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한 개인전 《OVERLAID: 겹쳐진 시간, 기억의 형상》


📅 2025.10.25(토) - 2025.12.07(일)

🏛️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

📍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 70

⏰ 화–일 11:00–19:00 (월요일 휴관)

❓ 문의: elena@whitestonegallery.co.jp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은 오는 10월 25일부터 12월 7일까지 김덕한 작가의 개인전 《OVERLAID: 겹쳐진 시간, 기억의 형상》을 개최한다.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베이징과 타이페이 전시를 거치며 전통 재료인 옻칠을 동시대적 조형언어로 확장해온 작가의 새로운 지층을 선보이는 자리다.

김덕한은 옻칠이라는 고유의 재료를 매개로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탐구해왔다. 옻을 덧입히고 갈아내는 반복의 과정은 물질적 표면을 완성하는 기술을 넘어, 기억이 퇴적되는 실존적 수행으로 이어진다. 그의 화면은 단색의 평면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흔적이 응축된 ‘형상’으로서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게 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길이 12미터, 높이 6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설치작품 〈DIVISION Series〉다. 공간을 분할하는 구조 속에서 관객은 존재와 기억의 분절된 층위를 체험하게 된다. 더불어 물질을 압축해내는 〈COMPRESSED Series〉와 평면과 오브제를 넘나드는 신작 〈OVERLAID Series〉는 작가의 사유를 입체적으로 확장한다.

길이 12미터, 높이 6미터의 초대형 설치작품 ‘DIVISION Series’

김덕한의 작업은 단순히 전통을 재현하거나 재료의 물성을 실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반복적 사포질을 통해 드러나는 우연적 흔적과 치열한 노동의 층위는 기억과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는 비평적 언어로 전환된다. 이러한 미학적 실험은 단색화 이후 한국 현대미술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다시 사유하는 중요한 단초로 읽힌다.

1981년생인 김덕한은 칠예와 문화재 보존관리학을 전공하며 동아시아의 옻칠 전통을 체계적으로 연구해왔다. 그는 “과거의 단편을 켜켜이 쌓고 다시 갈아내며 다층적인 시간을 들여다보는 일”이라 자신의 작업을 설명한다. 이응노미술관, 화이트스톤 베이징, 타이페이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2023년에는 박서보 재단 아트 베이스 그룹전에 참여했다. 위스키 브랜드 발베니와의 협업 전시에서도 전통 옻칠의 현대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OVERLAID: 겹쳐진 시간, 기억의 형상》은 김덕한이 오랜 시간 탐구해온 ‘겹쳐진 형상’의 철학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며, 관객에게는 시간과 존재, 기억이 교차하는 사유의 풍경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