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션, 인사이드 잡 개인전 ‘Axial Veil’… 골격에서 생명과 기술의 얽힘을 바라보다

📅 2026.8.22(토) - 2026.9.20(일)

🏛️ 캡션(CAPTION)

📍 서울 용산구 원효로81길 5, 2층

💬 info@caption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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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포즈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듀오 인사이드 잡(Inside Job, 울라 루친스카·미하우 크니하우스)이 서울 캡션(CAPTION)에서 개인전 ‘Axial Veil’을 선보인다. 8월 22일부터 9월 2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골격(skeleton)’을 고정된 뼈대가 아닌 침식과 변형, 생성이 반복되는 살아 있는 구조로 바라보며 유기체와 기술, 자연과 산업의 경계가 뒤섞이는 장면을 만든다.


인사이드 잡은 허구와 리서치를 결합해 환경 변화와 지정학적 역사, 신화적 서사를 탐구해온 듀오다. 장소특정적 설치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이들의 작업에는 기후 위기와 기술의 가속, 정치적 변화 속에서 형성되는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허구 역시 현실과 분리된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고 현재를 다시 읽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사용된다.


표면이 사라진 뒤에도 남는 구조

‘Axial Veil’의 출발점은 골격이다. 작가들은 골격을 표면보다 먼저 존재하고 표면이 사라진 뒤에도 남는 근원적인 구조이자, 퇴적과 생성, 유기체와 기술이 교차하는 장소로 해석한다.


전시 공간에서도 이러한 관점은 재료와 구조를 통해 이어진다. 반투명 직물이 공간을 느슨하게 나누고, 그림자 같은 프린트와 패치가 더해진 가죽을 닮은 캔버스가 벽면을 차지한다. 봉합선과 조립의 흔적은 감춰지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다른 오브제가 어떻게 결합되고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는지 드러내는 전시의 문법이 된다.


특히 ‘Entwined’(2026) 연작은 서로 다른 시간과 출처를 가진 두 식물 이미지를 하나로 얽는다. 하나는 환경 훼손과 오염, 산업시설의 흔적이 남은 포스트산업 풍경에서 촬영한 엉겅퀴다.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해독되지 않은 중세 필사본 보이니치(Voynich) 문서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식물 도상이다.


두 이미지는 디지털 방식으로 재구성되고 CNC 레이저로 절단된 금속 형태로 결합한다. 원형 철제 플랫폼과 수직 나사봉 사이에 매달린 구조는 섬세한 장식처럼 보이는 동시에 진열장이나 우리(cage)를 떠올리게 한다. 금속 표면에는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그을음이 남고, 틈 사이에는 말린 엉겅퀴가 자리한다. 정밀하게 가공된 금속과 연약한 식물의 잔존물이 만나면서 현실과 허구, 자연과 기술을 명확하게 분리하기 어려운 상태가 만들어진다.


갈비뼈와 산업 구조 사이

‘Interstices’(2026) 연작은 유기체와 인공 구조 모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갈비뼈(rib)의 형태에 주목한다. 바깥층이 사라진 뒤에도 내부를 지탱하는 갈비뼈의 구조는 작품 안에서 절단되고 다시 조립되며 해부학과 건축 사이의 모호한 형태로 바뀐다.


세 개의 오브제가 놓인 낮은 금속 플랫폼은 공장 팔레트나 컨베이어를 연상시킨다. 금속 봉이 제각기 돌출되고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은 케이블이 늘어지면서, 작품은 곧 작동할 것 같으면서도 끝내 완성되지 않는 회로처럼 보인다. 생산과 제조의 논리를 따르는 듯한 외형과 달리 세밀한 표면과 개별적인 형태는 이 오브제들을 단순한 산업적 대상으로 읽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이처럼 ‘Axial Veil’에서 골격은 생명체 내부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식물과 금속, 갈비뼈와 산업 설비, 수작업과 디지털 가공 사이를 오가며 여러 대상이 서로 의존하고 변형되는 관계 자체가 하나의 골격이 된다. 무엇이 자연이고 무엇이 인공인지 구분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과 물질이 어떻게 하나의 구조 안에서 함께 살아남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번 전시를 읽는 중요한 단서다.


울라 루친스카와 미하우 크니하우스로 구성된 인사이드 잡은 퇴적과 축적, 생명 유지 시스템을 비롯해 기후 위기와 기술적 변화가 인간의 정체성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왔다. 이들은 2026년 제2회 하나 퓨처 아트 어워드와 Młoda Polska Scholarship을 수상했으며, 오는 9월 개막하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폴란드관 참여 작가로도 선정됐다.


서울에서 먼저 펼쳐지는 ‘Axial Veil’은 단단한 뼈대처럼 보이는 것조차 끊임없는 침식과 결합, 재구성의 과정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전시장 곳곳의 봉합선과 케이블, 금속 틈에 남겨진 식물처럼 완전히 결합되지 않은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존재를 지탱하는 구조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다시 바라보게 된다.


자료 및 이미지 제공: CA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