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2] 3,2,1, Go! 다른 그림 찾기

🤷 두 그림의 다른 점을 찾아보세요.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1.12.30 Vol. 72

다른 그림 찾기


(좌) Karl Wiener, Augustsonntag (Selbstbildnis), 1943. | (우) Karl Wiener, Augustsonntag, 1943.
오스트리아 출신의 예술가 카를 위너. 극심한 정신적 고통 속에 살았던 그의 작품 전반에는 우울과 불안이 기저에 깔려있다. 작가의 생전 사진을 보면 작품 속 남성과 유사한 인상을 지녔다. 작가가 그려낸 고독한 남성의 모습이 본인의 자화상은 아닐지 유추해보며 작품을 느껴보자.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다른 그림 찾기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어렸을 때, 오락실에서 혹은 책을 통해 게임을 해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거예요. 🕹

오늘 아트레터에선 한 작가가 같은 주제를 갖고 그린 두 개의 그림을 번갈아 보며 서로 다른 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함께 미술의 세계로 빠져볼까요?

1. 에드바르 뭉크 - 절규

(좌) Edvard Munch, The Scream, 1895. | (우) Edvard Munch, The Scream, 1895.
에드바르 뭉크는 아트레터에서 자주 다룬 예술가여서 익숙하게 느껴지실 거예요. '뭉크'하면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완성되는 단어가 있죠. 바로 그의 대표작 <절규>입니다. 소용돌이치는 화면 속 무거운 공포가 느껴지는 이 작품은 다양한 기법의 연작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공포와 불안으로 가득했던 뭉크의 생애는 이 그림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화면 속 인물은 마치 공황 상태에 빠진 채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노을 지는 풍경 속에서 자연을 뚫고 나오는 절규를 외면하기 위해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요. 😱 표현을 최대한 절제해 단순하게 그려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보다 강렬한 공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해골의 형상을 한 인물은 현재까지도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채 많은 곳에서 패러디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죠. 두  작품은 같은 이미지를 표현했지만 석판화와 파스텔이라는 재료의 차이, 그리고 유사하지만 조금씩 다른 화면 구성 등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석판화가 주는 딱딱하고 거친 느낌과 상반되는 부드럽고 자유로운 느낌의 파스텔화, 서로를 비교해보며 새로운 느낌으로 <절규>를 감상해보세요.


2. 빈센트 반 고흐 - 물랑 드 라 갈레트

(좌) Vincent van Gogh, Le Moulin de la Galette. | (우) Vincent van Gogh, Moulin de la Galette.
뭉크만큼 친근한 예술가 고흐. 고흐 하면 모다?! 🤘

바로바로 인상주의! 우리가 알고 있는 고흐의 작품은 당장이라도 튀어 오를 것만 같은 형형색색의 선이 역동적으로 그림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 특징이죠. 그런데 이 작품은 무심한 듯 툭 던진 선의 느낌이 평소 알고 있던 고흐의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두 작품의 제목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Moulin de la Galette(물랑 드 라 갈레트)’는 바로 그림 속 건물의 이름이라고 해요. 파리 몽마르뜨에 위치한 '물랑 드 라 갈레트'는 19세기 말, 파리의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던 무도회장이었지만 현재는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화려한 젊은이들의 성지를 표현하고 싶었다면 같은 주제를 다룬 르누아르의 <Moulin de la Galette>처럼 건물의 안에서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 주목했을 텐데 고흐의 <Moulin de la Galette>는 즐거움은 커녕 어딘가 쓸쓸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빈곤한 삶을 살았던 고흐에게Moulin de la Galette(물랑 드 라 갈레트)는 어쩌면 가보고 싶은 핫플레이스가 아니었을까요? 🙄  상상을 더해 자신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것은 새로운 감상을 안겨줍니다.

3. 폴 세잔 - 생 빅투아르 산

(좌) Paul Cézanne, Mount Sainte-Victoire, c. 1904 | (우) Paul Cézanne, Mont Sainte-Victoire and Château Noir
폴 세잔은 이름만 들아도 머릿속에 사과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떠오르는 예술가입니다. 색다른 정물화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잔은 풍경화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답니다. 🌲

이 그림은 생 빅투아르 산의 풍경을 담은 작품입니다. 엑상프로방스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 세잔에게 생 빅투아르 산은 향수를 자극하는 촉매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었어요. 세잔은 오랜 시간 이 산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습니다. 세잔이 그려낸 80여 점의 생 빅투아르 산의 풍경 중 오늘은 두 점을 꼽아 비교하며 감상해보려고 합니다.

