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그라프, 양유완·장현호 2인전 《Perception in Motion》



📅 2026.2.20(금) – 2026.3.28(토)

🏛️ 갤러리 그라프

📍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6-2 1F

⏰ 화–토 11:00–19:00 / 일 예약제(11:00–18:00) / 월 휴관

02-566-0308



0447cd05270ed.jpeg




 한 줄 인사이트

고정된 이미지 대신, 걷고 멈추고 다시 바라보는 사이에 생겨나는 감각의 미세한 이동을 따라가며, 우리가 인식이라 부르는 것이 얼마나 유동적인지 조용히 체감하게 하는 전시다.




갤러리 그라프는 2026년 2월 20일부터 3월 28일까지 양유완과 장현호의 2인전 《Perception in Motio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빛과 물질이 한 공간 안에서 서로를 만나며 생성하는 감각의 변화를 중심으로,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으로 확장한다.

전시는 장현호의 회화와 양유완의 유리 오브제가 마주하는 구조로 구성된다. 두 작업은 서로 다른 재료와 방식으로 출발하지만, 관람자의 움직임과 시선, 그리고 빛의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다른 장면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작품은 단일한 의미나 정답 이미지로 고정되기보다, 각도와 거리, 시간에 따라 변화하며 감각을 새롭게 호출한다.

양유완은 전통적인 블로잉 기법을 바탕으로 한 유리 작업을 통해, 물질이 빛과 공기, 그리고 관람자의 시선에 반응하는 과정을 탐구해왔다. 유리는 투명한 몸체를 통해 빛을 통과시키고 굴절시키며, 그 흔적을 바닥과 벽 위로 확장한다. 작품 ‘Four-Part Totem’은 빛이 스며드는 순간마다 전혀 다른 인상을 드러내며, 동일한 오브제가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때 유리는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매개로 작동한다.

장현호의 회화는 먹과 호분이라는 전통 재료를 사용해 비워짐과 축적, 드러남과 소멸의 관계를 화면 위에 쌓아 올린다. 반복적인 붓질과 여백을 통해 형성된 리듬은 특정한 장면을 붙잡기보다, 사라져가는 순간의 흐름을 기록하는 데 집중한다. 작품 ‘Magnolia 202503241512’에서 목련과 그림자는 선명한 대비 속에서 잠시 떠오르듯 등장하며, 그림자는 대상의 부재가 아니라 벽과 공기까지 포함하는 또 하나의 장면으로 확장된다. 평면 회화는 이 과정에서 공간적 감각을 획득한다.

《Perception in Motion》은 사진처럼 고정된 한 장면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관람자가 공간을 걷고 멈추고 다시 바라보는 사이, 감각이 어떻게 새롭게 형성되는지를 드러낸다. 빛이 유리를 통과하며 달라지고, 그림자가 벽 위에 겹쳐질 때 공간은 또 다른 화면이 된다. 전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관람객이 무심코 지나쳤던 감각을 다시 발견하도록 이끈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빠르게 소비하기보다, 속도를 늦추고 시선의 이동에 귀 기울이길 권한다. 각자의 시간과 리듬 속에서 빛과 물질이 만들어내는 찰나를 따라가다 보면, 인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유동적이며 관계적인지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