 있다. 참여한 단체전으로는 오픈스튜디오 [  ]and I (스튜디오 습관, 2020), 제로지점 (갤러리 인사아트, 2019), 제2회 오픈스튜디오 B-141 (동국대학교, 2019) 등이 있다. 현재는 예술의 전당 8월 청년미술상점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21)에 참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