사물의 본질적인 형상에 주목한 세잔은 대상을 사진처럼 똑같이 재현해내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화면을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독특한 화풍을 개척했습니다. 추상과 구상 사이에 놓인듯한 화면의 구성은 대담한 색채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특징이에요. 이 두 풍경화 역시 세잔 화풍의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작품은 같은 대상을 그려냈지만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개입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빼곡히 담고 있습니다. 울창한 나무들에 감싸인 채로 중심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생 빅투아르 산의 풍경. 그 모습은 햇살이 드리운 환한 대낮과 어스름한 새벽 공기가 공존하는 것만 같은 신비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

4. 조르주 쇠라 -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좌) Georges Seurat, A Sunday on La Grande Jatte, 1884. | (우) Georges Seurat, Study for ‘A Sunday on La Grande Jatte’, 1884.
조르주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지난 아트레터에서 스케치 작품으로 만나보았습니다! [아트레터 Vol.64호 다시보기] 여기서 잠깐! 눈썰미가 좋은 분이라면 전에 소개한 작품과는 묘하게 다른 이미지라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 그렇게 느끼셨다면 정답의 박수를! 👏

쇠라는 완벽한 한 점을 만들기 위해 60여 점의 습작을 시도했기 때문에 “어! 이거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 아냐?”라고 느껴지는 그림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러니 눈치채지 못한 분이라도 너무 속상해 마세요! 이 두 작품은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원작과 습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로 다른 두 작품은 대상의 표현에 있어 ‘얼마나 더 정교하게 그렸는가’에 대한 차이 정도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흡사합니다. 그래서 붙여놓고 바라보면 정말로 다른 그림 찾기 게임을 하는 것처럼 쏠쏠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교과서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이 작품은 많은 설명을 나열하기보다는 원작과 습작의 다른 곳을 직접 찾아보며 쇠라가 어떤 생각으로 요소를 더하고 뺐는지 느껴보는 게 훨씬 즐거운 감상이 될 것 같아요. 아램이는 벌써 네 군데나 다른 곳을 발견했답니다! 모두 함께 찾아볼까요? 👀

5. 클로드 모네 - 건초더미

(좌)Claude Monet, Haystacks- Snow Effect, 1891. | (우) Claude Monet, Grainstack-Sun in the Mist, 1891.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어도 클로드 모네의 이름은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아주 유명한 작가죠. 모네는 미술사를 이야기할 때 절대로 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우리가 모네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수련이 가득한 모네의 정원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모네는 수련 말고도 수많은 풍경을 그렸답니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작품인 건초더미 연작을 보며 모네가 바라본 공간을 백 년이 훌쩍 넘은 지금, 함께 느껴볼까요?

현대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제 건초더미는 논밭 위의 마시멜로우와 같은 감상으로 남습니다. 빠르게 변해버린 지금의 풍경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19세기 건초더미의 풍경은 마치 작은 오두막이나 초가집을 보는 것 같습니다. 두 작품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제일 먼저 어떤 점이 눈에 들어오시나요? 아램이는 단연코 빛의 움직임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피어난 자연의 색들은 그림자를 잊지 않고 데려옵니다. 해를 등지고 있는 것 마냥 진하고 어두운 그림자와 풍경 속 은은하게 스며 든 그림자는 모네가 어떤 시간의 풍경을 담은 것인지 추측해 볼 수 있어 즐거운 상상 속을 여행하게합니다. 💫

추상미술의 선구자 바실리 칸딘스키는 바로 이 모네의 건초더미 연작에 감명을 받아 화가로 전직했다고 전해질 정도로 묵묵하지만 큰 힘을 가진 작품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 모네의 그림 중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 또한 건초더미 연작이에요. 🤑 솔직한 색채로 담아낸 일상의 풍경은 하루하루를 보다 소중히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

이제 정말 한 해의 끝을 눈 앞에 두고 있네요.
아램이와 함께한 올 한 해, 예술이 보다 친근하고 재미있게 느껴지셨나요? 후회와 아쉬움은 고이 접어 올해에 남겨두고, 행복과 열정을 가득 안은 채 다가올 새해로 달려가세요.
다음 아트레터는 새해 복과 함께 2022년에 만나요, 안녕! ❤️


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71] 겨울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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