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68] 리듬 속의 그 그림

🎶 예술의 공감각적 힘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1.11.18 Vol. 68

리듬에 맞춘 그림들

Marsden Hartley, Military Symbols 1, circa 1913-1914.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신나는 리듬은 언제나 발걸음을 빨라지게 만들죠.😜  이러한 리듬은 청각적인 요소에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음악과 미술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왔고, 서로에게 영감을 받기도 했어요.

미술의 조형 원리로써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각적 리듬은 기분 좋은 템포로 다가와 하루를 설레게 합니다. 오늘은 리듬감 있는 작품을 찾아 흥겨운 선율이 가득한 하루를 만들어 볼 거예요!

1. 바실리 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

Wassily Kandinsky, Quadrate mit konzentrischen Ringen, 1913.
바실리 칸딘스키는 러시아 출신의 화가로 따뜻한 추상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 (반대로 '차가운 추상'의 대표화가로는 몬드리안이 있습니다.) 따뜻한 추상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위 작품은 강렬한 색감원초적인 형상이 마치 불타오르는 듯한 열정적인 모습처럼 보입니다.

따뜻한 추상은 추상표현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요. 추상화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칸딘스키는 색과 형태에 대한 이론으로 작가만의 주관적 세계를 표현했습니다. 🔴 칸딘스키는 화가이기 이전에 변호사였고,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며 학자의 길을 가려던 사람이었습니다. 현대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 칸딘스키가 만약 미술을 시작하지 않고 학자로서 정진했다면 현대미술의 판도는 지금과 많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겠죠?


2. 로베르 들로네 (Robert Delaunay)

Robert Delaunay, Endless_Rhythm.
선율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이 작품은 프랑스의 화가 로베르 들로네의 작품입니다.🔘 로베르 들로네는 오르피슴 회화 양식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어요. 오르피슴이란 고대 그리스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입니다. 오르픽 큐비즘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미술사조는 리드미컬하고 다채로운 색감이 특징인데요. 화면 안의 움직임은 음악이 없는 환경에서도 마치 ㅇㅇ한 소리가 보이는 듯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들로네의 <리듬> 작품은 흑백 톤의 대비되는 원 안에 밝은 색을 가미하며 역동적인 모습을 만들어 냈습니다. 배경의 회색빛은 마치 건물의 벽처럼 보여요. 벽을 타고 수직 상승하는 리드미컬하고 강한 움직임이 음악처럼 느껴지시나요? 오르픽 큐비즘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들로네는 3차원적 시각을 2차원의 화면 안에서 구현하는 입체주의에서 파생된 새로운 형태의 미술을 선보였습니다.

3. 힐마 아프 클린트 (Hilma af Klint)

Hilma af Klint, The Ten Largest, No. 2, Childhood, 1907.
스웨덴에서 태어난 여성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는 앞서 소개한 칸딘스키보다 더 먼저 추상화를 그린 최초의 추상화가입니다. 👩‍🎨 영적인 존재에 심취해 있던 힐마 아프 클린트는 비가시적인 것들을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화면 전체를 감싸는 풍부한 색채와 기하학적인 선의 조화는 상상 속 그녀만의 세계가 표현된 이미지입니다.

사후 20년 동안 작품을 공개하지 않은 채 어둠 속에 갇혀 있던 그녀의 그림들은 2019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며 이제야 빛을 보고 있습니다. 영적인 세계에 대한 도식과도 같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작품은 가려졌던 지난 세월을 강령하는 힘이 있습니다. ✨

4. 조피 토이버아르프 (Sophie Taeuber-Arp)

Sophie Taeuber-Arp, Composition with Tetragons, Rectangles and Circles Congruent, 1939.
1889년에 태어난 조피 토이버아르프는 스위스의 화가이자 조각가, 직물 디자이너 그리고 무용가였습니다. 다양한 재능을 가졌던 만큼 수동적인 여성으로 존재하기보다는 독자적인 화풍을 정립한 예술가로 이름을 남기게 된 그녀는 스위스 다다의 선구자로 알려졌습니다. 🤵🏼‍♀️ 구성주의에 입각학 그녀의 화풍은 단순하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직물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경력답게 마치 조직을 짜 올린 것처럼 튼튼하고 재미있는 구성이 캔버스를 가득 채웁니다.

예술과 디자인 간의 벽을 허문 조피 토이버아르프의 작품은 정확한 형태계획적인 배열 안에서도 다양한 색표현을 통해 특유의 여유와 휴머니즘이 느껴집니다. 색상이 배치되는 방식 또한 커졌다 작아졌다, 느렸다 빨랐다 하는 재즈의 리듬감이 느껴져요! 🤌

5. 오토 프룬디치 (Otto Freundlich)

Otto Freundlich, Komposition, 1938.
오토 프룬디치는 독일 출신의 화가이자 유대인 조각가입니다. 화려하고 독특한 색채입체적인 형태가 그의 작품의 특징입니다. 🔶 불규칙적인 도형과 독특한 색채의 조화에서 느껴지는 리듬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맞닿을 수 없는 불균형한 상태로 이어집니다.

오토 프룬디치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치에 의해 작품이 압수되고, 끝내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게 된 비극적 작가였지만 그의 작품만은 특유의 밝은 이미지를 내뿜고 있습니다. 🥲

🎹

“색은 영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색은 건반이고, 눈은 해머이며, 영혼은 많은 현이 있는 피아노이다. 예술가는 연주하는 손이며, 목적의식을 가지고 건반을 누르며 영혼에 진동을 야기한다.”

- 바실리 칸딘스키 -

🎧
두근대는 심장의 박동이 감상 행위로 이어지는 ‘리듬감 있는’ 작품들은 공감각적인 다양한 감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눈에서 눈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시각적 리듬이 붕괴되었다가 연결되었다가 어느샌가 일정한 박자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눈으로 보고 소리는 귀로 듣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오늘은 귀와 눈, 마음을 모두 사용해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숨어있던 아름다운 광경이 더 잘 보일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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