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09] 🌿 고흐가 사랑한 아름다운 자연

고흐의 풍경 속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2023.02.17 Vol. 109
🙋🏻‍♀️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세상엔 참 많은 화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화가마다 각자의 화풍이 존재하죠.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인상파에는 모네와 르누아르 등 여러 화가들이 있지만, 단연 독보적인 화풍을 가진 인물로는 빈센트 반 고흐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는 남프랑스 아를 지방에서 머무르며 강렬한 색채 표현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걸작들을 남겼습니다. 특히나 꽃이나 별 같은 자연물을 매우 좋아했고, 이를 주제로 아름다운 작품들을 다수 그려냈어요.

“자연과 나의 일에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면, 나는 불행할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

고흐는 자연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고, 또 위로받기도 했습니다. 고흐가 남긴 2천여 점의 회화작품 중 절반 이상이 자연을 소재로 그려진 작품인 것을 보면 그의 예술에서 자연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죠. 이번 아트레터에선 많고 많은 소재 중에서도 자연을 대상으로 한 고흐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하며 마음의 쉼을 갖도록 해요.

♦️해바라기♦️
Vincent van Gogh, Sunflowers, 1889, Van Gogh Museum, Amsterdam, Netherlands.
빈센트 반 고흐를 상징하는 꽃
고흐는 해바라기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에게, 해바라기는 충성과 헌신을 상징했고, 노란색은 행복의 색이었습니다. 해바라기가 내포한 의미와 이미지는 고흐의 내면과 완벽하게 부합했고, 그의 장례식에선 친구들이 해바라기를 가져와 애도하기도 했습니다. 🌻

고흐는 꽤 여러 가지 버전의 해바라기를 그렸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아를에서 완성한 꽃병에 있는 해바라기 그림들입니다. 이때 그린 해바라기는 그의 친구이자 프랑스 시골에서 함께 작업하기로 했던 동료 화가 폴 고갱의 방을 장식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단조로운 세 가지 색조의 노란색과 몇 개의 녹색 잎사귀로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아이리스♦️
Vincent van Gogh, Irises, 1889, J. Paul Getty Museum, Los Angeles, CA, USA.
절망 끝에서 마주한 꽃
악명 높은 "귀 사건" 이후, 반 고흐는 세인트 레미에 있는 보호시설에서 지내게 됩니다. 자연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상태로 작업할 수 없었던 그는 보호소의 정원에 있는 꽃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

이 작품을 보면, 우리는 일본 판화가 고흐의 스타일에 영향을 미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평한 색, 잘린 구성, 캔버스 전체에 걸쳐 있는 거대한 아이리스가 그것을 나타냅니다. 고흐의 동생 테오는 이 그림을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과 함께 앙데팡당전에 제출했습니다. 

♦️꽃피는 아몬드 나무♦️
Vincent van Gogh, Almond Blossom, 1890, Van Gogh Museum, Amsterdam, Netherlands.
생명의 탄생과 환희를 담은 꽃나무
아마도 빈센트 반 고흐가 자연을 소재로 그린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이 파란 하늘 아래 피어 있는 아몬드 나무일 것입니다. <꽃피는 아몬드 나무>는 반 고흐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꽃봉오리가 맺힌 작은 나뭇가지부터 꽃이 활짝 핀 나뭇가지까지, 이 그림에선 고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한 많은 표현이 있습니다. 아몬드 꽃은 봄에 피는 첫 번째 꽃이며, 그것은 긴 겨울 후의 자연의 재탄생을 알립니다. 🌱

반 고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조카가 태어나면서 이 작품을 그렸습니다. 당시, 그는 거의 1년 동안 생레미의 보호시설에 수감되어 있었는데,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가 사랑하는 자연과 떨어져 실내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적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땅이고, 얼마나 아름다운 푸름과 얼마나 아름다운 태양인지! 그런데도 나는 창문 밖으로 정원만 내다보고 있어.” - 빈센트 반 고흐

♦️밀밭♦️
Vincent van Gogh, Wheatfields Under Thunderclouds, 1890, Van Gogh Museum, Amsterdam, Netherlands.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본 풍경
고흐가 생애 마지막으로 머물던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머무는 몇 달 동안, 그는 작은 마을 주변의 밀밭을 그렸습니다. 🌾 넓고 푸른 하늘과 발자국 한 점 없이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은 그의 슬픔과 외로움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고흐는 그 쓸쓸한 것들에까지 긍정의 포인트를 찾았습니다. 

“나는 이 그림들이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 시골의 건강함과 무언가를 지켜줄 것 같은 견고함을 말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 빈센트 반 고흐

♦️나무뿌리♦️
Vincent van Gogh, Tree Roots, July 1890, Van Gogh Museum, Amsterdam, Netherlands.
고흐의 마지막 작품
흔히들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 반 고흐의 마지막 그림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고흐가 죽기 직전까지 작업한 마지막 작품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의 죽음과는 대조되는 주제인 나무뿌리 그림이 그가 죽었을 때 반쯤 완성된 상태로 이젤 위에 올려져 있었어요. 🌳

처음엔 그림이 어떤 것을 그린 지 모를 만큼 추상적으로 보였지만, 곧 나무줄기와 뿌리가 있는 땅의 경사면을 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나무뿌리가 드러나 쓰러질 지경의 장면입니다. 반 고흐는 자신의 정신 상태가 점차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작품은 후대에 그가 보낸 작별의 메시지로 여겨집니다. 

반 고흐는 그림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the lightning conductor for my illness” 
아마도 천둥 번개가 치는 세상에서 ‘그림’은 자신을 보호하는 피뢰침과 같은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고흐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이나마 그를 괴롭혔던 정신적인 문제들을 관리할 수 있었어요. 그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 프랑스 시골 지역을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그렸던 것입니다.
정새롬 & 이지희
<Vanilla Sky - Between Dream and Reality>
상상, 꿈을 상기시키는 초현실주의의 구성 방법과 인상주의, 팝아트, 초현실주의 등 여러 미술사조를 넘나드는 정새롬 & 이지희의 자유로운 시각적 표현을 다룬 전시입니다. 대상의 초점을 클로즈업하기도 또 흐리기도 하는 다양한 기법을 시도하는 두 작가의 신선한 작품 세계를 경험해 보세요.
(정새롬 작가의 작품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메일 혹은 DM을 보내주세요. 작품 리스트를 제공해 드립니다.)

일시 | 2023. 02. 14 - 2023. 03. 11
장소 | 비비안초이 갤러리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85길 30, 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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