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현, 갤더스 개인전 《한강의 아이》…풍경에서 다시 만나는 오래된 자신



📅 2026.9.1(화) - 2026.10.25(일)
🏛️ 갤더스(GALLTHE’S)
📍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91, 고메이494 한남
⏰ 11:00 - 19:30 / 매주 월요일 휴무
🎟️ 무료
02-792-7924 / contact@gallth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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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한강은 한 아이에게 잠시 숨을 고르는 장소였다. 강물과 바람, 흔들리는 나무와 멀리서 빛나는 불빛을 바라보며 아이는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들을 되뇌었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작가는 그 시절의 풍경과 마음을 다시 화면으로 불러낸다.


안소현의 개인전 《한강의 아이》가 9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서울 한남동 갤더스(GALLTHE’S)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오래된 기억에서 출발해 자연과 풍경을 매개로 과거의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작업을 소개한다.


안소현은 유화를 중심으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자연과 풍경을 따뜻한 파스텔 톤의 색채와 섬세한 붓질로 그려왔다. 그의 화면에서 강과 숲, 산과 나무는 단순히 눈앞에 존재하는 자연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 장소에 대한 기억과 감정, 상상이 겹쳐지면서 한때의 마음이 머무는 풍경으로 바뀐다.


전시 제목의 ‘아이’는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맞닿아 있다. 작가노트에 따르면 어린 시절 그에게 한강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였다. 모두가 잠든 새벽 집을 나서 강변을 걷고 물결을 바라보는 시간 동안 ‘나는 누구인가’, ‘왜 살아가는가’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답을 얻기보다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는 행위 자체가 스스로를 붙드는 시간이 됐다.


《한강의 아이》는 이 개인적인 기억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시간이 흐른 뒤 달라진 시선으로 다시 바라본다. 작품 '한강의 아이 1', '한강의 아이 2', '한강의 아이 3'과 '노을과 아이' 등에는 물과 나무, 노을, 강변의 작은 인물이 등장한다. 청록과 푸른빛을 중심으로 번지는 색채 사이에서 인물은 풍경을 압도하기보다 그 안에 작게 놓인다.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과 그를 둘러싼 공간의 관계가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지점이다.


작가에게 마음이 머무는 풍경은 한강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현재의 자연환경부터 인터넷 지도에서 우연히 발견한 먼 나라의 마을까지 시선의 범위가 확장된다. 실제로 가보지 않은 장소 역시 화면을 통해 바라보고 상상하는 동안 잠시 마음을 쉬게 하는 공간이 된다. 어린 시절 걸어서 찾아갔던 한강과 손끝으로 닿는 디지털 세계의 풍경이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안소현이 지속해온 작업의 흐름과도 이어진다. 그는 자연을 감정과 기억을 담는 매체로 바라보며 현실의 풍경과 내면의 풍경이 겹쳐지는 장면을 그려왔다. 2016년 이후 개인전을 이어왔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호반문화재단, GS EPS, 삼성서울병원, SBS 문화사업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드라마와 출판 등 다른 매체와의 협업도 이어왔다.


《한강의 아이》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일보다는 과거의 자신을 현재의 자리에서 다시 바라보는 과정에 가깝다. 한강에서 시작된 개인의 기억은 자연과 낯선 장소, 상상의 풍경으로 넓어지고, 오래전 자신을 버티게 했던 풍경이 지금의 자신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지를 되묻는다.


화면 속 작은 인물과 나무, 물빛을 따라가다 보면 풍경은 배경이 아니라 기억을 불러오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안소현이 오래전 한강에서 바라봤던 풍경과 지금 그리는 풍경 사이에는 긴 시간이 놓여 있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같은 질문이 남아 있다. 마음이 잠시 머물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는 어떤 자신을 다시 만나게 되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이미지 제공: © GALLTHE’S / 갤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