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41] 밖은 위험해요. 집에서 눈을 즐기세요.

❄️설경(雪景) 감상하기



세계 도시들의 눈 내리는 풍경

클로드 모네, 아르장퇴유의 설경, 1875, The National Gallery, London, England, UK.
하루 사이에 어마어마한 눈이 내렸습니다. 눈. 마냥 좋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눈이 없는 겨울은 상상할 수도 없어요. 어느 쪽이든, 눈은 바쁜 생활에서 우리를 멈추게 하고, 때때로 도시들을 고립에 빠지게 합니다. 그 정지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거나 추위에 떨지만,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는 역시 눈 덮인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 때문이겠지요.☃️

이번 아트레터는 아름다운 설경에 사로잡힌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눈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추운 날씨를 즐기지 않는 분들은 따뜻한 실내에서 이 그림들을 즐기세요. 

1. Pieter Bruegel(피터르 브뤼헐) - 눈 속의 사냥꾼

Pieter Bruegel, Hunters in the Snow,1565,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브뤼헐은 16세기 북유럽 르네상스의 대표 화가이며, 눈의 다양한 모습이 돋보이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산 위의 움푹 들어간 발자국은 퍽퍽하고 깊은 눈을 묘사하며, 얼어붙은 호수와 계곡은 강철처럼 변했고, 희뿌옇게 보이는 먼 산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눈보라가 치며 절벽을 깎을 듯이 보입니다. 하늘은 여전히 한바탕 눈이 더 쏟아질 것 같은 기운이 감돌고, 까마귀들 또한 하늘을 맴돌며 어딘지 모르게 불길한 모습을 하고 있네요.🐦 하지만 긴박한 사냥꾼들과 달리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이들의 여유롭고 즐거워 보이는 장면이 기묘합니다.


2. Cuno Amiet(쿠노 아미에트) - 눈 오는 풍경

Cuno Amiet, Snowy Landscape (Deep Winter), 1904, Musée d’Orsay, Paris, France.

쿠노 아미에트는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중심부에 있는 작고 매력적인 마을인 솔로툰에서 태어난 스위스 화가입니다. 이 그림의 크기가 어느 정도일 것 같나요? 책상 위에 올려놓는 작은 액자에 어울릴 것 같지만, 놀랍게도 4㎡가 넘는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졌답니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된 이 매혹적인 눈 그림은 밝고 은은한 색조를 띄며 흰색, 파란색, 회색으로 눈부시게 빛납니다. 그림 중앙에 홀로 스키를 타고 있는 사람은 보는 이들에게 이 그림이 눈 내리는 풍경이라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이 인물은 겨울의 우울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는데, 압도적인 산에 둘러싸인 외로운 인간을 표현한 상징적인 개념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림 속 인물은 관객에게 묻습니다. 거대한 자연 속에서 혼자 스키를 타는 이 사람은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3. Claude Monet(클로드 모네) - 눈 속의 기차

Claude Monet, The Train in the Snow, 1875, Musée Marmottan, Paris.

모네는 1875년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 작품은 인상파 전시회에서는 선보이지 않았지만, 모네의 관심거리였던 자연과 기술의 융합에 대한 매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림 속 기차는 힘과 속도를 가졌으며, 모네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장면을 관찰하곤 했습니다. 실제로 이 장면은 모네의 집 바로 맞은편에 있는 아르장퇴유의 기차역에서 그려졌습니다.🚂 이 그림은 그의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컬러 블렌딩을 정확히 했으며 솔리드한 이미지가 돋보입니다. 또, 찰나의 순간을 정확히 포착하며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사건과 장소를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나무 울타리와 기차에서 나오는 연기는 짧은 붓터치로 생동감을 주며, 연한 블루와 회색빛으로 표현한 눈의 모습은 고요한 겨울날을 잘 묘사했습니다. 

4. Kazimir Malevich (카지미르 말레비치) - 눈보라 후 마을에서의 아침

Kazimir Malevich, Morning in the Village After Snowstorm, 1912, The Guggenheim Museum, New York City, New York, USA.

이 그림은 조금 추상적이긴 하지만 색과 모양으로 눈 내린 풍경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말레비치는 기하학적인 모양을 통해 사물을 묘사하는 러시아 화가로 유명합니다.🔴🟦🔲 절대주의 이론의 창시자로도 유명한 그는 한편으론 러시아 서민들의 사회생활을 묘사하는 그림도 많이 그렸습니다. 이 작품 또한 사회적 인식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기 5년 전 눈보라 속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러시아 농민들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내일은 더 강한 한파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모두 출퇴근길 교통 조심하시고,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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