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희 개인전 - 'Resonance of the Moon'



📅 2025.12.05(금) - 2025.12.23(화) 일·월 휴무

🏛️ 갤러리41

📍 서울 종로구 삼청로 22-31, 1층

⏰ 11:00 - 18:00

❓minhee8412@naver.com




 한 줄 인사이트

제주에서 시작된 기억과 감정을 바닷돌의 층과 작은 달빛으로 압축해 온 양민희는, 도시의 시간에 지친 관객이 자기 안에 숨겨둔 ‘작은 달’ 하나쯤을 다시 떠올려 보게 만드는 느린 속도의 그림을 내어놓는다.




서울 삼청동 갤러리41이 2025년 12월 5일부터 23일까지 제주 출신 작가 양민희의 아홉 번째 개인전 《Resonance of the Moon》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제주 바다와 바닷돌의 거친 질감, 화면 끝에 조용하게 떠 있는 작은 달을 통해 그리움과 내면의 파동을 응시하는 평면 작업 약 15점을 소개한다.

제주 바닷돌과 달빛이 만드는 ‘감정의 지형’

전시 제목 ‘Resonance of the Moon’은 말 그대로 달이 남기는 울림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전시에서 달은 밤하늘의 낭만적인 풍경이 아니라, 감정이 응축된 장소에 가깝다. 화면을 가득 메운 것은 제주 바닷가의 바윗덩이들이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빛의 여백과 캔버스 모서리에서 은근히 떠오르는 달이 장면을 완성한다.

작가는 자연과 인간의 마음이 서로를 비추는 관계에 있다고 본다. 멀리 떨어진 달이 바다의 흐름을 바꾸듯,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파동도 삶의 결을 천천히 흔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의 풍경은 실제 장소라기보다는, 감정이 침전된 내면의 지형을 시각화한 것처럼 느껴진다.

‘유와 무’ 사이에서, 조용히 쌓이는 시간

양민희의 작업에는 동양 철학의 ‘유와 무가 서로를 완성한다’는 사유가 배경에 깔려 있다. 돌덩이처럼 촘촘히 채워진 화면과, 그 사이를 흐르는 공기와 여백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며 한 장면을 만든다. 강하게 외치지 않고도 오래 남는 울림, 장자가 말한 ‘소리 없는 음악’에 가까운 정서다.

모델링 페이스트와 아크릴을 겹겹이 쌓아올린 화면은 실제 제주 바닷돌을 연상시키는 두께와 질감을 가진다. 대표작 ‘몽중’ 연작에서는 잔잔한 회색의 파편과 빛의 입자가 꿈결처럼 번지고, ‘Coastal Red-2509’에서는 붉은 바위층 사이로 비쳐드는 물빛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감정의 온도를 밀도 있게 드러낸다. 푸른 톤의 ‘Coastal Blue-2501’은 심야의 해안가를 떠오르게 하며, 바다를 바라보는 고요한 시선을 담아낸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확장되는 활동의 궤적

1984년 제주에서 태어난 양민희는 섬의 풍경과 감정을 오래도록 탐구해 온 작가다. 2017년 제주 기당미술관에서의 전시를 시작으로, 서울·부산·대만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이어 왔으며, 최근에는 가나 장흥 레지던시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2023년에는 제29회 제주우수청년작가상을 수상하며 지역을 넘어 주목받는 청년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2025년 아트스페이스에이치 개인전 《감정의 조각》 이후 이어지는 신작들로 구성된다. 바다와 돌, 달이라는 익숙한 요소 위에 더 섬세해진 색의 층과 빛의 여백이 얹히면서, 감정의 스펙트럼을 한층 넓게 보여준다.

관객이 떠올리는 ‘자신의 달’

갤러리41은 이번 전시에 대해 “관람자는 작품 앞에서 각자 마음속에 남아 있던 ‘자신의 달’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섬세하지만 단단한 화면을 마주하는 동안, 오래 묻어두었던 감정의 결이 천천히 되살아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작가의 그림 속 달은 크지 않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눈에 익숙해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여운처럼 화면에 남아 관객의 시선을 다시 불러들인다.

조용히 축적된 시간과 감정을 따라가며 작품을 천천히 보는 것이 이 전시를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제주 바다의 돌무더기를 바라보듯, 가까이 다가가 질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기억과 겹쳐지는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전시 정보

양민희 개인전 《Resonance of the Moon》은 12월 5일(금)부터 12월 23일(화)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22-31, 갤러리41에서 개최된다. 일·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