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오늘, 순간, 감정》 - 송승은, 오지은, 이미솔


2021. 01. 22 - 2021. 02. 28

아트사이드 갤러리

위치: 종로구 자하문로 6길 15 (통의동)

관람시간: 화요일 - 일요일 10 am - 6 pm | 월요일, 공휴일 휴관

전시 문의: 02-725-1020 / info@artside.org


아트사이드 갤러리는 2021년 1월 22일부터 2월 28일까지 그룹전 《오늘, 순간, 감정》을 개최한다. 이는 신진작가 지원전으로서, 역량 있는 신진 작가에게 폭넓은 작업 기회를 제공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아트사이드 갤러리의 새해 첫 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는 독자적 시선과 창의적인 표현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젊은 작가 송승은, 오지은, 이미솔 3명을 소개한다.



송승은(Song seung eun)은 흐릿한 경계와 군상 표현을 통해 현 시대의 묘한 분위기를 재현한다. 그러나 그것은 장면 자체라기보다는 작가 자신이 경험한 기대와 실망의 순간, 그리고 현 시대의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송승은은 거짓이 없는 솔직한 세계를 꿈꾼다. 작가는 흐릿한 인물 표현을 통해 군상을 표현하며 그 안에서는 무엇인가 터질 것만 같은 ‘분위기’가 감돈다.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에는 허구의 사실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정확히 재현되지는 않는다. 그저 어떤 분위기로만, 묘하게 어긋난 감정과 인물 간의 거리로만 추측할 수 있을 뿐, 내러티브는 파편화되어 형식 안에 침잠한다. 송승은의 작품이 “무섭고도 귀여운“ 데에는 드러날듯 드러나지 않는 타인의 모호함과 결코 진실에 도달할 수 없다는 불안감, 그리고 그것의 불합치성에 이유가 있다. 작가가 기대하는 순간은 언제나 너무 빨리 사라져 실망감으로 대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기대하게 되는 그 순간을 붙잡기 위해 송승은은 오직 분위기로만 존재하는 어떤 세계를 계속해서 붙잡는다.


송승은, 거짓말을 만드는 사람2, Liar2, 2020, oil on canvas, 72.7x72.7cm
송승은, 세잔의 방, 2020, oil on canvas, 45.5x45.5cm


오지은(Oh Jieun)은 흔들린 피사체를 담아내는 듯한 표현을 통해 왜곡된 이미지, 사라지는 감정을 포착하려 한다. 작가는 포착하는 순간 지나가는 감정을 담아두기 위해 ‘불가능한 작업’을 계속한다. 도망가고 왜곡되는 순간을 붙잡기 위해 독창적인 내러티브를 전개한다. 작가가 담아내는 이미지는 흐릿하다. 그것은 마치 너무 빠른 셔터스피드에 흐릿하게 새겨진 단면을 보는 것만 같다. 스스로를 이상주의자이자 허무주의자로 자칭하는 작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포착하는 순간에 사라지는 감정을 담는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한 작업일지도 모른다. 사진이 결코 렌즈 왜곡을 피할 수 없듯, 회화 역시 순간의 감정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계속 다가가고 싶은 욕망을, 순간에의 염원을 거친 터치와 흐릿한 경계에 담아내려 한다. 그것이 왜곡된 진실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과거의 기억, 사진으로만 남은 흐릿한 잔상을 더듬는 방식으로 순간과 감정의 관계를 계속해서 탐구한다.


오지은, 늪지가 돼 버린 공원, oil on canvas, 116.8x91.0cm, 2020
오지은, 쓸어 모아, oil on canvas, 53x40cm, 2020


이미솔(Lee Misol)은 감정이 표현되는 순간인 예술 자체를 탐구한다. 작가는 예술이 호명되기 이전의 장소인 작업실, 작업과정에 주목하며 작업하는 순간 사라지는 작업의 흔적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작업이 진행될수록 작가가 주목하는 사물은 사물과 비非사물에 경계에 놓인 흔적들로써, 당연히 ‘없는 것’으로 취급되지만 사실은 작업 과정 자체인 것들을 지시한다. 그 중에서도 붓질은 가장 전면에 드러나지만 쉽게 간과되는 것으로 작가가 재현하고자 하는 비의도적인 흔적을 의미한다. 이처럼 작가는 소외되는 과정의 잔상, 미시 세계의 티끌을 무심하게 재현한다. 그것은 애정 어린 포용이라기보다는 생산-소비-배출-회수의 어떤 순환 관계에 가깝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재현과 추상 사이의 순환하는 흐름을 포착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작업 방식으로 세계를 개진한다.


이미솔, 작품40, 2020, 패널에 유채, 32x32cm
이미솔, artistic tape 1, 2019, 캔버스에 유채, 83.0x116.8cm


세 작가는 모두 감정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너무 빨리 변화하는 시대, 사라지는 이미지를 순간의 이미지를 포착하려 한다. 아트사이드는 2021년 첫 기획전을 통해 유례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세 명의 젊은 작가를 소개하고, 이들과 함께 동시대 예술가가 포착하는 순간과 감정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너무 빨리 지나가는 이미지의 시대, 무제한으로 확장되는 연결의 시대, 그러면서도 단절과 중지를 요구하는 모순된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진 제공: 아트사이드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