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0] 유명한 예술가의 유명하지 않은 그림들

🕵🏻‍♀️ 도전을 통한 자신의 예술관 찾기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1.12.02 Vol. 70

나만 알고 싶은 유명한 작가의 유명하지 않은 그림들

Eugène Joors, A painter at the easel.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이름만 들어도 작품이 떠오르는 유명한 작가들이 있습니다. 생생한 붓의 질감에서부터 작가만의 특징적인 색채까지 다양한 감각이 머릿속을 마구 맴돌죠. 🗯 그런데 만약 내가 아는 그의 스타일은 일부분이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린 그림이 있다면 과연 우리는 알아볼 수 있을까요? 오늘 아트레터를 통해 나만 알고 싶은 유명한 작가의 숨겨진 그림들을 찾아 예술의 세계로 떠나보아요!

1. 빈센트 반 고흐 - 내 방에서 본 파리 풍경

Vincent van Gogh, View from Theo’s apartment.
빈센트 반 고흐는 <해바라기>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 독특한 선의 사용과 화려한 색감의 조화는 그만의 정체성입니다. 고흐의 비극적인 일생은 작품과 함께 널리 알려져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알고 있을 정도죠. 빈센트를 이야기하려면 그의 남동생인 테오를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테오는 빈센트에게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도움을 준 친구이자 동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흐 형제가 글로 나누었던 이야기들은 현대에 넘어와 유명해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어요. 👬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은 빈센트가 테오의 아파트에서 바라본 풍경을 그린 그림입니다. 고흐는 파리에 도착한 후 동생 테오와 함께 살았어요. 1886년 6월, 르삑 가의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하며 고흐와 테오는 도시의 아름다운 경치에 대해 이야기 나누곤 했습니다. 특히 변화하는 날씨에 따라 새로운 모습을 자아내는 도시의 모습은 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 고흐는 당시 배웠던 점묘법을 사용해 점처럼 보이는 선을 무수히 반복하며 다양한 색감으로 도시를 표현했습니다. 빈센트는 이 풍경을 보고 어떤 생각을 펼쳐나갔을까요? 숨겨진 이야기를 상상하며 감상하는 그림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2. 구스타브 클림트 - 잔잔한 호수

Gustav Klimt, Tranquil Pond (Egelsee near Golling, Salzburg), 1899.
황금의 화가로 널리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는 오스트리아 출생의 대표적인 아르누보 화가입니다. 아르누보(Art Nouveau)는 프랑스어인데, 우리말로 직역하면 새로운 미술이라는 뜻입니다. 아르누보는 일본화의 영향을 받아 평면적이고 심플하게 대상을 묘사하지만 화려하고 장식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키스>나 <유디트>처럼 '클림트'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꽃과 관능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 아르누보는 새로운 미술을 표방했지만 모더니즘의 등장으로 인해 결국 구시대 미술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클림트의 작품 세계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화려하거나 밝은 색채가 보이지 않고 관능적인 포즈의 여성도 등장하지 않아요. 클림트는 1902년 제14회 분리주의 전시회를 통해 예술가로서 전성기를 맞이했기 때문에, 1899년에 그린 이 풍경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작품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알아두세요! 클림트는 개인적으로 풍경화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했고, 많은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 ➜ 아트레터 51화 클림트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세요(클릭) 보러 가기 ]

3. 에드바르 뭉크 - 센 강의 풍경

Edvard Munch, The Seine At Saint-Cloud, 1890.
<절규>로 유명한 작가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입니다. 😱 뭉크는 노르웨이 출신의 표현주의 화가입니다. 뭉크는 5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 채워주던 누나마저 14살의 나이에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기 전 아버지 또한 세상을 떠났는데요. 그래서인지 뭉크의 삶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대부분의 그림에서도 그의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세계가 표현됐지요. 😞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인상주의에 영향을 받은 듯한 이미지가 펼쳐집니다. 표현주의 화가로 널리 알려진 뭉크가 인상주의 풍의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뭉크가 살던 19세기 후반에는 카메라가 보편화되어 누구나 대상을 똑같이 재현할 수 있었죠. 하지만 뭉크는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인간의 내면을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재현의 기능이 주가 되었던 미술에서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는 미술로 변환되며 자신이 지닌 우울과 불안, 공포를 화면에 담아냈습니다. 뭉크의 일생에도 이 그림처럼 밝은 날이 적어도 하루는 있지 않았을까요?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불안과 공포로 흘려보내지 말고 오늘만큼은 뭉크가 이 그림을 그렸을 때처럼 화사한 햇빛을 받으며 즐겨보세요. ☀️

4. 피에트 몬드리안 - 바닷가

Piet Mondrian, By the Sea, 1909.
피에트 몬드리안의 수평선과 수직선이 불규칙적으로 교차하며 만들어낸 기하학적 패턴은 우리가 그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입니다. 🔳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요. 바로 이 작품은 1909년에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몬드리안의 추상화는 1920년대에 들어서 나타났고, 위 작품은 그의 미술관이 정립되기 전인 초기 작품이에요. 몬드리안의 초기 작품은 주로 풍경이나 정물을 묘사했습니다.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당시에 유행하던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았나 추측해볼 수도 있겠네요.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풍경화라도 세밀한 묘사가 들어가기보다는 둔탁한 선이 만들어낸 반추상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입니다. 🌀 이 작품을 통해 몬드리안이 구상회화에서 추상회화로 점차 발전해나갔음을 알 수 있겠네요! 삼원색과 무채색만이 존재하는 몬드리안의 추상화와는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그의 풍경화를 천천히 감상해보세요.

5. 바실리 칸딘스키 - 컬러풀 라이프

Wassily Kandinsky, The colorful life, 1907.
몬드리안과 함께 추상화로 유명한 바실리 칸딘스키는 차가운 추상의 몬드리안과 반대되는 뜨거운 추상이 특징입니다. 🟥 아트레터 이전 편(Vol.68)에서도 다뤘던 칸딘스키는 화려한 색감과 조화를 이루는 해체된 이미지가 특징인 추상화가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은 아무리 봐도 칸딘스키스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칸딘스키가 뜨거운 추상으로 이름을 떨치던 시기는 1910년 이후였기 때문이죠.

그가 추상회화로 나아가기 전의 그림들이지만 대상의 독특한 형태다채로운 색상은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칸딘스키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미술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미술사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화가가 되었어요. 이러한 칸딘스키의 일생은 세상에는 늦은 도전, 늦은 나이라는 것은 없음을 증명합니다.

“예술은 영성을 얻는 길이다”

- 피에트 몬드리안 -

👩🏻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그림들은 작가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그림에 몰두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왔음을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그림은 도전과 발전의 연속입니다. 오늘 아트레터에서 다룬 작가들의 대부분이 인상주의에 영향을 받은 작품을 그렸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화풍과 기법을 창작해냈음을 알 수 있었죠. 이처럼 미술사조는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는 존재랍니다.

앞으로의 동시대 미술에는 어떤 새로운 화풍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오늘도 예술을 즐겨보세요!

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69] 스토리가 있는 판화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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