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같은, 예술’ 태평염전 아트 프로젝트, 몰리 앤더슨 고든 개인전

EXHIBITION, EDITORIAL

‘소금 같은, 예술’ 태평염전 아트 프로젝트
2019 국제공모 + 레지던시 당선작가
갯벌에서 나눈
자연과 문명 간의 대화,
지금 여기에서의 평안을 위한 질문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나?

국내 최대의 소금밭인 전라남도 신안군 태평염전에 위치한 소금박물관(관장 손일선)은 근대문화유산인 소금창고(등록문화재 361)를 현대예술을 위한 기획전시실로 새롭게 단장하고 1115일부터 내년 29일까지 스위스 작가 몰리 앤더슨 고든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고든은 런던에 거주하면서 시각 예술과 조경을 접목시킨 독특한 작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젊은 작가로서, 올해 처음 시작한 태평염전 아트 프로젝트 국제공모에 지원한 64개국 265명의 작가 중 우선지명자로 선정되어 6주 간 태평염전 레지던시에 머물면서 아름다운 증도와 천혜의 갯벌을 탐험하며 사진, 영상, 설치 작품과 야외 조각을 완성하여 선보이게 되었다. 작가는 밀물과 썰물, 낮과 밤, 태양과 바람, 바다와 산에서 관찰한 자연의 규칙들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문명적 발차취를 만들어왔는지를 고민하였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시간과 결정화되는 순간을 하늘과 바다와 인간이 만나는 접점으로 해석하였다.
‘소금 같은, 예술’은 태평염전(대표이사 김상일)이 주최하고 램프랩(디렉터 신수진)이 주관하는 아트 프로젝트로서,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상생을 위한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지원하고 실현하기 위한 공모,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연간 십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소금박물관에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참신한 예술 활동이 더해지면서 지역주민과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감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몰리 앤더슨 고든의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나?》는 태평염전에서 보낸 6 주 동안 램프랩과 함께 작업한 결과물로, 평화로운 증도에서 누린 조용한 사색에서 시작되었다. 이 전시는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떠나 슬로시티의 생태계, 그리고 사람과 사물 안으로 들어가게 해준 증도라는 ‘시간의 정원’에서의 사색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자연의 리듬과 변화를 지켜보며 나눈 교감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해석해서 사진, 영상, 설치, 야외 조각 작품들을 만들었다. 소금 결정이 만들어 지고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는 과정은 팽창과 수축, 침식과 합류의 다층적 내러티브를 만든다. 몰리 고든의 이번 작품은 바닷물에 잠긴 갯벌의 시간 속으로 우리를 밀어 넣는, 보이지 않는 힘의 경계를 탐구함으로써, 바로 지금 이 곳에서의 평안을 향한 질문을 이끌어 낸다.

담그다: 바다가 새긴 섬에 대한 인상

이 시리즈는 우리 발아래에서 일어나는 패턴의 변화에 대한 관찰이다. 다가왔다 멀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바라보며, 갯벌에 남겨진 시간의 흔적들을 기록하였다.

Molly A. Gordon, Soak: impressions of an island carved by water, photographic work, 2019

몸, 시간 속으로

거대한 환경의 변화와 멸망의 시대에, 이 퍼포먼스 시리즈는 인간 이외의 것이 품고 있는 시간의 리듬을 탐구한다. 인간이 이해하고 있는 시간의 관념을 뛰어넘어 상실감과 그리움, 그리고 희망과 위로를 끄집어낸다.

Molly A. Gordon, Bodies in time, photographic work, 2019

23일

회색의 띠를 칠한 하얀 천을 염전에 23 일 동안 담가 두어서 그 기간 동안 수분이 증발하고 소금이 형성되기까지의 시간이 천에 고스란히 담겼다. 갯벌의 미네랄을 흡수하고 벌레에게 갉아 먹히거나 화학 반응을 거친 천은, 순간순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촉발된 일련의 사건들을 지켜본 목격자와 같다.

Molly A. Gordon, 23 days, fabric dyed with salt, 800x90cm, 2019

채염의 시간, 25 도

이 작품은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았다. 25일 가까이 걸리는 소금 경작의 시간 동안 소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바닷물이 염도 25 도에 달하면 소금의 결정화가 이루어지는 특정 순간에 소금 장인들의 손으로 채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드로잉은 그동안 염전에서 항상 벌어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았던 일들을 담은 스냅사진과도 같다.

Molly A. Gordon, Cultivating time, 25 degrees, mounted fabric, 90x120cm, 2019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나?

여기서 우리는 12 분 30 초로 압축된 조수 주기의 리듬에 빨려 들어간다. 거의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서서히 움직이는 바닷물처럼, 시간은 느리게 조작되고 늘어나고 전복되었다. 밀물과 썰물이 만들어 내는 소리와 맞물려, 오히려 귀를 먹먹하게 할 정도의 고요함은 오래된 기억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한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시작으로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나?’는 시간의 깊이로 들어가는 여행을 제안한다.

Molly A. Gordon, Where do we go from now?, audio-visual installation, 2019

동적 평형

소금의 추는 바람과 중력, 그리고 지구의 자전에 보조를 맞추며 움직인다. 전 지구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서서히 흔들리는 추는 그 아래 반영된 풍경과의 균형을 영원히 찾아갈 것이다. 소금추와 거울, 돌들의 관계는 이곳 증도의 땅과 물, 그리고 사람이 만든 문화 사이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이면서도 특별한 대화를 보여준다.

Molly A. Gordon, Kinetic Equilibrium, 야외 설치 _ 철재 구조, 소금 구, 아크릴 거울, 바위, 2019

<전시 정보 >

전시 기간: 2019. 11. 15 – 2020. 2. 9
전시 장소: 소금박물관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058)
운영시간: 09:00 – 18:00 매주 화요일 휴관
전시문의: 061-27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