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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화가 안토넬로 다 메시나(c.1474)는 학자 히에로니무스가 조용한 서재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히에로니무스의 책 읽는 모습은 지식을 상징하고, 주변에는 여러 동물이 그려져 있어 숨겨진 비밀을 찾아보게 해요. 예를 들어, 문턱에 자리한 공작과 메추라기는 각각 불사와 진실 또는 속임수를 상징하죠. 🦚

건물 오른쪽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남자를 향해 걸어오는 사자가 있는데, 이는 히에로니무스가 사자의 발에서 가시를 빼준 전설을 나타냅니다. 이 일화는 유명한데, 사자의 앞발에 박힌 큰 가시를 빼 준 히에로니무스를 사자가 죽을 때까지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다는 이야기예요. 🦁

한편, 왼쪽 편에서 식빵을 굽고 있는 고양이를 찾으셨나요? 고양이는 햇빛이 비치는 곳에서 조는 것처럼,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처음에 화가는 이 그림에 고양이를 그릴 계획은 없었어요. 하지만 나중에 조금 흐릿한 색상을 사용해 추가했죠. 그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양이의 모습이 덜 두드러지게 되었지만, 다 메시나는 르네상스 초기부터 강조된 지식인과 고양이 사이의 케미를 보여줍니다.

북유럽 르네상스의 거장 피터르 브뤼헐 더 아우더(c.1527-1569)는 “인간 어리석음의 목록”이라고 불리는 작품에 120개가 넘는 네덜란드 속담과 인기 있는 격언을 담았습니다. 예를 들어,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한 마을 사람은 불가능한 일을 성취하려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남자는 고양이에게 방울을 달려고 하면서도 고양이에게 할퀴지 않으려고 갑옷으로 무장했습니다. 잔뜩 겁먹은 남자와 달리 고양이는 오히려 평화로워 보여요. 😹 방울을 단 고양이는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 더 이상 쥐를 잡을 수 없게 되어 주인에게 손해를 입힙니다. 브뤼겔은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위험한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이 그림은 1559년에 그려진 <네덜란드 속담>이라는 작품으로, 브뤼겔은 인간의 어리석은 행위들을 비판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우리가 자주 저지르는 실수들을 풍자적으로 보여줍니다.

1872년 인도에서 태어난 존 바이엄 리스트 쇼는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드로잉 아티스트로, 1878년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가 주목받는 계기가 된 것은 1909년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공포 소설을 일러스트로 그린 이후예요. 이 소설은 자신의 욕구와 분노를 참아내지 못하고 동물학대와 아내 살인 등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주인공에게, 검은 고양이가 주인공의 살인 정황을 밝히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용입니다. 🐈‍⬛

이 일러스트는 경찰이 벽을 부수고 들어가 아내의 시체 위 머리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한 것인데요, 주인공에게 학대당해 한쪽 눈만 남은 고양이의 일그러진 얼굴은 이 기괴한 장면을 더욱 음산하게 만들며, 독자에게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사실적이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앨런 포의 미스테리 소설들은 1890년대부터 20세기 초까지 일러스트 책의 황금기를 일으킬 만큼 큰 인기를 얻기도 했어요.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는 프랑스 화가로, 외젠 마네 가족의 부탁으로 줄리 마네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줄리는 화가 베르트 모리조와 외젠 마네의 딸이에요. 이전에는 유럽에서 고양이가 유혹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젊은 여성들의 사랑스러운 반려동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르누아르는 이러한 변화를 그림에 담았어요. 그의 작품에서 줄리는 줄무늬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으며, 둘 사이에는 강렬하고 감정적인 유대감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줄리의 초상화는 르누아르의 세밀한 작업과 그의 새로운 스타일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르누아르의 평소와는 다른 작업 스타일이 주변 친구들을 놀라게 했지만, 딸을 유독 사랑하고 아꼈던 베르트 모리조는 이 작품을 특별히 좋아했다고 전해져요. ☺️

파울 클레(1879-1940)는 스위스 출신 화가로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50점 이상 그리기도 한 동물 애호가입니다. 특히나 평소에도 고양이를 매우 좋아해서,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프리치와 빔보가 발자국과 코로 물감을 터치해 그린 작품도 남겼어요. 🐾

그림 속에선 길, 대지, 꽃밭이 세밀하게 배치되어 있고, 물처럼 보이는 파란색, 우아한 녹색 식물 등이 평면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창문, 지붕, 교회가 보이기도 하고요. ✝️ 몇 마리의 동물들을 그려 넣으며, 마치 환상의 동물원처럼 기하학적인 모양과 다채로운 색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고양이는 추상과 표상의 세계 사이에 갇혀 있는데, 머리가 몸통에 비해 매우 커 보이고, 우리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살아있는 동시에 죽어있는 존재 같아요. 고양이는 마치 꿈 속에 있는 듯 부유하고, 클레는 자신이 꿈꾼 환상의 세계를 그린 것 같습니다. 그림 상단에는 신의 눈처럼 보이는 거대한 눈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땅 위에서 벌어지는 일들에는 비밀이 없으며, 순수한 눈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계획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