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8.22(토) - 2026.10.3(토)
🏛️ BB&M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23길 10
💬 02-3674-7773

알렉스 도지, 'Dreamer', 2026,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30 × 97 cm.
뉴욕과 교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알렉스 도지(Alex Dodge)의 개인전 《Dream Weaver》가 8월 22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울 BB&M에서 열린다. 2023년에 이어 BB&M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도지는 디지털 기술과 손으로 만드는 회화 사이를 오랫동안 탐구해왔다. 3D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미지를 설계하고, 이를 스텐실과 프린팅 등 수공적 방식으로 캔버스에 옮긴다. 컴퓨터에서 출발한 비물질적인 이미지는 여러 제작 단계를 거치며 물감의 두께와 표면을 가진 물리적인 회화로 바뀐다.
《Dream Weaver》에서는 이러한 작업 방식이 ‘직물’의 구조와 만난다. 하나의 실이 일정한 규칙과 반복을 거쳐 복잡한 표면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비트와 코드의 조합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디지털 시스템과 닮아 있다. 도지는 서로 멀어 보이는 두 체계의 유사성을 회화의 원리로 끌어들인다.
흥미로운 것은 그처럼 계산된 과정에서 출발한 그림이 오히려 감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화면에는 동물이나 봉제 인형, 천으로 뒤덮인 존재를 연상시키는 형상들이 등장한다. 표정이나 의도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 모호한 대상에 연민이나 슬픔, 고독 같은 감정을 자연스럽게 투영하게 된다.
2026년작 'Dreamer'는 이러한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주황색 화면 중앙에 자리한 형상은 분홍색 모자와 노란색 천으로 몸을 감싼 봉제 인형처럼 보인다. 표면을 빼곡하게 채운 뜨개질 같은 패턴 때문에 평평한 캔버스 위의 대상은 마치 섬유로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귀엽고 친숙한 외형과 정체를 쉽게 규정하기 어려운 얼굴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 모호함은 오늘날 인간이 기술을 대하는 방식과도 맞닿는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에서도 우리는 성격과 의도, 감정을 발견하려 한다. 도지의 그림 속 존재 역시 실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기보다, 보는 사람이 감정을 부여하게 만드는 대상으로 남는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비인간적 시스템이 일상의 일부가 된 지금, 그의 회화는 인간이 무엇을 보고 ‘마음’이 있다고 판단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Everything You Ever Wanted and More'(2026)에서는 직물의 이미지가 더욱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천에는 작품 제목을 이루는 영문 문자가 뜨개질 패턴처럼 얽혀 있다. 문자는 정보를 전달하는 기호이면서 동시에 직물의 무늬가 된다. 코드와 언어, 이미지와 물질이 서로 다른 층위에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표면 안에서 겹쳐지는 방식이다.
'The Enduring Belief in Hidden Powers'(2026)에서는 여러 갈래로 뒤엉킨 유기적인 형상과 직물 같은 표면이 결합한다. 도지의 화면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보다, 디지털로 설계된 형상이 어떻게 촉각적인 대상으로 변환되는지 살펴보는 데 있다. 반복되는 짜임과 패턴, 천이 접히거나 늘어지는 듯한 형태를 따라가다 보면 계산된 이미지와 손으로 만들어진 표면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다.
1977년생인 도지는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중문화와 매스미디어, 광고 등 현대의 시각 환경에서 파생된 이미지를 다루면서 기술이 인간의 지각과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지를 탐구해왔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익힌 전통 수공예 방식 역시 그의 제작 과정에서 중요한 축을 이룬다.
전시 제목 《Dream Weaver》는 ‘꿈을 엮는 존재’를 뜻하는 동시에 코드와 이미지의 조합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던 초기 디지털 환경의 감각을 환기한다. 코드와 모델링에서 시작해 스텐실과 물감으로 이어지는 도지의 제작 과정 자체가 일종의 ‘짜기’에 가까운 셈이다.
BB&M은 이번 전시와 함께 도지의 지난 20여 년간 작업을 정리한 모노그래프도 선보인다. 《Dream Weaver》가 보여주는 것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회화가 아니다. 오히려 계산과 손의 움직임, 코드와 물감, 비물질적 이미지와 촉각적 표면이 이미 하나의 현실 안에서 얽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 사이에서 관객이 낯선 형상에 어떤 감정을 부여하는지까지가 도지의 회화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과정이 된다.
주요 작품
알렉스 도지, 'Dreamer', 2026,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30 × 97 cm.
알렉스 도지, 'Everything You Ever Wanted and More', 2026,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12 × 146 cm.
알렉스 도지, 'The Enduring Belief in Hidden Powers', 2026,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12 × 162 cm.
