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56] 🐷 봄이 오면 살도 피어나

볼륨감과 굴곡진 신체의 미학.

2024.03.01 Vol. 156

앙리 마티스의 <Blue Nude>는 1907년 처음 공개되었을 때, 불균형하고 건강해보이지 않는다며 비평가들이 불태워버리겠다고 비난했다. 이후,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작품에 영감을 주며 전통적인 미의 기준에 도전하는 현대 예술의 중요한 돌파구가 되었다.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드디어 3월, 봄이 왔네요! 겨울 동안 우리 몸이 조금 변했다고요? 😂 걱정 마세요, 예술의 세계에서는 모든 몸이 아름답습니다! 이번 아트레터에서는 특히 크고 굴곡진 몸매를 한 볼륨감있는 신체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예술가들은 크기에 상관없이 신체의 아름다움을 노래해 왔으니까요.

함께 다양한 신체의 아름다움을 즐겨보며, 이번 아트레터가 자신의 몸을 새롭고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빛나고 있어요. 봄과 함께, 우리 모두의 아름다움도 예술작품처럼 각자의 아름다움을 뽐내보자구요!

(🎟️ 하단에 티켓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으니, 끝까지 함께 하세요!)

피터 폴 루벤스(Peter Paul Rubens)
Peter Paul Rubens, Venus in Front of the Mirror, 1615, Liechtenstein Museum, Vienna, Austria.
1613년경에 그려진 <거울을 보는 비너스> 작품은 옷을 입을 때, 예전과 다른 핏에 당황하며 자신감이 떨어질 때마다 떠올려야 합니다. 😬

그림 속 비너스는 힘과 권력을 상징합니다. 그녀는 제법 살찐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거나 주눅들어 하지 않습니다. 투명한 피부와 실크처럼 고운 머릿결은 옆의 하녀와 대비되어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오며, 거울을 들고 있는 큐피드는 비너스의 눈치를 보며 그녀의 위상을 높여 줍니다. 주로 화려한 옷에 추가적인 장식 요소로 쓰인 액세서리를 맨 몸에 착용하니 누드화가 더욱 강조되고 차별화 됐어요.

이 작품은 비너스의 아름다움을 관람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거울을 통한 자아 반영과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아름다움의 다층적 표현을 탐구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녀는 자신의 몸을 원망하거나 스스로 괴로워하지 않으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Gustave Courbet, The Bathers, 1853, Musée Fabre, Montpellier, France.
귀스타브 쿠르베의 <목욕하는 여인들>은 현실적인 여성 신체의 묘사로 당시 파리 살롱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처음 공개됐을 때, 이 그림은 평론가들로부터 “더럽다”라는 혹평을 받았고, 나체의 여성을 도축대 위의 고기 덩어리에 비유했습니다. 쿠르베는 나중에 논란을 피하기 위해 하반신을 겨우 가리는 얇은 천을 추가해서 그렸지만, 여전히 많은 비판을 받았죠. 🥩

작품에서는 통통한 여성이 목욕을 한 뒤, 나체로 작은 연못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녀의 하녀는 옆에서 신발과 양말을 벗고 있어요. 당시 예술계에서는 일반인의 누드를 보기 힘들었고, 대부분 신들의 이상적인 누드화를 그렸습니다. 따라서 평범한 여성의 신체를 그린 것이 저속하고 의미 없다고 평가됐고, 두 여성의 관계 또한 애매모호하고 서사가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쿠르베는 여성의 자연스러운 신체를 진실되고 현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예술에서의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당시 사회의 관념에 도전하는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니 사빌(Jenny Saville)
Jenny Saville, Strategy, 1994, The Broad, Los Angeles, USA.
제니 사빌은 전통적인 미의 관점과 여성성에 도전하는 영국의 현대예술가입니다. 그녀의 누드 작품은 대부분 과체중이거나 멍이 든, 성형수술의 흔적이 있는 상처받은 여성들을 표현합니다. 그것은 현대 대중 문화가 여성의 몸에 강요하는 이상과의 지속적인 투쟁을 의미하죠. 사빌은 왜곡되고 육감적이며 불안정한 여성의 몸을 묘사함으로써 관객에게 관심, 혼란, 질문, 그리고 흥분을 유발합니다. 🤯

특히 <Strategy> 작품은 유리 벽에 눌린 것처럼 몸을 묘사하여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특이한 관점을 사용해 시청자를 압도하며, 인물들의 시선은 자부심, 권력, 위엄을 발산합니다. 거대한 여성의 몸에서 뿜어지는 아우라, 특히 이 불균형하고, 미적으로 불편할 수 있는 형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무시할 수 없게 만듭니다.

