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영양이 풍부한 감자는 8,000년 전 남아메리카가 원산인 작물입니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신항로 개척 이후 유럽에 들어왔고 청나라, 러시아 등 전 세계로 퍼져 현재는 글로벌 식재료가 되었죠. 매쉬드 포테이토, 포테이토 칩, 감자튀김, 해시브라운, 뇨끼, 수프 등 이제는 술까지 만들며 모든 나라에서 친숙한 식재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안데스 산맥이 원산지인 감자는 마야·잉카인들의 식량 공급에 중요한 자원이었어요. 특히 이상한 모양의 감자인 악소마마(잉카 신화에서 감자의 여신)를 숭배하고 좋은 수확을 구걸하며, 죽은 자와 함께 감자 조각을 묻어 마을의 풍년을 기원했습니다. 이 문화가 유럽에 전해지면서 유럽인들은 감자가 땅속에서, 그것도 시체와 함께 자란다며 ‘악마(사탄)의 채소’로 여겨 먹기를 거부했습니다. 당시 유럽에선 하늘을 숭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하늘에 가까운 수확물일수록 신성하고 좋은 것으로 여겨졌죠. |
아일랜드의 감자 기근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장기적 재앙 중 하나로, 인구 중 1/4인 1백만 명이 사망하고 다른 1백만 명은 신대륙으로 이주했습니다. 이로써 아일랜드는 큰 변화를 겪게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그 영향을 받고 있어요. 이 시대의 사건은 아일랜드의 인구와 역사에 큰 흔적을 남겼으며, 그 중심에는 감자와 식량 부족이 있었습니다.
‘감자’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그림, 바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입니다. <감자를 먹는 사람들>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한 가정이 식탁에 모여 저녁을 먹는 장면을 그렸어요. 작은 등불 아래에서 커피와 찐 감자만을 먹는 서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의 얼굴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지친 표정으로 가득 차 있어요. 반 고흐는 이 작품을 통해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과 어려움을 솔직하게 묘사하며, 그들의 인간성과 삶의 진실성을 감정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시 평론가들은 이 그림을 싫어했지만 고흐 자신만큼은 좋아했습니다. 그는 동생 테오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
"등불 아래서 감자를 먹는 사람들이 접시에 넣은 손,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명확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아방가르드 예술가 재클린 드 종(Jacqueline de Jong)은 감자를 소재로 한 독특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그녀는 1960년대에 유럽 아방가르드 네트워크에 참여하며 예술과 정치를 결합한 활동을 펼쳤으며, 감자를 예술 작품으로서 승화시키는 독창적인 시도를 했습니다. 🔑
최근에는 '폼 드 종 '시리즈를 작업하며 말린 감자와 감자 싹을 플래티넘과 골드 주얼리로 주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감자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예술적으로 해석하고 재창조하며, 독창성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재클린 드 종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유연하게 활용하며, 그녀만의 독특한 시각과 예술적 표현을 통해 감자를 예술 작품의 주요 소재로서 사용하여 현대 예술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나현 작가
구나현 작가(@k900)가 그리는 '평범한 사람들'은 오늘 우리가 이야기 한 ‘평범한 감자'와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작가는 주변의 평범한 얼굴을 통해 우리 자신의 불완전함과 욕망, 불안을 반영하며 공감을 일으킵니다. 우리는 타인에게 완벽한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만 모두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 모순을 통해 인간성과 공통성을 강조합니다. 평범함 안에서 특별함을 찾고, 개인에게서 보편성을 발견하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Vol.133] 🪖 예술로 그린 전쟁 역사의 기록과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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