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66] Power of Red

🟥 이 시간, 이 감정에 가장 어울리는 색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1.11.04 Vol. 66

Power of Red

Paul Klee, Color chart ‘Qu 1’, 1930.
사랑분노를 동시에 표현하는 색이 있습니다. 권력의 상징이지만 고통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열정도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급작스럽게 모든 행위를 중지시킬 때도 있지요. 이것은 과연 무슨 색일까요?🤔

1. 에너지의 원천

Yayoi Kusama, No. I.Z, 1960,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Chicago, USA.
반대의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모순적이기 짝이 없는 색입니다. 그러나 답을 알게 된다면 대부분 납득할만한 반응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이 색은 바로 빨간색입니다.

빨간 배경에 무한한 점들이 가득한 이 작품은 1929년생 전설적인 일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가 60년대에 그린 작품입니다. 그녀가 어린 시절, 가족들은 식물들의 씨앗을 뿌려 재배하는 묘목업을 했습니다.🌱 씨앗이라는 생명의 원천에 둘러싸여 자랐던 그녀는 기발한 모양과 색깔로 그녀가 경험했던 빛나는 에너지를 표현했습니다. 쿠사마가 그렸던 수없이 많은 점들은 그녀가 어렸을 때 봐왔던 씨앗과 묘목들이 줄지어있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죠! 이 작품은 쿠사마가 어린 시절에 본 장엄하고도 단순한 씨앗들의 모습과 빨간색이 겹쳐져 극한의 그로테스크를 선보입니다.🩸

2. 힘의 상징

Nicolaes Maes, Portrait Of A Lady Wearing A Red Dress.
지금은 염색 산업이 고도로 발달해 많은 값을 지불하지 않고도 누구나 빨간색 옷을 사입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빨강은 아무나 입을 수 없는 색이었습니다. 크림슨(케르메스)이나 카민(코치닐) 등 빨강을 만들 수 있는 염료는 비싸기도 했고 구하기도 어려웠죠.

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염색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빨간색 천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 엄청난 기술과 노동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빨간 옷은 왕족이나 지배계급의 권력을 상징하는 색이 되었습니다. 루이 14세는 베르사유의 왕실 침대 커튼과 의자를 붉은 색으로만 사용하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3. 종교적 의미

청허당휴정대사진영(淸虛堂休淨大師眞影), 조선, 섬유에 채색, 국립중앙박물관, 서울, 대한민국.
종교에서도 빨강은 빼놓을 수 없는 색입니다. 기독교에서 빨강은 순교자의 희생 생명의 정화를 상징하고, 불교에서는 석가모니의 고행을 담고 있지요. 이슬람교의 빨강은 투쟁의 피를 의미합니다. 빨강에서 나온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은 신념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를 안깁니다. 이렇게 나열해보니 우리가 미디어에서 종종 마주친 교황의 빨간 망토나 승려의 붉은 법복의 이미지가 보다 특별하게 보이네요!🧣

4. 퇴폐미

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Portrait of Hendrickje Stoffels, 1656-1657, Gemäldegalerie, Berlin

빨간색이 신성함을 다루는 종교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세속적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사랑정열을 의미하기도 하면서 성적인 유혹, 에로티시즘, 섹스 같은 퇴폐적인 이미지로 사용되곤 합니다. 이렇듯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빨간색은 모순적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떤 관점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기에 더욱 재미있고 매력적인 색으로 인식되는 것이겠죠? 특히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성은 성적으로 매혹적이면서도 위험해 보이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편안한 포즈와 느슨하게 풀어진 드레스, 군데군데 짙은 빨간색으로 빛나고 있는 마감 속으로 비치는 흰색 속옷이 돋보이는 이 여성은 그림을 그린 작가인 렘브란트와 친숙한 관계인 것 같습니다. 이 여성은 렘브란트와 알고 지내던 동료인 헨드릭제 스토펠스로 추후에 확인되었습니다. 헨드릭제의 약지에 껴 있는 반지가 그녀가 결혼한 여성임을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격식을 차리지 않고 은밀하게 취한 포즈는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혼외 관계임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Václav Špála, Still Life With Fruits, 1933.
인위적으로 색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빨강은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빨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상처 사이로 흘러나온 피, 오랫동안 방치해 녹슬어버린 자전거, 아침에 먹은 사과나 사랑을 담아 선물한 장미꽃다발 같은 것에서요!

🔴
빨강은 가장 강렬한 색 중 하나다.
피와 같은 색이다.
빨강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강력한 마력이 있다.
신호등에 빨간색을 쓰는 이유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정지신호도 마찬가지다.
사실 나는 내 모든 작품에 빨강을 쓴다.

- 키스 해링 -

📌
오늘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빨강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분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빨강을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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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5] 그림은 그리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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