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8] ◾️ 미니멀한 당신

2022-02-24
단순한 매력으로 본질을 강조하는 미니멀리즘 작품들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2.02.24 Vol. 78
미니멀의 매력
‘신은 디테일에 있다’로 유명한 근대 건축의 거장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지은 ‘판스워스 하우스’. 바닥, 간결한 디자인, 디테일의 정밀함, 재료 선택으로 현대 모더니즘의 막을 올린 대표 건축물이다.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
복잡한 일상을 지내다 보면 간단하고 깔끔한 매력이 있는 미니멀의 세계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 있죠. 😌 바쁜 일상 속 작은 여유가 필요한 지금, 지끈지끈한 일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면 미니멀리즘의 매력을 함께 즐기며 마음을 정돈해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부터 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정심이 생기고, 두려움과 걱정이 사라진다는 미니멀 아트를 소개할게요. 작품이 은유하는 숨은 의미를 찾기보다는 보이는 것이 전부다라는 생각으로 편하게 감상하는 것을 추천해요!

1. 댄 플래빈 (Dan Flavin)
Dan Flavin, Diagonal of Personal Ecstasy (the Diagonal of May 25, 1963, to Constantin Brancusi), 1963.
댄 플래빈(1933-1996)은 미국의 예술가이자 미니멀리즘의 선구자였습니다. 요즘 전시회나 상점 인테리어에서 자주 보이는 형광등을 이용해 조형물과 설치물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해요. 🔦

“저는 작품으로써의 예술보다, 생각으로써의 예술을 좋아합니다. 손이 지저분해지지 않는 게 저에겐 중요하거든요. 제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예술을 향한 저의 선언입니다”

초기의 플래빈은 1940-50년대 잭슨 폴락과 마크 로스코 등의 추상표현주의에 영향을 받아 찌그러진 캔을 그리곤 했습니다. 1960년 이후엔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상자에 빛을 담은 작품을 만들다가, 1963년부터 본격적으로 형광등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의 첫 번째 작품은 너무나 유명한데 바닥에서 45° 각도로 벽에 붙여 완성한 노란색 형광등입니다. 제목은 <1963년 5월 25일의 사선, 콩스탕탱 브랑쿠시에게>인데요. 프랑스 조각가 브랑쿠시는 기존 조각과 달리 새로운 관념과 견해를 부여해 완전히 새로운 조각품을 선보인 예술가죠. 플래빈 또한 우리가 기존의 형광등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을 안겨주는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2. 프랭크 스텔라 (Frank Stella)
Frank Stella, Avicenna, 1960. Aluminum oil paint on canvas, 189.2 × 182.9 cm. The Menil Collection, Houston. © 2015 Frank Stella/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여러분이 생각하는 ‘미니멀리즘’이란 무엇인가요? 단순하고 편리성이 있는 것? 장식 요소를 최소한으로 절제하고 기하학적인 원형을 추구하는 것? 모두 맞습니다. 하지만 프랭크 스텔라가 한마디 하면서 깔끔하게 개념이 정리되었어요.

“보이는 것이 당신이 보는 것 그 자체다.” (What you see is what you see.)

1960년대 미국에 등장한 미니멀 아트는 그전에 유행했던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등의 대안으로 탄생한 미술 운동입니다. 작가의 내면에 깊이 빠져드는 추상표현주의와 사회와의 관계를 중요시 여겼던 팝아트로부터 피로감을 느끼며 죄책감, 우울, 소비문화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죠. 그래서 작가나 관객의 감정 및 경험을 반영하지 않고, ‘그저 예술을 바라보자. 지켜보자. 내버려 두자.’라고 말하고 있어요. 😑

프랭크 스텔라는 미니멀 아트 대표 예술가인데, 사각 모양과 줄무늬를 기계처럼 반복해서 그려내며 입체감과 일정한 리듬을 부여하는 작품들로 유명합니다. 국내에선 이 세계적 아티스트 스텔라의 작품을 누구든지 언제나 무료로 볼 수가 있어요. 바로, 강남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정문에 설치된 아마벨이란 작품이에요. 사실 설치 초기엔 흉물이다, 고물 덩어리다 하며 국민 밉상 조형물이었는데 지금은 스텔라의 높은 영향력과 포스코의 정성스런 관리로 거리를 오고 가는 시민들에게 각인된 공공예술품이 되었습니다.

