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8.18(화) - 2026.9.17(목)
🏛️ 이당미술관
📍 전북 군산시 구영6길 108
📅 2026.9.20(일) - 2026.10.19(월)
🏛️ 스페이스 458
📍 서울 마포구 동교로17길 37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박물관협회
운영 및 기획 이당미술관, 시스터후드

한국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신화와 설화 속 존재부터 죽은 자의 길을 안내하던 꼭두, 복과 평안을 기원하는 부적과 길상 이미지까지.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일상 가까이에는 현실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많은 이미지와 이야기가 존재해왔다.
이러한 상상의 흔적을 동시대 미술의 시선으로 다시 살펴보는 《환영의 밤: 한국적 상상력의 세계》가 군산 이당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9월 17일까지 군산에서 열린 뒤 9월 20일부터 서울 스페이스 458로 자리를 옮긴다.
전시에는 고보연, 김원, 노진아, 노한솔, 유현미, 이승연, 전혜림, 정진, 정해나, 허승희 등 동시대 작가 10인이 참여해 회화와 조각, 설치 등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가 말하는 ‘한국적 상상력’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꿈과 기억, 신화와 염원이 일상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방식에 가깝다. 전시는 서로 다른 시간과 기억이 중첩되는 풍경, 현실과 그 너머를 잇는 경계적 존재, 삶의 안녕과 소망을 담은 길상적 이미지라는 세 가지 흐름을 따라 이러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전시 전경 | 노한솔, 노진아
오래된 이미지는 오늘의 작가들에게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호출된다. 노진아는 전통 장례 의식에서 망자의 길을 안내하던 꼭두를 인공지능 대화형 로보틱스 조각으로 변환한다. 과거의 꼭두가 산 자와 죽은 자 사이를 매개했다면, '꼭두 시리즈'(2025)의 AI 꼭두는 가상과 실제의 경계에서 관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간다.

전시 전경 | 이승연
이승연 역시 설화와 신화, 지역의 전통 신앙과 오래된 상징을 작업의 재료로 삼는다. '여행의 부적'(2020)과 '당신은 누군가의 꼭두'(2019)처럼 과거의 믿음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철, 실크스크린, 금박 등의 매체로 옮기며 오래된 이야기가 오늘의 공간과 사람 사이에서 다시 번역되는 과정을 살핀다.

전시 전경 | 유현미, 정진, 전혜림
‘상상의 풍경’ 역시 여러 모습으로 등장한다. 전혜림의 '이어진 산수' 연작은 서로 다른 출처에서 가져온 산과 구름, 물의 이미지를 분절하고 재배치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풍경을 만든다. 정진은 사실적인 풍경 위에 만화와 그래픽 이미지, 신화와 동화 속 모티프를 중첩한다. 익숙한 산수와 설화는 그대로 재현되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과 이미지가 뒤섞이는 새로운 장소가 된다.
복과 안녕을 바라는 오래된 마음도 전시를 관통한다. 유현미의 화면에는 사슴뿔과 거북, 복숭아, 새처럼 한국 전통회화의 길상적 도상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가 등장한다. 작가는 회화와 조각, 설치, 사진을 결합해 실제 공간을 비현실적인 이미지로 전환한다. 허승희는 조선시대 연적과 백자, 필통 같은 기물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오래된 사물에 축적된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염원을 현재의 회화로 옮긴다.

