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52] 예술가들이 바다를 즐기는 방법
바다가 숨 쉬는 그림 David Cox, Rhyl Sands, c.1854, Tate, London, England, UK. 안녕하세요, 아램이에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핫 썸머 시즌이 찾아왔어요!🌊 아램이는 일 년 동안 이 시기를 기다리는 게 삶의 유일한 위안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휴가라는 개념이 많이 옅어진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모든 직장인들의 설렘 유발 단어는 바로 ‘여름휴가’ 아니겠어요?!
작년엔 갑작스러운 활동 제한으로 다소 우울한 마음이었지만, 이번 해는 더 뜨겁고, 화창하고, 신나는 여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여름을 만끽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다고 생각해, 이번 시간엔 해변을 담은 여러 작품들을 준비해 보았어요. 작가들마다 각자의 방법대로 바다를 즐기는 다양한 관점들이 있으니, 놓치지 말고 잘 쫓아가 보도록 해요! 바다와 어울리는 음악과 함께 작품을 감상해 보세요. 🎵 추천 음악: The Beach Boys - Kokomo (클릭) 1. 즐거움 – 파블로 피카소 Pablo Picasso, Two Women Running on the Beach (The Race), 1922, Musée Picasso, Paris, France. 서울을 떠나 지금 막 바닷가에 도착한다면, 전 아마도 이런 모습일 거예요.🤪 피카소의 예술 생활에 있어 신고전주의 시기였던 1922년에 이 작은 과슈를 그렸습니다. 피카소의 신고전주의 시기는 1917년 이탈리아를 방문한 이후 시작되었습니다. 엄격하고 균형 잡힌 구도, 명확한 윤곽, 입체적인 형태의 완성을 우선시하는 신고전주의 시대지만, 피카소는 언제나 그렇듯이 고전적인 미녀들과는 거리가 먼 여성들을 그리며 기존 사조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습니다. 여성들이 클래식한 드레스를 입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모습이 클래식하지만은 않죠? 여기서 핵심은 이들의 에너지와 즐거운 움직입입니다. 마치 디오니소스의 추종자들인 마이나스 같은 모습 같네요.💃🏻 흥미롭게도, 이 원작은 33 x 42.5cm 크기로 굉장히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창단한 러시아 발레 공연단인 발레 뤼스의 ‘파란 기차(르 트레인 블루)’ 무대 커튼(10 x 11m)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피카소 본인도 이 그림 커튼을 매우 마음에 들어해 사인을 하기까지 했죠. 지중해 해안에서 즐기는 남녀의 이야기가 주제였던 이 공연은, 장 콕토가 시크하고 재미있는 대본을 쓰고, 코코 샤넬이 의상을 담당했으며, 밀로의 음악이 있는 새로운 발레 공연이었습니다.👯 2. 스타일 – 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The Beach at Trouville, 1870, National Gallery, London, England, UK. 바닷가에서도 우아하고 고급스러울 것. 양산과 의자를 사용해 품위를 지켜보세요.⛱ 모네는 그의 스승 외젠 부댕의 아내이자 친구인 부댕 부인과 함께 그의 아내 카미유를 그렸습니다. 실제 작품에 모래알이 붙어있어서 모네가 그 자리에서 그림을 빠르게 그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림의 구성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두 여성을 프레임 안에 꽉 차게 그려 넣어 해변을 바라보는 그림 같기보다는 스냅사진 같다는 느낌이 더 가깝습니다.📷 3. 아이들 – 윈슬로우 호머 Winslow Homer, Eagle Head, Manchester, Massachusetts (High Tide), 1870,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마냥 어려 보이지는 않지만 이 젊은 여성들은 물속에 들어갔다 온 것으로 보입니다.🏊♀️ 두 명은 수영모를 쓴 것을 보니 미리 물에 들어갈 것을 준비해서 왔는데, 왼쪽의 머리가 젖은 한 명은 즉흥적으로 입수했거나, 아니면 떠밀려서 들어갔을 수도 있겠네요. 옷의 물기를 짜고 있는 여성 앞에 강아지가 불안해하는 모습이 재미있어요.🐕 앉아 있는 소녀는 호기심과 죄책감 섞인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봅니다.👀 인적이 드문 해변이어서 햇빛이 내리쬐어도 수영하기엔 날씨가 좀 쌀쌀해 보여요. 호머는 미국 남북전쟁 중 삽화가를 한 경험에 따라, 패셔너블한 젊은 여성들에 초점을 맞춰 자주 현대 생활의 가벼운 장면을 조명했습니다. 매사추세츠 해변에서 세 명의 수영하는 소녀들을 그린 이 그림은 지금까지 그의 작품 중 가장 대담한 주제였습니다. 비평가들은 다만 이렇게 평론했습니다. “다리가 엄청나게 붉고 볼품없었다.” 4. 군중 – 제임스 앙소르 James Ensor, The Baths at Ostend, 1890, Museum voor Schone Kunsten, Gent, Belgium. 이제 피서철 붐비는 해변 모습으로 가 보겠습니다. 아램이는 제임스 앙소르 작품의 디테일과 풍자적 묘사를 사랑합니다. 매우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제각각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어요. 마치 나쁜 버전의 “월리를 찾아라” 같습니다.🤡 오른쪽 아래 모서리를 보세요. 아이들 중 한 명이 어떻게 작은 돛단배를 움직이려고 하는지 보셨나요? 꽤 창의적이죠. 해변에 있는 방갈로는 말이 끌고 다니네요. 이것은 목욕하면서도 품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다는 점이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몰려도 자기 일에만 관심 있을 뿐입니다. 5. 현실 – 에릭 피슬 Eric Fischl, Scenes From Late Paradise – The Parade, 2006. Artist’s website. 피슬은 우리를 현실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합니다. 네, 우리 모두 바닷가에서 뽐낼 만한 비치 바디를 만들 계획이지만 정작 해변에는 멋진 몸매의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해변에 완벽한 몸매를 한 멋진 사람들이 있는 경우는 드물어요. 그리고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아요. 결국, 우리는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그곳에 가니까요. 피슬은 교외의 화가로 여겨지는데,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슈가 코팅(팩트를 시각적으로 매력있게 정리해 주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어쨌든 그림 속 수많은 배들이 만들어내는 S자 모양의 리듬은 왠지 모르게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 같아요. 모두가 무언가에 사로잡혀 잘못 끌려가고 있거나, 배를 들이밀며 전진하는 것 같지 않나요?🚶♀️🚶🚶♂️ 어떠세요? 바닷가 풍경을 통해 어느 정도 마음의 회복이 되었나요? 이번 주도 그림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는 영감을 얻기 바랍니다.🙌 한 주에 한 번, 이메일로 아트레터💌가 찾아갑니다. 온라인 문화생활을 즐기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 아트램프가 보내드리는 아트레터를 구독하세요. 차곡차곡 쌓여가는 예술 상식과 미감(美感)에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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