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 개인전 - 《Passing through the Void : 허공을 통과하며》



📅 2026.06.26 - 2026.08.09

🏛️ 후지필름 파티클(PARTICLE)

📍 서울 강남구 선릉로 838 페코빌딩 B1)

⏰ 11:30 - 19:30 (월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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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조각 사이, 빈 공간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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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평면이고, 조각은 입체다. 서로 다른 두 매체는 오랫동안 각자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그러나 권오상은 사진을 기록의 매체가 아닌 조각의 재료로 사용하며 이 경계를 꾸준히 넘나들어 왔다. 서울 압구정로데오에 위치한 전시 공간 후지필름 파티클(PARTICLE)에서 열리는 개인전 《Passing through the Void : 허공을 통과하며》는 이러한 작업 세계를 대표작과 신작을 통해 조망하는 자리다.


권오상은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사진 이미지를 조각 표면에 입히는 독창적인 작업 방식으로 현대미술계에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평면 이미지가 입체 구조와 결합한 그의 작품은 사진과 조각, 현실과 재현의 경계를 흐리며 독특한 시각 경험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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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를 대표하는 사진 조각과 함께 최근 작업도 소개된다. 특히 '헬멧' 연작은 권오상의 작업 방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작품 표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법한 유명 인물들의 얼굴이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의 조각적 형상으로 재조합되는 과정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전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빈공간(Voi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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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은 최근 영국의 근대 조각가 헨리 무어(Henry Moore)가 탐구했던 조각 속 '구멍'과 내부 공간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구멍은 단순히 형태를 덜어낸 결과가 아니다. 조각의 앞과 뒤를 연결하고, 내부와 외부를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 주는 조형적 요소이자 작품을 구성하는 중요한 구조다. 작가는 형태뿐 아니라 그 사이에 남겨진 공간까지 하나의 조각으로 바라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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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출품된 와상 조각은 중국 전통 정원 문화에서 감상 대상으로 여겨졌던 태호석(太湖石)에서 영감을 받았다. 오랜 시간 물과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수많은 구멍은 태호석을 상징하는 특징이며, 전설에서는 용이 드나드는 길로도 전해진다. 권오상은 이러한 이야기를 현대 조각으로 확장하며, 관람객이 작품 곳곳의 빈 공간을 따라 저마다의 상상을 이어가길 기대한다.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 역시 달라진다. 조각의 외형만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형태 사이를 연결하는 틈과 구멍, 그리고 그 안에 형성되는 공간까지 시선을 확장하게 된다. 작가가 말하는 '허공'은 비어 있는 공백이 아니라, 형태를 완성하고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조형 언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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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은 인터뷰에서 "작가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지 않아도 괜찮다"며, 먼저 작품을 오래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은 감상법이라고 말한다. 산의 풍경이나 정원의 꽃을 바라보듯 작품 앞에 머무르다 보면, 관람자의 기억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작품과 만나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사진과 조각,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며 새로운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권오상의 작업은 이번 전시를 통해 또 한 번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형태보다 공간을, 덩어리보다 그 사이의 여백을 바라보게 하며 조각을 감상하는 또 다른 시선을 제안한다.



자료 제공 후지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