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9] ⏳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일까?

미술과 함께 인생을 즐기세요.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2.09.30 Vol. 99
우리 앞의 생
Winston Churchill, Scene on the River Meuse (I), 1946, National Trust, Chartwell, UK. Art UK.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그림을 잘 그렸던 화가인 것을 알고 있는가? 정치가이자, 육군 장교, 작가였던 그는 풍경화 그리기를 좋아하는 인상파 화가이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D-93! 2022년이 앞으로 100일도 남지 않았어요. 올해 목표했던 일들은 많이 이루셨나요? 아램이는 J형이라 이런저런 계획 세우기를 좋아해요. 쏟아지는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휴대폰, 책상 가리지 않고 To do list를 만들어 메모하고,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겨서 일하죠. 하지만 그래도 늘 일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가중되는 느낌이에요. 그러다 마치 쉬지 않고 굴러가던 바퀴가 툭-하고 빠져나가 듯이 탈선을 하게 됩니다. ‘나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지?’, ‘이 시간 끝엔 뭐가 있을까?’ 😩

그런데 그거 아세요? 만약 우리가 76세까지 산다고 한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4000주 정도라고 해요. 아램이에게 남은 시간은 2000주가 조금 넘고, 제 반려견이 19살까지 산다고 해도 그 녀석에게 남은 시간은 700주 정도네요. 😢 그렇게 남은 생의 시간을 계산해보니 시간을 정말 의미 있게 보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할 필요도 없는 일에 얽매여서 분주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진 않았나 되돌아보았고요. 

오늘 아트레터는‘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만끽하고 가치 있게 보낼 수 있을까?’고민하며 그림을 골라보았습니다. 잠시 멈춰서, 그림에 집중하며 즐거움을 찾아보세요.

1. 가까운 여행
Winston Churchill, A View of Chartwell, 1938, National Trust, Chartwell, Westerham, UK. Art UK.
윈스턴 처칠 경은 전쟁을 포함해 일생 동안 정치적, 군사적 갈등 속에 있었던 불안한 삶의 한가운데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칠 경은 아름다운 풍경, 특히 빛이 만들어내는 효과를 흥미로워했어요. 그러나 전문적인 화가는 아니었기에, 그에게 영감을 주는 환경을 집 근처에서 골랐습니다. 🏡

이 작품은 그가 거의 40년 동안 살았던 영국 남동부 켄트에 위치한 차트웰을 바라본 전망이에요. 1922년에 땅을 사서 1965년 죽기 직전까지 이곳에서 살았죠. 그가 살던 저택(차트웰 하우스) 정원에서 바라본 전망은 거물 정치인의 고민과 내면의 갈등, 무거운 책임감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휴식의 장소였을 것입니다.

2. 새로운 관계맺기
Pierre-Auguste Renoir, Luncheon of the Boating Party, 1881, The Phillips Collection, Washington, DC, USA.
르누아르는 그림을 통해 소셜 활동을 강조합니다. <보트 파티에서의 오찬>은 르누아르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예요. 휴일에 친구들과 센 강변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실제로 이 그림에서 묘사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르누아르의 친구들이었고, 강아지를 손으로 안고 있는 소녀 앨리스는 나중의 그의 아내가 됩니다. 👰‍♀️

르누아르는 분명히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겼거나, 적어도 그 모습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림을 뚫고 나오는 오후의 활기찬 기운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유쾌하고 들뜨게 만듭니다. 아램이는 사실 그다지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어서, 르누아르의 그림 속 자리에 있었다면 거의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

이렇게 밝고 쾌활한 그림을 그렸던 르누아르에게도 말년에 불행이 찾아와요. 1899년부터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손에 기형이 생기며 심한 통증과 염증이 계속됐죠. 하지만 르누아르는 1919년 죽을 때까지 그림을 계속 그렸습니다. 그는 유명한 말을 남겼어요. “아픈 것은 지나가고, 아름다움은 남는다. Pain passes, but beauty remain.”

3. 독서
Jose Ferraz de Almeida Júnior, Girl with a Book, between 1850 and 1899, São Paulo Museum of Art, Sao Paulo, Brazil.
책만큼 무엇인가 새로운 일,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싶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게 없죠. 📖 그림을 그린 호세 페라즈 드 알메이다 주니오르는 역사화 열풍이 한창이던 시기에 일상이나 서민을 배경으로 한 소소한 작품을 그린 브라질 화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메이다 주니오르는 매우 존경받았고 브라질 미술 아카데미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그림 속 소녀는 마치 책을 읽으며 큰 꿈을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그녀의 시간을 응원해주고 싶네요.

4. 새로운 것을 배우기
Pablo Picasso, The guitar, 1914, MoMA
시간을 잘 활용하는 방법 중, 일상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것, 안 해 본 운동을 시작하는 것 등 할 수 있는 것은 많아요.

1912년 10월 피카소는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었습니다. 접힌 판지와 종이를 풀로 붙이고 끈과 철사를 잘라 기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의 친구 조르주 브라크에게 편지를 씁니다. “나는 기타를 상상하는 과정에 있어.” 1914년, 더 나아가 내구성이 강한 재료인 금속으로 작품을 만듭니다.

위 이야기는 콜라주가 탄생한 배경입니다. 피카소는 새로운 것을 조합하고 더하는 연습을 통해 콜라주를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후대의 큐비즘과 팝아트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5. 자신을 돌보기
Edouard Manet, Woman Before a Mirror, 1877,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NY, USA.
여러분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마지막으로 가진 게 언제인가요? 그것보다 먼저, 자신을 돌보는 것(self-care)이란 어떤 것일까요? 스파에서의 휴식? 네일아트?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같이 끼어서 하는 것이거나,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일과 무관하게 자신을 돌볼 줄 알아야 합니다. 🛀

에두아르 마네의 그림 속 금발 여성처럼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세요. SNS나 프로필 사진을 통해 우리가 항상 완벽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 않나요? 그냥 애정을 가지고 자신을 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자신을 돌보는 것은 외모 이외에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입니다.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큰 도움이 되기도 해요!

📚 추천 도서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마틴 베일리 저/이한이 역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과 그의 솔직한 마음이 드러나는 편지를 엄선하여 담은 책이 나왔습니다. 고흐가 죽기 전 마지막 3년동안 작업한 작품과 그에 얽혀 있는 솔직함을 담은 편지를 통해 그의 인생과 작품관에 대해 깊게 빠져볼 수 있는 도서입니다. 👨‍🎨

세계적 미술지 기자이자 고흐 전문가인 저자 마틴 베일리는 고흐가 아를과 생레미드프로방스 그리고 삶의 마지막 여행지인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보낸 수백 통의 편지들 중 109통을 선별해 이 시기에 그린 150여 점의 그림과 함께 가벼운 분량으로 볼 수 있도록 소개했어요.

채색화뿐 아니라 희소한 스케치 및 드로잉, 고흐의 필체를 확인할 수 있는 편지 이미지, 여기에 전문가만이 들려줄 수 있는 그림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더했답니다.

‘빈센트 반 고흐’를 시작으로 허밍버드 출판사의 <일러스트 레터> 시리즈는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과 ‘브론테 자매’의 편지 에세이를 순차 출간할 예정이니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 📨

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98] 📺 보존과 복원의 딜레마
아트램프 | ARTLAMP.ORG
서울 구로구 신도림로 13길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