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7] 🕊️ 세상에 행복을 가져오렴 : 아트레터

Art Letter

[Vol.77] 🕊️ 세상에 행복을 가져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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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2.02.10 Vol. 77

그림 속 새들

Archibald Thorburn, Caught In A Blizzard, Woodcock (1932)

야생 동물을 수채화로 그린 스코틀랜드 예술가, 아치볼드 소르번이 그린 눈보라 속의 새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3월이 머지 않은 걸 보니 이제 정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새로움은 늘 다시 찾아오고, 이제 곧 봄이 되면 새들이 지저귀겠죠? 이번 시간엔 영겁의 시간을 거쳐 부활, 생명, 삶에 대한 욕망을 상징하는 함축적인 물상, 새를 그린 작품을 함께 감상하려고 합니다. 🐦

새는 오랜 세월을 살아 남은 역사적인 동물이자, 인간과 공존한 생명체였습니다. 또한 자유를 상기시키는 이상이기도 하죠. 그 동안 알고 있던 새의 모습 이외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할 만한 작품들을 소개하도록 할게요!

1. 고대 - 부엉이

Terracotta skyphos (deep drinking cup), mid-5th century BCE, Greece,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NY, USA.

예술에서 새를 묘사한 것은 아주 오래된 전통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여신 아테나(로마에선 미네르바)는 분신의 상징으로 부엉이(*실제 고증된 모습은 올빼미이나 고유적으로 부엉이라 칭함)를 데리고 다녔어요.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이었고, 부엉이는곧 지혜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고대 그리스 예술, 특히 도자기에서 부엉이 문양을 많이 찾을 수가 있는데요. 작품 속 오래된 꽃병에서도 지금과 같은 모습처럼 큰 눈을 가진 부엉이가 표현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부엉이와 함께한 아테나의 모습을 보고 '아테나의 부엉이'라는 신조도 생겼는데 이것은 지혜를 상징합니다. 부엉이가 낮이 지나고 밤에 그 날개를 펴는 것처럼, 철학은 앞날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역사적 조건이 지나간 이후에야 그 뜻이 분명해진다는 의미입니다.

2. 마틴 존슨 히드 - 벌새

Marsden Hartley, Pink and White Flowers in a Vase, circa 1929.

열대 꽃들 사이에서 날아다니는 벌새의 작고 생생한 그림은 미국 예술가 마틴 존슨 히드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 히드는 열대지방, 특히 브라질을 여행하면서 그곳의 자연경관과 사랑에 빠졌어요. 그는 브라질에 머물며 난초와 열대 식물들, 그리고 모든 종류의 새들을 그렸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그의 작품이 이국적인 풍경화 같으면서도 또 정물화 같지 않나요?

마치 카메라로 촬영을 한 뒤 모사한 것처럼 정확해 보입니다. 📸 하지만 놀라운 점은 히드는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 시절엔 그렇게 빠른 셔터 속도를 내는 고화질 카메라가 없었으니까요. 실제로 벌새를 본 사람이라면 그 날갯짓이 너무 빨리 퍼덕거려서 육안으로 흐릿하게 보인다는 것을 알 거예요. 히드가 그런 벌새들을 이토록 상세하게 포착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죠! 하지만, 결국 히드도 현실에 부딪혀 교회에 필요한 그림을 그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시간이 흐른뒤엔 플로리다로 이사를 가서 그곳의 자연 경치를 그렸습니다.

3. 콩스탕탱 브랑쿠시

“Bird in Space,” 1924, by Constantin Brancusi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ADAGP, Paris

브랑쿠시는 1876년 루마니아의 작은 마을인 호비츠타에서 태어난 조각가입니다. 그는 1904년에 파리로 떠나 로댕의 견습 기간을 두 달 거치며, 조각에 대한 추상적인 접근, 즉 외형적인 특성보다는 사물의 본질에 초점을 맞춘 자신만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

"전통적인 조각 방식을 따른다면 아무 느낌도 줄 수 없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MoMA, 구겐하임, 그리고 메트로폴리탄 같은 주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어요. 브랑쿠시의 스타일은 시공간적 맥락에서 빛과 움직임에 대해 예상할 수 없으며, 쉽게 변형되지 않는 재료를 통해 세밀한 디테일을 풍부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주요 작품으로 '마스타라(Maastra)', '황금새(Golden Bird)', '공간 속의 새(Bird in Space)' 등 조각 분야에서 40년 이상 동안 새를 모티브로 다뤘습니다. 🪶

4. 막스 에른스트

Max Ernst, 'Lop Lop Introduces Lop Lop', 1930, collage, oil, wood. Private collection.

1891년 쾰른 지역에서 태어난 막스 에른스트는 본래 철학과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정신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이 그린 그림과 마주하며 존재론적 질문과 인간 정신에 관한 개념을 정립하였죠. 초현실주의 대표 예술가답게 에른스트는 다양한 기술과 예술 형태를 통해 불규칙하고 이상하면서도 매혹적인 미학을 낳았습니다. ⁉️

그림 속 상상의 동물은 인간의 몸과 손을 가진 새와 같은 것이었어요. 에른스트는 이런 기괴한 동물을 자주 그렸습니다. 그것은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는 것이었고, 초자연적인 자아를 표현하는 좋은 매개체였습니다. 그의 형이상학적 분신인 Lop Lop(롭롭)은 깃털 달린 동반자로 ‘새들의 왕’이라고 여겨졌어요. 유치하지만 재치있는 그의 묘사는 롭롭을 무의식과 각성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림 속 롭롭은 자신이 모은 그림을 강박적인 수집가처럼 액자에 담아 들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에른스트의 망령이었다고 볼 수도 있어요. 현실을 넘어 환상을 품고 있는 원시적인 그만의 아이콘이었죠. 🐓

5. 가브리엘레 뮌터

Gabriele Munter, Breakfast of the Birds, 1934, National Museum of Women in the Arts, Washington, DC, USA.

가브리엘레 뮌터는 베를린에서 태어난 독일 표현주의 화가로, 풍경화와 색채 사용을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부모님에게 지원을 받아 예술가가 되는 꿈을 꾸었지만 당시 여성이라는 미명 아래 권위 있는 아카데미에 다닐 수 없었고, 여성 예술 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

<새들의 아침>이란 작품은 뮌터로 보이는 여성이 화면을 등지고 테이블에 앉아 아침을 먹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껍고 빠른 붓놀림, 어두운 윤곽, 압축된 공간을 가진 그녀의 표현주의 스타일이 반영되었어요. 색채에 대해 애정을 가졌던 그녀는 작품에서 파란색, 노란색, 그리고 분홍색의 색조를 유려하게 사용했습니다. 여자는 두꺼운 커튼이 쳐진 창문 앞에 앉았고, 보는 사람의 시야에 따라 비좁아 보이거나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눈 덮인 나무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들은 그녀가 풍경을 바라보는 동안 함께하고 있습니다. ❄️ 작품에선 감정적으로 고립된 여성인 그녀의 감정을 냉정하게 반영하는 현실이 느껴집니다. 그녀는 어쨌든 심지 강한 예술가였고, 주어진 현실에 타협하지 않으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여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