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최고의 한국 문화유산 70가지 (5)

Features, Opinion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22. 방짜유기
방짜유기

대장균을 죽이고 미네랄을 생성하는 신비의 그릇 일본 왕실의 유물창고인 쇼소인(정창원)에는 8세기경 한국에서 만들어진 436개의 방짜 유기 겹대 접이 보존되어 있다. 10개까지 겹쳐 넣을 수 있도록 만든 이 대접들은 뛰어난 가공기술과 크게 쓰고 작게 챙겨두는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고대 일본인들을 감동시킨 유물이다. 방짜 유기는 78% 의 구리와 22%의 주석을 합금하여 만든 한국의 고유한 청동 그릇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와 같 은 비율을 가진 청동 그릇을 만들어 쓴 예가 없다. 사실 그릇에 주석을 22%나 섞는 것은 현대의 과학 상식과 상충된다. 현대 재료공학에서는 주석은 무른 성질의 금속으로 합금에서 그 양이 많 아질 경우 잘 깨지기 때문에 실용 용기를 만들 경우 주석의 양을 10% 이내로 제한한다. 그런데 방짜는 22%의 주석이 포함되어 있는데도 깨지지 않고, 부식이나 마모에 강해 제기와 불기뿐만 아니라 징과 같은 악기로도 널리 사용되었다. 방짜 유기의 견고함의 비밀은 그 제작 방법에 있 다. 방짜는 1,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주석과 구리를 섞은 후 합쳐진 쇳물을 판에 붓고 망치질로 두드려서 얇게 펴는데, 식으면 다시 달구고 식으면 또 다시 달구면서 망치질을 거듭한다. 금속은 열을 가하면 연해지는 성질과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단단해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전자를 열풀림 현상이라 하며, 후자를 가공경화라 한다. 방짜유기는 열을 가하는 것과 망치질을 번갈아 되풀이 하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합금 내부에 존재하는 α상(연한 조직)이 주석의 확산에 의해 β상(강 한 조직)으로 변태되어 가공을 거듭할수록 β상이 더 많이 존재하게 되고 주석의 편석 (segregation)이 없어져 파괴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이 제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방짜 그릇은 결코 깨지지 않으며 방짜로 만든 악기인 징과 꽹과리 역시 아무리 두드려도 부서지지 않는다. 고 대 로마인들도 금속 식기를 즐겨 사용했는데, 문제는 로마인들이 사용한 금속 그릇에는 중금속인 납이 함유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납은 독성이 강한 중금속이지만 당시 로마에서는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납이 풍부하고 끓는점이 낮고 주조하기 쉽다는 이유로 납을 많이 사용했던 것으 로 보인다. 그릇뿐만 아니라 주방기구, 항아리, 술병, 수도관에도 납을 사용했다. 그래서 일부 역 사학자들은 로마제국의 패망 원인을 납중독에서 찾기도 한다. 2003년 11월 경원대학교 식품생명 공학과에서는 방짜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실험이 이루어졌다. 사기 그릇, 스테인리스 그 릇, 방짜 등 3개 용기에 물을 붓고, 24시간 후에 물의 성분 변화를 살펴보았다. 24시간 후 미네 랄 성분 검사에서 사기와 스테인리스 그릇은 아무 변화가 없었지만, 방짜에서만 나트륨·구리·아연 등의 미네랄 성분이 소량 검출되었다. 미네랄은 우리가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물질이지만 우 리 몸 안에서는 생성이 안 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신비하게도 방짜에 담아 둔 물에서만 미네랄이 생성된 것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 방짜는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한다는 O-157 대장균을 박멸하는 능력도 보여주었다. 스테인리스와 사기 그릇, 방짜 그릇에 일정량의 균을 증류수에 섞어 넣은 후 24시간 후에 살펴보니 다른 그릇에서는 균이 그대로 살아있는데 반 해, 방짜 그릇에서는 단 한 마리의 균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경원대 박종현 교수는 방짜그 릇은 항균이 아니라 살균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독성이 강한 균들은 음이온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방짜유기에 있는 구리 성분에서 구리 양이온이 방출되어 균들을 사멸시킨 것이다.

23. 세계적인 불교가람 황룡사의 위용

황룡사는 신라 24대 진흥왕 14년인 서기 553년에 기초공사를 시작하여, 574년에 장육삼존불상 을 완성하고 서기 645년에 9층 목탑을 완성하기까지 총 93년의 기간이 걸렸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불국사의 8배가 넘는 대가람인 25,000평의 황룡사를 준공한 것이다. 장육삼 존불상은 높이가 5m나 되는 거대한 불상이었으며, 금당 건물은 무려 450칸으로 최근 발굴 된 치미(목조건축에서 지붕 위 용마루 양끝에 높게 부착하던 상징적인 장식기와)의 높이는 182cm로 세계 최대 크기이며, 이를 통해 황룡사가 남대문의 13배 크기이고, 경복궁 근정전의 3배 규모라 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황룡사 법당 사방 벽에는 신라의 유명한 화가 솔거가 그린 ‘노송도’가 있었다. 이 그림의 소나무가 너무나 생생한 모양이라, 주변의 까치와 참새들이 진짜 소나무로 알 고 날아와서 앉으려고 하다 벽에 부딪혀 떨어졌다고 한다. 또한 이 절에는 19톤에 이르는 성덕 대왕신종보다 4배가 큰 종이 있었다고 삼국유사에 전하지만, 700년간 건재했던 황룡사 가람은 1238년 몽고군의 침입 때 모두 불에 타 없어졌다.

24. 황룡사 구층탑

세계 최고 높이의 목조건축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높은 목탑은 서기 1056년 건립 된 중국 불궁사의 목탑으로 높이가 63m로, 3,000톤에 이르는 목재로 지어진 대규모의 탑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보다 400년 앞서 서기 645년에 세워진 황룡사 9층탑은 그 높이가 80m로, 오늘 날 25층짜리 건물 높이에 해당하며, 역사상 존재했던 모든 목조 건물 중 최고 높이다. 목탑을 짓 는 데 사용된 목재는 5천 톤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의 뛰어난 건축 기술과 토목 공법 은 일본에도 전해져 일본 고대건축의 밑거름이 되었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목조 건물인 법륭사 5층목탑도 백제 장인들에 의해 건설된 것이다. 구층탑을 짓기 위해 신라 기술자들 은 먼저 대지 조성토를 되파기하고 냇돌과 마사토를 층별로 번갈아 가며 쌓아 다진 판축기법으 로 목탑지 기초층을 조성했고, 이를 통해 수백 톤의 지상 건조물을 지탱할 수 있었다. 1400년 이 지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인 버즈 칼리파를 세운 것도 한국 기업이다.

<편집자 주>

초당대학교 ‘세계 최초·최고의 한국 문화유산 70가지’ 시리즈는 초당대학교 협찬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