자료 및 이미지: BB&M 제공
📅 2026.8.22(토) - 2026.10.3(토)
🏛️ BB&M
📍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23길 10
💬 02-3674-7773
알렉스 도지, 'Dreamer', 2026,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30 × 97 cm.
뉴욕과 교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알렉스 도지(Alex Dodge)의 개인전 《Dream Weaver》가 8월 22일부터 10월 3일까지 서울 BB&M에서 열린다. 2023년에 이어 BB&M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도지는 디지털 기술과 손으로 만드는 회화 사이를 오랫동안 탐구해왔다. 3D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미지를 설계하고, 이를 스텐실과 프린팅 등 수공적 방식으로 캔버스에 옮긴다. 컴퓨터에서 출발한 비물질적인 이미지는 여러 제작 단계를 거치며 물감의 두께와 표면을 가진 물리적인 회화로 바뀐다.
《Dream Weaver》에서는 이러한 작업 방식이 ‘직물’의 구조와 만난다. 하나의 실이 일정한 규칙과 반복을 거쳐 복잡한 표면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비트와 코드의 조합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디지털 시스템과 닮아 있다. 도지는 서로 멀어 보이는 두 체계의 유사성을 회화의 원리로 끌어들인다.
흥미로운 것은 그처럼 계산된 과정에서 출발한 그림이 오히려 감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화면에는 동물이나 봉제 인형, 천으로 뒤덮인 존재를 연상시키는 형상들이 등장한다. 표정이나 의도는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 모호한 대상에 연민이나 슬픔, 고독 같은 감정을 자연스럽게 투영하게 된다.
2026년작 'Dreamer'는 이러한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주황색 화면 중앙에 자리한 형상은 분홍색 모자와 노란색 천으로 몸을 감싼 봉제 인형처럼 보인다. 표면을 빼곡하게 채운 뜨개질 같은 패턴 때문에 평평한 캔버스 위의 대상은 마치 섬유로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귀엽고 친숙한 외형과 정체를 쉽게 규정하기 어려운 얼굴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 모호함은 오늘날 인간이 기술을 대하는 방식과도 맞닿는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에서도 우리는 성격과 의도, 감정을 발견하려 한다. 도지의 그림 속 존재 역시 실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기보다, 보는 사람이 감정을 부여하게 만드는 대상으로 남는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비인간적 시스템이 일상의 일부가 된 지금, 그의 회화는 인간이 무엇을 보고 ‘마음’이 있다고 판단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Everything You Ever Wanted and More'(2026)에서는 직물의 이미지가 더욱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천에는 작품 제목을 이루는 영문 문자가 뜨개질 패턴처럼 얽혀 있다. 문자는 정보를 전달하는 기호이면서 동시에 직물의 무늬가 된다. 코드와 언어, 이미지와 물질이 서로 다른 층위에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표면 안에서 겹쳐지는 방식이다.
'The Enduring Belief in Hidden Powers'(2026)에서는 여러 갈래로 뒤엉킨 유기적인 형상과 직물 같은 표면이 결합한다. 도지의 화면에서 중요한 것은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보다, 디지털로 설계된 형상이 어떻게 촉각적인 대상으로 변환되는지 살펴보는 데 있다. 반복되는 짜임과 패턴, 천이 접히거나 늘어지는 듯한 형태를 따라가다 보면 계산된 이미지와 손으로 만들어진 표면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다.
1977년생인 도지는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인터랙티브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중문화와 매스미디어, 광고 등 현대의 시각 환경에서 파생된 이미지를 다루면서 기술이 인간의 지각과 일상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는지를 탐구해왔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며 익힌 전통 수공예 방식 역시 그의 제작 과정에서 중요한 축을 이룬다.
전시 제목 《Dream Weaver》는 ‘꿈을 엮는 존재’를 뜻하는 동시에 코드와 이미지의 조합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던 초기 디지털 환경의 감각을 환기한다. 코드와 모델링에서 시작해 스텐실과 물감으로 이어지는 도지의 제작 과정 자체가 일종의 ‘짜기’에 가까운 셈이다.
BB&M은 이번 전시와 함께 도지의 지난 20여 년간 작업을 정리한 모노그래프도 선보인다. 《Dream Weaver》가 보여주는 것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회화가 아니다. 오히려 계산과 손의 움직임, 코드와 물감, 비물질적 이미지와 촉각적 표면이 이미 하나의 현실 안에서 얽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 사이에서 관객이 낯선 형상에 어떤 감정을 부여하는지까지가 도지의 회화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과정이 된다.
주요 작품
알렉스 도지, 'Dreamer', 2026,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30 × 97 cm.
알렉스 도지, 'Everything You Ever Wanted and More', 2026,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12 × 146 cm.
알렉스 도지, 'The Enduring Belief in Hidden Powers', 2026, 캔버스에 유채와 아크릴, 112 × 162 cm.
자료 및 이미지: BB&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