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 김 크리스틴 선 국내 첫 갤러리 개인전 《달 마음》…소리에서 마음으로 확장된 언어



📅 2026.8.26(수) - 2026.10.18(일)

🏛️ 갤러리현대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8

02-228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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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언어가 사회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탐구해 온 김 크리스틴 선이 자신의 마음과 기억, 가족, 문화적 뿌리로 시선을 옮긴다. 갤러리현대는 8월 26일부터 10월 18일까지 김 크리스틴 선의 개인전 《달 마음(Moon Mind)》을 선보인다. 작가의 첫 국내 갤러리 전시이자 갤러리현대와 함께하는 첫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매체다. 드로잉과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대형 벽화와 공공 작업 등 여러 형식을 넘나들어 온 작가는 이번에 셰이프드 캔버스(shaped canvas) 페인팅을 처음 공개한다. 자신의 마음과 기억, 가족 및 주변인과의 관계,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뿌리를 들여다본 페인팅과 드로잉 30여 점이 전시된다.


김 크리스틴 선의 작업에서 ‘소리’는 단순히 듣는 감각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미국 수어(ASL), 악보, 문자, 인포그래픽과 유머를 시각 언어로 활용하면서 소리와 언어, 권력, 접근성, 사회적 관계가 맺는 구조를 살펴왔다. 농인 문화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인 중심 사회가 당연하게 여겨온 소통의 규칙을 드러내고, 누가 말할 수 있는지, 누가 의미를 통제하는지, 어떤 언어가 공적인 공간에서 인정받는지를 질문해 온 것이다.


《달 마음》은 이러한 관심을 보다 내밀한 영역으로 확장한다. 전시 제목에는 언어와 가족, 시간에 관한 여러 층위가 겹쳐 있다. 미국 수어에서 ‘마음’과 ‘달’은 모두 관자놀이를 두드리는 움직임으로 표현된다. 영어에서도 달은 ‘once in a blue moon’, ‘many moons ago’처럼 시간과 과거를 나타내는 표현에 등장한다. 여기에 ‘달(Dal)’은 작가 딸의 이름이기도 하다.


하나의 단어 안에서 마음과 달, 딸과 시간이 연결되면서 이번 전시는 언어가 개인의 기억과 관계를 담아내는 방식에 주목하게 한다. 그동안 사회적 소통의 구조를 살펴온 작가가 이제 자신의 내면과 가족을 향해 같은 질문을 되돌려보는 셈이다. ‘달’은 특정한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기보다 작가의 삶과 언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이어주는 기호가 된다.


작품을 볼 때는 이미지뿐 아니라 화면 속 단어와 기호, 형태 사이의 관계를 함께 살펴볼 만하다. 전시 대표 이미지로 공개된 드로잉 'Mind Strong'(2025)은 종이에 목탄으로 그린 거대한 검은 형태 위에 ‘MIND’와 ‘STRONG’이라는 작은 글자를 배치한다. 짙은 목탄의 덩어리와 그 안에 드문드문 자리한 언어 사이의 간극은 김 크리스틴 선이 오랫동안 다뤄온 시각과 언어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태어난 김 크리스틴 선은 로체스터공과대학교에서 학사,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와 바드 칼리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휘트니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광주비엔날레, 베를린 비엔날레 등 여러 미술관과 국제전에 참여했으며, 2026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작업을 선보였다.


김 크리스틴 선에게 언어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투명한 도구가 아니라 몸과 사회, 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지는 감각에 가깝다. 《달 마음》은 그 시선을 사회의 소리에서 한 사람의 마음으로 옮긴다. 마음과 달을 같은 몸짓으로 표현하는 작은 언어적 우연에서 출발한 전시는 우리가 자신의 기억과 가족, 뿌리를 어떤 언어와 이미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갤러리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