전시 전경 | 김원
전통을 현재의 질문과 연결하는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원은 죽은 이를 지키던 문인석에서 기억과 보호라는 의미를 발견하고, 문인석이 들고 있던 ‘홀(笏)’을 오늘날 기억을 저장하는 스마트폰으로 치환한다. 정해나는 조선시대 책가도의 형식을 동시대 여성과 주변부 존재를 기록하는 아카이빙 공간으로 바꾸며, 전통 회화를 고정된 과거가 아닌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언어로 다룬다.
전시와 함께 한국적 상상력의 배경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강연도 이어진다. 이당미술관에서는 8월 29일 오후 2시 김용덕의 ‘오컬트와 퇴마도상’, 9월 12일 오후 2시 홍현도의 ‘경복궁 속 염과 원’이 열린다. 서울 스페이스 458에서는 10월 10일 김용덕의 ‘환상동물’, 10월 17일 홍현도의 ‘경복궁 속 염과 원’ 강연이 예정돼 있다. 9월 15일 이당미술관에서는 ‘소망을 담은 책가도_민화 그리기’ 워크숍도 오후 2시와 6시에 진행된다.
《환영의 밤》이 보여주는 것은 ‘한국적인 것’을 특정한 이미지 몇 가지로 정의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산수와 책가도, 꼭두와 부적처럼 과거에서 건너온 형식뿐 아니라 개인의 기억, 인공지능, 동시대의 불안과 욕망까지 한데 놓는다. 오래된 상징이 지금도 살아남는 이유는 어쩌면 그 안에 담긴 마음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더 나은 삶을 바라고, 불안을 잠재우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해온 마음이다.
📅 2026.8.18(화) - 2026.9.17(목)
🏛️ 이당미술관
📍 전북 군산시 구영6길 108
📅 2026.9.20(일) - 2026.10.19(월)
🏛️ 스페이스 458
📍 서울 마포구 동교로17길 37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박물관협회
운영 및 기획 이당미술관, 시스터후드
한국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신화와 설화 속 존재부터 죽은 자의 길을 안내하던 꼭두, 복과 평안을 기원하는 부적과 길상 이미지까지.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일상 가까이에는 현실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많은 이미지와 이야기가 존재해왔다.
이러한 상상의 흔적을 동시대 미술의 시선으로 다시 살펴보는 《환영의 밤: 한국적 상상력의 세계》가 군산 이당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9월 17일까지 군산에서 열린 뒤 9월 20일부터 서울 스페이스 458로 자리를 옮긴다.
전시에는 고보연, 김원, 노진아, 노한솔, 유현미, 이승연, 전혜림, 정진, 정해나, 허승희 등 동시대 작가 10인이 참여해 회화와 조각, 설치 등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가 말하는 ‘한국적 상상력’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꿈과 기억, 신화와 염원이 일상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방식에 가깝다. 전시는 서로 다른 시간과 기억이 중첩되는 풍경, 현실과 그 너머를 잇는 경계적 존재, 삶의 안녕과 소망을 담은 길상적 이미지라는 세 가지 흐름을 따라 이러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전시 전경 | 노한솔, 노진아
오래된 이미지는 오늘의 작가들에게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호출된다. 노진아는 전통 장례 의식에서 망자의 길을 안내하던 꼭두를 인공지능 대화형 로보틱스 조각으로 변환한다. 과거의 꼭두가 산 자와 죽은 자 사이를 매개했다면, '꼭두 시리즈'(2025)의 AI 꼭두는 가상과 실제의 경계에서 관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간다.
전시 전경 | 이승연
이승연 역시 설화와 신화, 지역의 전통 신앙과 오래된 상징을 작업의 재료로 삼는다. '여행의 부적'(2020)과 '당신은 누군가의 꼭두'(2019)처럼 과거의 믿음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철, 실크스크린, 금박 등의 매체로 옮기며 오래된 이야기가 오늘의 공간과 사람 사이에서 다시 번역되는 과정을 살핀다.
전시 전경 | 유현미, 정진, 전혜림
‘상상의 풍경’ 역시 여러 모습으로 등장한다. 전혜림의 '이어진 산수' 연작은 서로 다른 출처에서 가져온 산과 구름, 물의 이미지를 분절하고 재배치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풍경을 만든다. 정진은 사실적인 풍경 위에 만화와 그래픽 이미지, 신화와 동화 속 모티프를 중첩한다. 익숙한 산수와 설화는 그대로 재현되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과 이미지가 뒤섞이는 새로운 장소가 된다.
복과 안녕을 바라는 오래된 마음도 전시를 관통한다. 유현미의 화면에는 사슴뿔과 거북, 복숭아, 새처럼 한국 전통회화의 길상적 도상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가 등장한다. 작가는 회화와 조각, 설치, 사진을 결합해 실제 공간을 비현실적인 이미지로 전환한다. 허승희는 조선시대 연적과 백자, 필통 같은 기물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오래된 사물에 축적된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염원을 현재의 회화로 옮긴다.
전시 전경 | 김원
전통을 현재의 질문과 연결하는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원은 죽은 이를 지키던 문인석에서 기억과 보호라는 의미를 발견하고, 문인석이 들고 있던 ‘홀(笏)’을 오늘날 기억을 저장하는 스마트폰으로 치환한다. 정해나는 조선시대 책가도의 형식을 동시대 여성과 주변부 존재를 기록하는 아카이빙 공간으로 바꾸며, 전통 회화를 고정된 과거가 아닌 새로운 서사를 만드는 언어로 다룬다.
전시와 함께 한국적 상상력의 배경을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강연도 이어진다. 이당미술관에서는 8월 29일 오후 2시 김용덕의 ‘오컬트와 퇴마도상’, 9월 12일 오후 2시 홍현도의 ‘경복궁 속 염과 원’이 열린다. 서울 스페이스 458에서는 10월 10일 김용덕의 ‘환상동물’, 10월 17일 홍현도의 ‘경복궁 속 염과 원’ 강연이 예정돼 있다. 9월 15일 이당미술관에서는 ‘소망을 담은 책가도_민화 그리기’ 워크숍도 오후 2시와 6시에 진행된다.
《환영의 밤》이 보여주는 것은 ‘한국적인 것’을 특정한 이미지 몇 가지로 정의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산수와 책가도, 꼭두와 부적처럼 과거에서 건너온 형식뿐 아니라 개인의 기억, 인공지능, 동시대의 불안과 욕망까지 한데 놓는다. 오래된 상징이 지금도 살아남는 이유는 어쩌면 그 안에 담긴 마음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더 나은 삶을 바라고, 불안을 잠재우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해온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