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초현실로 그려낸 예술 막장 '부부의 세계'🦸‍♀️🦹‍♂️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으로 알아보는 사랑의 양가감정🤔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가 그린

René Magritte, The Lovers II (detail), 1928,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세밀하고 사실적인 묘사와 함께 그림에 낯선 상황을 연출하여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재치 있는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 그가 묘사한 사랑과 연인에 대한 작품들을 보면 요즘 가장 핫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 속 불안한 주인공들과 상당히 닮아 보입니다. (*부부의 세계: 믿었던 배우자의 배신으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JTBC 드라마) 한번 보면 잊히지 않을 만큼 강렬한 마그리트의 그림. 그가 정말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작품을 통해서 연인들의 사랑에 관해 통찰해 보도록 합니다.👀

René Magritte, The Lovers I, 1928, National Gallery of Australia, Canberra.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다정한 몸짓으로 얼굴을 함께 맞대고 사진 찍는 포즈를 취합니다.🤳 휴가 때 아름다운 숲과 바다가 보이는 곳에 가서 찍은 사진 같기도 해요. 그런데 마치 누군가 두 사람의 얼굴에 천을 뒤집어 씌우고 뒤에서 잡아당기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서로 가까이 붙어 있는 두 사람을 보면서 소외, 질식, 심지어 죽음의 광경이 보입니다. 이 연인들은 진정으로 소통하거나 만질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얼굴을 감싼 천은 두 사람이 서로를 보지 못하도록 영원히 그들을 분리시킵니다. 서로의 얼굴, 신분조차 확인할 수 없으면서 평화로운 곳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신경 쓰며 친밀한 포즈를 취하는 두 사람. 아슬아슬하게 쇼윈도 부부를 유지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René Magritte, The Lovers II, 1928,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위 작품과 비슷해 보이지만, 스킨십은 더 친밀해요. 그래서 오히려 불안합니다. 짙은 벽지와 대비되는 기둥 컬러. 추상적인 배경 속의 두 인물은 열정에 이끌려 둘만의 공간에서 완벽한 키스를 나누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도 역시나 얼굴이 하얀 천에 싸여 있네요.

두 사람은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원하며 사랑에 빠집니다. 이 맹목적인 사랑은 결국 서로의 진심과 감정을 이해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할 거예요. 우리는 편안하고 안정적일 때에만 사랑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상처에 시달리고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꼬인 때에도 사랑을 하니까요. 맹목적인 사랑의 위태로움은 결국 배반당할까 하는 두려움이 집착과 질투로 변해 서로를 파괴해야지만 끝이 나고야 맙니다.
René Magritte, The Lovers III, 1928, private collection
René Magritte, The Lovers IV, 1928, private collection

이 작품들은 개인 소장품이기 때문에 <The Lovers I, II>보다 훨씬 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 작품들처럼 연인들의 얼굴에 천이 가려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개성 있는 표현으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이 그림 속 연인은 <The Lovers I, II>과 비슷합니다. 여자의 드레스가 같아 보이고 남자의 얼굴 각도 또한 비슷해요. 하지만 몸통이 없어 같은 남자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머리는 이 여자와 함께 있지만 몸과 마음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다는 걸까요? 아니면 연인이 함께 있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표현한 걸까요?

René Magritte and Le Barbare, 1938. Private Collection. (Photo by Fine Art Images/Heritage Images/Getty Images)

오늘 소개한 르네 마그리트가 그린 4개의 연인들 시리즈는 아슬아슬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감돕니다. 마치 ‘부부의 세계’ 속 인물들처럼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고 서로를 파괴하며 자신을 잃어가는 주변의 현실과 비슷하죠.

마그리트가 이런 독특하고 강렬한 그림을 그리는 데엔 큰 계기가 있었어요. 그가 어릴 적에 우울증을 앓던 엄마가 강가에서 익사체로 발견되었는데, 당시 엄마의 얼굴이 하얀 잠옷에 가려져 있었다고 해요.😨 이런 트라우마를 겪은 그에게 사랑이란 무서우면서도 다가가고 싶고, 가까이 가고 싶지만 떨쳐내야 하는 불안과 집착의 양가감정이었을 것입니다.❤️🤷🏼‍♂️💔

상상력이 세상을 멋지게 만든다 🌈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은 ‘이게 무슨 의미일까?’ 라는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이건 아니건 우리는 그 안에서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작가가 쏘아 올린 주제에 대해 생각을 크게 키워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가 끝난 후 캐릭터에 감정 이입되어 다음 회를 예상해보는 것처럼 오늘은 마그리트의 그림 속에 이입되어 상상력을 키워 보는 건 어떨까요?
아트램프는 매주 흥미로운 아트 스토리로 여러분의 상상력을 자극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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