사빌은 자신의 관점을 더 잘 보여주기 위해 역사적인 남성 예술가들(루시안 프로이트, 루벤스 등)의 기법을 차용하는데, 특히 그녀가 큰 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피카소 때문이라고 해요. 파블로 피카소는 그녀의 주제를 견고하고 지속성있게 하는 영향력 있는 화가라고 합니다.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제한적인 미의 기준을 해체하고, 신체의 아름다움과 주관성을 회복시키려는 사빌의 작품은 현존하는 여성 예술가 작품 중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장 뒤뷔페(Jean Dubuffet)
Jean Dubuffet, The Tree of Fluids, 1950, Tate, London, UK.
프랑스 화가 장 뒤퓌페의 <유체의 나무>는 전통적인 미의 기준에 도전하며 여성 신체를 대담하고 추상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뒤퓌페는 어린이나 정신질환자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은 아르 브뤼(Art Brut) 아티스트로 의도적으로 '못생기고' 거친 작품을 만들었어요. 이 작품은 여성의 몸을 자연스럽지 않게 거대하게 부풀린, 과장된 초상화입니다. 그러나 제목은 여성의 몸이 지닌 생명, 에너지, 탄생과 양육의 아름다움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1950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마치 롤러로 평평하게 누른 것처럼 여성의 신체를 왜곡하고 있어요. 게다가 더 기괴한 것은 고통스럽고 불편한 몸에 비해 인물이 태연하게 미소 짓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여성의 몸과 뒷배경이 물과 기름이 흐르듯 촉촉한 느낌을 주어 마치 축복받은 비옥함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

헨리 무어(Henri Moore)
헨리 무어, 와상(臥像): 아치形의 다리 Reclining Figure: Arch Leg, 1969-70, 브론즈, 골든 브라운 파티나, 248.9 × 471×205.7㎝,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6층 트리니티가든, 한국.
헨리 무어는 현대 조각의 대가로, 그의 작품은 인체를 단순화하고 추상화하여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와상(臥像): 아치形의 다리 Reclining Figure: Arch Leg>는 인체의 곡선을 추상적이면서도 유려한 형태로 단순화시켜, 신체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해석합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몸을 묘사하면서도 인체와 구분되는 추상적인 조형을 통해, 여성 신체의 크고 굴곡진 볼륨감을 강조하며, 동시에 그 이상을 탐구합니다. 〰️

무어는 조각을 통해 자연과 인체 사이의 깊은 연결을 탐색했으며, 자연 경관과 여성의 풍요로움을 조화롭게 연결했어요. 청동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마치 조약돌처럼 부드러움과 생동감을 불어넣는 반질반질한 표면을 통해, 손을 대면 따스함이 전해질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아치형 다리는 조각의 안팎에 소통의 장을 마련하며, 작품과 공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강조합니다.

무어의 작품은 단순히 물리적인 조각을 넘어서, 관람객들이 작품 주변을 돌며 조각품 너머의 공간이 변화하는 시각을 경험하게 하고, 작품과 한 공간에 어우러진 자신을 발견하도록 합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무어가 여성 신체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포착했는지, 그리고 그가 어떻게 자연과 인체, 공간을 통해 의미 있는 대화를 이끌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 전시 초대권 증정
세화미술관: 《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 《4도씨》
AI 시대에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 두 전시, 《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와 《4도씨》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24년 1월 30일부터 4월 28일까지 세화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사고를 자극하는 '논알고리즘 챌린지' 프로젝트의 연속선상에 있습니다.

《가장 깊은 것은 피부다》는 자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인 인간의 ‘신체’에 주목합니다. 자신의 몸을 인식하는 행위가 자유 의지를 행사하는 출발점이 되는 이 과정을 통해, 민찬욱, 박관우, 정찬민 작가는 디지털 휴먼과 AI에 적용될 때 생명, 이동, 죽음과 같은 개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탐구합니다. 이를 통해 현실 세계와 디지털 공간의 경계에서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4도씨》 전시는 이 시대에서 여전히 알고리즘화하기 어려운 인간의 ‘기억’을 주제로 삼습니다. SEOM:(섬:), 오묘초, 태킴 작가는 기억 속 모순을 통해 인간이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에 응답합니다. AI가 제공할 수 없는 합리적인 답변과는 다른, 인간다움의 징표로서 기억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이번 전시는 기술 발전 속에서 인간의 독특함을 탐구할 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심오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 전시 정보 ]
일정 | 2024. 01. 30 ~ 04. 28
시간 | 화-일 10am ~ 6pm
장소 | 세화미술관 1, 2 전시장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68, 흥국생명빌딩 3층)

[ 초대권 이벤트 ] 
아트레터 구독자 10분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초대권을 제공합니다.
기간 | 3. 1(금) ~ 3. 5(화)
인원 | 10명 (1인 1매/2매 중 선택)
발표 | 3월 6일(수) 개별 연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