3. 리처드 세라 (Richard Serra)
Richard Serra, The Matter of Time, 2005, Guggenheim Bilbao Museum, Bilbao, Spain.
여기 세계적인 밉상 공공예술품이 또 하나 있어요. 그런데 이번 건 좀 심각해요. 반대 의견이 너무 커서 결국 설치물을 해체해 버렸거든요. 😵

바로 미니멀리즘의 대표 조각가 리처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Tilted Arc)에 관한 이야기예요. 철이라는 흔치 않은 산업재료를 예술작품의 재료로 사용하며 조각의 기원까지 궁금하게 만든 리처드 세라는 무겁고, 거칠고, 위험해 보이는 철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들며 큰 감동을 주는 미국의 작가입니다. 1981년, 뉴욕 맨해튼 연방광장 중앙을 가로지르는 3.5m 높이의 엄청나게 큰 철 조각품이 등장했습니다. 광장을 이용하는 시민과, 그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철벽이 통행을 방해한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결국 1989년 노동자들에 의해 해체되어 뉴욕의 창고로 옮겨지고 말았어요.

이 사건은 리처드의 경력에서 뼈 아픈 작품이 되었지만, 20세기 예술에서 공공 미술에 관한 가장 중요한 토론 주제를 키웠다는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

4. 카지미르 말레비치 (Kazimir Malevich)
Kazimir Malevich, The Black Square, 1923, Russian State Museum, St. Petersburg.
여기, 미니멀리즘의 시초로 여겨지는 작품이 있습니다. 러시아 태생의 카지미르 말레비치는 미니멀리즘의 효시로 여겨지는 절대주의의 창시자입니다. 심플하고 뚜렷한 색감의 정사각형, 원, 십자가 등 기하학적 도형을 자주 그렸습니다. 물론 편평한 물감의 질감도 중요했죠. ‼️

5살 꼬마도 그릴 수 있겠다고 여겨지는 이 검은 사각형은 무엇에 관한 것일까요? 👉 바로 모든 것을 뜻합니다. 여러분은 검은 사각형을 바라보며 모든 것을 볼 수 있어요. 여러분이 느끼는 모든 것을요. 검은 그림 속에서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느낄 수도 있다니 조금 이상한가요? 🤷‍♀️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 검은 사각형은 여러분의 휴대폰 화면이에요. 검은 화면 속에서 여러분은 무엇이든 볼 수 있고, 무엇이든 느낄 수 있습니다. 🖥

놀라운 것은, 실제로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이 아이폰의 군더더기 없는 스마트폰 디자인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에요. 이렇게 미니멀 아트는 20세기 이후 특히 제품 디자인과 건축에 큰 영향을 미치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공간을 쾌적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카지미르는 검은 사각형을 통해, 그림에서 제거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제거했을 때 불변하는 절대적 속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곧 본질이며, 새로운 것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무려 100년 전에 제시했던 것입니다!
🗯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히지 마세요.
You shouldn’t be a prisoner of your own ideas.

- 솔 르윗 (Sol LeWitt)

세상엔 생각보다 뜻깊은 것도, 의미 있는 것도 아닌 것들이 있어요. 대수롭지 않은 일들로 결심한 것을 포기하거나, 우울·무기력에 빠져 있다면 그저 그것을 지켜보고, 내버려 두면서 문제에서 벗어나 보세요.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에 확신이 생긴다면, 다음으로 이동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거예요!

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77] 🕊️ 세상에 행복을 가져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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