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64] 삶은 스케치와 같습니다.

2021-10-07
✍️ 발견! 스케치의 미학

예술이 배달 왔어요💌
2021.10.07 Vol. 64

스케치의 미학

독특한 짧은 선으로 이루어진 파울 클레(Paul Klee)의 스케치. 정돈되지 않은 모습의 인물은 흥미를 유발한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 뿐인 것은 없는 것과 같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등장해 익숙한 문장이죠. 쿤데라는 책 속에서 삶은 스케치와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스케치는 지우거나 덧그려 완성작을 만드는 과정의 일부일 뿐, 우리의 삶은 스케치와 같은 연습의 과정이 없습니다. 한 번 선을 그어버리면 끝이 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한가지 공지사항이 있습니다.👉👈  지난 63회 아트레터에서 세 번째로 소개한 고흐가 모작한 밀레의 작품명은 <낮잠❌>이 아니라 <씨 뿌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오표기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려요. 앞으로는 더욱 꼼꼼히 편집하도록 조심하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완벽한 한 점을 위해 시도하는 수많은 스케치는 끊임없는 도전으로 이루어진 삶과 같습니다. 오늘은 아트레터를 통해 다양한 작가의 스케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조르주 쇠라 -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스케치

Georges Seurat, Oil Sketch for "La Grande Jatte", 1884.
어딘가 익숙해 보이는 이 그림, 어떤 작품의 스케치인지 바로 감이 오실 거예요. 바로 도시 야외의 여유로운 여가 시간 그림의 정수인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스케치입니다. 당시 26살이었던 쇠라는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작업했던 2년 동안 수많은 습작을 남겼습니다. 거의 60개의 스케치를 그렸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 그림입니다!

원작과 비슷한 듯 다른 매력은 보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게임을 하는 것처럼 두 작품을 나란히 놓고 다른 점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될 수 있겠죠?

2. 에두아르 마네 - 조지 무어 스케치

Edouard Manet, George Moore (1852-1933) at the Café, 1879.
인상주의의 아버지이자 모더니즘의 창시자인 에두아르 마네가 그린 조지 무어의 모습입니다. 조지 무어는 영국 출신의 시인, 소설가이자 미술 평론가로 마네와 자주 어울렸습니다. 마네가 자주 가던 카페의 단골이기도 했던 그는 술을 지독히 좋아해 항상 곁엔 술잔이 있거나 취한 모습이었습니다.🤪  여기 마네가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캐치 했네요.🍸  마네는 무어의 초상화를 2점 그렸는데 이 스케치가 그 중 하나 입니다.

마네는 아주 일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화면에 담았어요. 따스하고 정감 있는 색채로 유명한 마네에게도 선에 집중한 스케치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3. 르누아르 - 여인 스케치

Pierre-Auguste Renoir, Sketch of a Woman(Esquisse de femme), 1916.
인물이 중심이 된 화사하고 맑은 빛의 그림은 르누아르의 특징이죠. 이런 특징은 그의 스케치에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화면 전체를 감싸는 따뜻하고 맑은 색감과 대비되는 거친 붓 터치는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카미유 피사로와 모네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시간차에 따른 빛과 분위기를 표현하는 연작을 그렸다면, 르누아르는 같은 주제로 구성이 다른 독립적인 시리즈를 그렸습니다. 특히 디테일과 모델의 자세를 미묘하게 변경하였으며, 스케치의 대부분은 배경을 제거했습니다. 르누아르는 자신의 그림에 항상 불만족하며 다시 작업을 하곤 했는데, 아마도 그래서 조금씩 다른 구성으로 마음에 들때까지 변주를 줘보지 않았을까 싶네요.🤔

4. 램브란트 - 사스키아의 초상화 스케치

Rembrandt, Sheet Of Sketches With A Portrait Of Saskia, 1635.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스케치는 그가 왜 빛의 화가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는지 보여 줍니다. 판화가이기도 했던 그는 흑백만으로도 명암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케치를 통해 명암 기법을 습작하며 일반 화가들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빛과 그림자를 색채 표현으로 개발할 수 있었죠.👁‍🗨

섬세한 명암 표현과 강렬한 빛의 대조는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마치 강력한 조명을 켠 것만 같은 그의 그림은 마치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을 줍니다.🔦

5. 에드가 드가 - 줄리아 벨렐리의 초상 스케치

Edgar Degas, Portrait of Giulia Bellelli(sketch), 1859-1860.
에드가 드가의 스케치는 조금 독특합니다. 평소 여성의 얼굴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고 뭉뚱그려 표현하던 드가는 이 스케치 안에서 여성의 얼굴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이를 통해 드가가 그동안 그려온 여성의 얼굴은 그의 의도 안에서 재창조된 이미지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림의 상단에서 하단으로 시선이 내려갈수록 러프한 선이 눈에 띕니다. 완성과 미완성의 경계에 있는 상반된 느낌 또한 스케치의 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앞서 본 작품 모두 스케치라는 똑같은 이름을 달고 있지만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떤 작품은 완성작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꼼꼼하게 표현되어 있고, 어떤 작품은 느슨하다 못해 보는 순간 웃음이 나기도 하죠. 이렇듯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진 스케치는 각 작가들의 특색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삶이라는 도화지 위에서 끊임없는 스케치를 그리고 있죠. 어떤 작품이 완성될지 아무도 모르는 과정을 지속한다는 것은 두렵지만 흥미롭습니다. 오늘 하루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기대가 되네요!😉


지난 호 아트레터를 못 보셨다면?

[vol.63] 이번 게임은 '고흐의 그림 찾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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