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에서 일어난 어린이 대공원을 탈출한 얼룩말 사건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사건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뜻밖의 충격을 주며, 동물들의 존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어떤 분들은 '초현실적이다, '르네 마그리트 작품 같다' 라고도 얘기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야생 동물들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아트레터에서는 야생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담은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해야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루소의 작품을 보면 어느 순간 열대 지방의 먼 곳으로 여행한 느낌이 듭니다. 화려하고 이국적이며 환상적인 세계로 빠져들게 되죠. 그러나 사실 루소는 파리를 벗어난 적이 없는 공무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외 여행을 가지 않았는데 이런 놀라운 풍경을 그릴 수 있었을까요? 🌴

당시 프랑스는 인도를 식민지로 점령하고 있어서 전시회, 박물관, 정원 등을 방문하면 이국적인 풍경들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루소의 상상력이었어요!

루소의 그림 형식은 독특했습니다. 한 번도 그림을 배워본 적이 없던 루소는 40살이 넘어서야 전업 화가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작품 속 식물과 동물들은 층층이 레이어가 되어 깊은 관점을 만듭니다. 마치 포토샵에서 레이어를 생성해놓은 것 같아요. 하나씩 지우면 식물들이 한꺼풀씩 사라질 것 같습니다. 커다란 수풀에 가려진 원숭이인지 사자인지 모를 신비로운 동물들이 자신들의 은신처를 들킨 듯 비밀스럽게 대화하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조금 후면 도망칠지도 몰라요!

프란츠 마르크는 말을 소재로 삼은 독일 표현주의 화가였습니다. 그는 바실리 칸딘스키와 아우구스트 마케를 만나 청기사파를 결성했습니다. 청기사파는 파란색이 영성의 색이라고 주장하며, 파란색이 어두울수록 영원에 대한 욕망을 더 깨운다고 얘기합니다. 마크는 파란색을 많이 사용했으며,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

마크는 예민한 성격으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도시화와 전쟁의 영향으로 불안을 느꼈고, 자연만이 그를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는 베를린 동물원에서 동물을 관찰하며, 동물과 인간의 형태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점차 그의 작업에선 동물의 이미지가 두드러졌습니다. 특히 말은 진실, 순수 그리고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이상적인 소재로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어요.

알브레히트 뒤러는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동물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사실적으로 그린 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입니다. 18세기까지 동물들은 주요한 예술 주제에 속하지 못했어요. 동물 그림은 단순히 기술적 시연으로 여겨졌으며, 따라서 위대한 예술가들은 동물 그림이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알브레히트 뒤러는 동물을 현실적이고 자세하게 그려내면서도 이상적인 형태로 묘사해, 단순한 동물화가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인격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뒤러의 목판화 작품인 코뿔소는 가짜 코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코뿔소를 보고 정확하게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1515년, 포르투갈 리스본에 인도 코뿔소가 상륙했습니다. 코뿔소는 로마 시대 이후로 유럽에 보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전설의 동물로 인식되었고, 코뿔소의 상륙은 큰 파장을 일으켰어요. 뒤러는 코뿔소의 신기한 모습을 묘사한 편지를 보고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코뿔소보다 더 전투적이고 미래적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또한, 살바도르 달리도 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코뿔소를 만들었습니다.

이 상어는 1990년대 영국 예술의 상징적인 작품입니다. 1991년 데미안 허스트는 어떤 예술 작품이든 제작하는데 돈을 지불하겠다는 찰스 사치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5만 파운드를 작업 비용으로 받았고, 6천 파운드를 작품 제작에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이 작품은 800만 달러(실제론 1,200만 달러로 추정)에  컬렉터에게 팔렸습니다.

데미안 허스트가 작품에 사용한 상어는 호주 퀸즈랜드 만 앞바다에서 어부에게 의뢰해 잡은 뱀상어 입니다. 데미안은 어부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을 잡아먹을 만큼 큰 상어여야 합니다.” 🦈

작품 제목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은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강력하고 위협적인 이미지의 상어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인간의 무의식적인 두려움과 불안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은 현대인들이 '죽음을 부정하는 모순'을 직설적으로 체감하게 해 준 충격적인 작품이자, 현대 미술 시장에서 예술과 돈의 상호작용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